여행기

<영국여행 8일차> 그림으로 보는 스코틀랜드 생활사

정인숙 2024. 10. 25. 10:52

2024. 9. 26. 목요일
스코틀랜드 국립미술관 - 점심 - 홀리루드 궁전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아침.  에든버러에서 비는 일상생활이라는데 이제야 내리니 다행이다 하며 하루를 맞는다. 새벽에 창밖을 내다보니 나무들이 흔들거리고 바람소리가 세차다.  사람들이 모자를 뒤집어쓰고 웅크리고 걷는다. 여기 사람들은 거의 우산을 쓰지 않는다.  부슬부슬 내리다 멈추다 하니 고어텍스 재킷을 입고 모자를 썼다 벗었다 하는 정도로 비와 함께 생활한다.  
 
살짝 뿌리는 빗길을 걸어 웨이버리 다리 건너 공원 길과 연결된 국립미술관에 도착했다.   비가 다시 세차게 내린다.  오늘은 비가 와서 일단 실내 전시관에 먼저 왔다.   여기도 무료입장이다.  도네이션의 유혹을 뿌리치고 유유히 입장~. 대신 2파운드 내고 가방을 맡기면  그 돈이 도네이션으로 들어간다.  그래도 무료입장이라 기분이 좋다. 
 
갤러리에 들어가자 국내 작가들 그림이 걸려있다. 스코틀랜드 생활을 엿볼 수 있는 그림들이 재밌다.  3층에 올라가니 나라별로 그림이 나온다. 특히, 네덜란드 그림에 눈길이 많이 갔다.  16세기부터 상인들이 나라의 주된 세력이 되면서 일반인들의 생활을  담은 그림이 많이 나온 모양이다.
 
 

오른쪽이 내셔널 갤러리.

동생의 안녕을 기원하는 어린 소녀의 표정이 인상 깊다.

에딘버러 성이 보이는 옛 도시 모습

 

 

스코틀랜드 메리 여왕. 남편인 프랑수아 왕이 죽어서 배를 타고 프랑스를 떠나는 모습을 담았다.  에든버러로 돌아와 단리와 결혼하면서 불행 시작.

남학생 무리들이 그림 설명을 듣고 질문에 대답하며 유심히 들여다본다. 인솔자와 해설가가 아이들을 관리하고...

 

아까 그 학생들이 그림을 그리고 있네.

 

1800년대 초기 교실 모습. 네덜란드 얀 스텐 작품. 이 그림을 보며 한참 웃었다. 인물 한 명 한 명이 각기 다른 행동을. 이러면서 개인도 국가도 성장했구나 하며.

 

스코틀랜드 내셔널 갤러리를 인테리어 하는 모습

쥴 바스티앙 레파주(Jules Bastiem Lepage) 작품. 작품 이름은 Nothing Doing.

눈이 초롱초롱한 개구쟁이 소년.  남루한 옷차림으로 거리를 누벼도 전혀 꿀리지 않는 당당한 소년이 눈에 딱 띄었다. 

토마스 피드 ( Thomas Fead) 작. 홈 앤드 홈리스.

두 가정을 대비시킨 그림.  한쪽은 행복한 표정 다른 한쪽은 눈치 보고 부러워하고 근심과 걱정에 쌓인..

이건 뭐람? 하고 들여다봤다. 목사님이 스케이트를 멋지게 타고 있다니.
The Skating Minister
Henry Raeburn 작품.

빚쟁이들에 시달리는 가족들.  양쪽의 표정이 실감 난다. 

 

달걀을 부치는 노파.  벨라스께스 작품.  달걀을 튀겨서 소년에게 건네는 할머니. 둘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 소년의 입성이 괜찮으니 유모 할머니일까. 할머니의 눈길이나 손길에서 소년을 향한 지극정성이 느껴진다.

스페인에서 알게 된 엘 그레꼬(El Greco) 작품을 여기서도 본다. Christ Blessing.
 
렘브란트와 모네, 고흐의 작품도 있다.

색감이 예뻐서 들여다보니 보티첼리( Sandra Bottocelli) 작품이다. 피렌체에서 많이 본...

이름이 Daisy Grant 인 소녀.  참하고 착해 보인다.

이 멋진 여인은 누구일까. 자긍심으로 가득 찬 표정.  미모 최고~! 오늘의 주인공으로 뽑았다.
사전트(John Singer Sargent)의 레이디 애그뉴.

페르메이르( Johannes Vermeer) 작품 앞에 서다. 
마르타와 마리아의 집에 있는 그리스도.

난 마리아 성향일까. 마르타 성향일까. 둘 다 우열을 가리기 힘든 여성들.
 
 

 미술관 카페에서 점심을 먹었다.
맛있어서  이 요리의 이름이 뭘까 하고 메뉴판을 보니 Cullen skink.  한 술 뜨니 입 안에 대구가... 대구를 꽤 많이 넣었다.  감자, 양파 양배추를 많이 넣어 버터로 볶아 만들었나 보다. 걸쭉하고 따끈하면서 영양가 높은 음식.  비 오는 으스스 날, 따끈한 요리를 먹으니 온몸이 훈훈해진다.  마음도 몸도 따뜻하게 데우고 홀리루드 궁으로 간다.

다행히 비가 그쳤다.  시내를 벗어나 언덕길을 한가롭게 걷는다. 홀리루드 궁은 스코틀랜드 왕궁.  그리 위압적이지 않은 크기라 편안하게 둘러볼 수 있다.

내셔널 갤러리

홀리루드 궁.  별 의미 없이 둘러보다 메리 여왕이 나오니 눈이 반짝.  여왕의 침실은 단리의 방과 좁고 가파를 계단이 나선형으로 연결되어 있다. 단리가 시종 리치오를 56번이나 찌르자 리치오가 피를 흘리며 그 계단으로 기어 왔다는  곳.
저 작은 침대에서 누워 얼마나 무서웠을지 오싹해진다

저 언덕 위에서 뭔가 움직인다. 자세히 보니 사람들이다. 저기가 아서즈 시트구나. 올라가면 바다가 보일거 같다. 친구를 꾀어서 10분쯤 올라갔을까. 마음만 앞서지 바람이 거세서 도저히 못 가겠다. 몸이 안 따라주는 나이..

 거리 구경하다 인근 대학에 들어가 쉬다가.. 마트에 들렀다.  스테이크를 해 먹자~~~ 고 의견 일치. 스코틀랜드  소고기도 맛있으나,  연어만큼은 아니었다...

침대가 불편하여 거실 소파에서 자려고 준비했다.  거실이 단독 방이라 침구만 준비되면 충분히 자겠는데 했다. 폴라폴리스 담요를 덮고 이불속(양모)을 그 위에 얹었다.  바로 꿈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