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9. 24. 화요일
에든버러 캐슬 ㅡ 점심 ㅡ 에든버러대학교 미술관 ㅡ 스코틀랜드 국립박물관
아침을 든든히 먹고 9시 50분에 집을 나섰다.
내일은 하이랜드 투어를 갈 예정이라 집합 장소에 먼저 가보기로 했다. 버스 스테이션을 찾고 게이트 k를 확인하니 마음이 놓인다.
각자 신청하여 내게도 메일이 온 것을 친구가 모두 신청한 걸로 착각하여 모임 장소를 친구에게 계속 묻고 다녔다. 메일을 뒤늦게 확인하고 아차~! 한다. 미안하구먼.... 외국에 나오면 어리둥절하여 헷갈리기 딱 좋다. 매일매일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습관이 붙어야는데...
Edinburgh Castle로 올라간다. 에든버러 랜드마크가 로열마일을 중심으로 모여 있으니 걸어 다니기 수월하다.
에든버러 성은 작은 구모지만 철옹성처럼 단단하고 강인함이 느껴진다. 바위 위에 투박하게 올라앉은 성. 입구부터 전투 사진과 영상으로 잉글랜드 군을 상대로 용감하게 싸운 스콧 인들을 보여준다. 줄 서서 기다려 크라운&쥬얼관 내부로 들어가도 달랑 왕관 하나 있다. 에메랄드와 사파이어가 소박하게 박혀있는..
메리 여왕 (Mary Queen of Scots )의 작은 방을 보다. 스콧의 메리 여왕은 제임스 6세의 어머니. 퀸 엘리자베스의 조카이다.
스코틀랜드 메리 여왕은 태어난(1542년) 지 일주일 만에 아버지 제임스 5세가 급사하여 스코틀랜드 왕위에 오른다. 당시 스코틀랜드는 잉글랜드와 정치적 종교적으로 갈등이 심했다.
여왕이 5세 때 잉글랜드가 침략하자, 비밀리에 프랑스로 망명. 프랑스 왕실에서 교육받아 5개 국어에 능통할 정도로 영민하고 미모가 뛰어나 사람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15세에 프랑스의 황태자 프랑수아와 결혼하여 16세에 왕비가 된다.
그러나, 프랑수아가 즉위 1년 반 만에 죽자 메리는 18세에 고국 스코틀랜드로 돌아왔다. 메리는 카톨릭 신자였지만, 스코틀랜에는 개신교가, 잉글랜드에는 성공회가 주된 세력이었다. 그래도 강인한 젊은 여왕은 포용력으로 스코틀랜드를 순조롭게 통치하였다.
그러나, 단리경( Henry Stuart, Lord Darnley)과 재혼하면서 비극이 시작된다. 단리경은 오만하고, 포악하고, 절제력이 없었고, 심지어 왕위까지 요구하였다. 단리는 메리의 시종, 다비드 리치오를 살해하고... 단리경은 저택 폭발 사고로 죽는다. 메리여왕은 단리경 살해 용의자인 보스웰 백작과 3개월 만에 재혼하여 반란군이 일어났다.
그 뒤, 반란군에 잡혀 퇴위... 1살 된 아들 제임스 6세가 왕으로 즉위한다. 메리는 감금된 로클레벤 성을 탈출하여 5촌 당숙모(둘 다 헨리 7세의 후손)인 잉글랜드의 엘리자베스 1세 여왕에게 도와달라고 달려간다.
엘리자베스 1세는 정치적인 이유( 잉글랜드 왕위 계승권, 카톨릭세력의 지지)로 메리를 감금시킨다. 무려 19년이나.... 그러다 엘리자베스 여왕 암살건을 핑계로 사형선고를 내리고... 목을 쳐서 죽인다.
메리가 죽은 후, 엘리자베스 1세는 메리의 아들, 제임스 6세에게 왕위를 물려준다. 스코틀랜드의 제임스 6세는 잉글랜드의 제임스 1세가 되면서 스코틀랜드, 잉글랜드, 웨일즈, 아일랜드 통합 왕이 되었다.
스코틀랜드의 선조들이 잉글랜드에 대항하여 계속 싸웠는데, 제임스 6세는 하루아침에 통합 잉글랜드의 초대 왕이 되었다. 미모와 재능으로 선망의 대상이던 메리여왕은 고국에 돌아와 불행한 일이 겹치며 결국에는 병든 몸으로 사형당한다. 세상 일이 예측 불가하다 하였는데 이들만큼 스토리가 많을 수는 없을 거 같다.
메리여왕의 얼굴은 수심이 가득 찬 얼굴이랄까. 많은 이들이 메리여왕 조각상 앞에 머문다. 다들 그녀의 파란만장한 삶을 얼굴에 비춰보는구나 생각하며 방을 나왔다. 마가렛 꽃이 피어있는 세인트 마가렛 예배당을 둘러보고 나와 바깥풍경을 내려다본다. 하늘이 층층이 겹쳐 다채롭게 넓게 퍼져있다. 일품이구나....
성에서 나와 피자집으로 들어갔다. 1인분씩 먹을 만큼 주니 딱 알맞다. 따끈한 피자를 맛있게 먹고 스코틀랜드 국립박물관으로 천천히 가다. 에든버러 대학 입구에서 우리를 유혹한다. 갤러리 전시 홍보 깃발이 펄럭인다.
뭘까? 하며 에든버러 대학에 들어섰다. 갤러리에 가보니 아프리카 가나의 작가 엘 아나추이의 작품이 대거 전시되어 있다. 병뚜껑을 납작하게 두드려 끈으로 이었다. 대단한 작품이 여기 있었네... 깜짝 선물을 받은 느낌이다.
스코틀랜드 국립박물관은 꽤나 규모가 큰데 비해 딱히 인상적인 게 없네... 아이들의 역사, 과학 학습관으로 활용하게끔 전시해 놨다. 자연사, 과학 체험에 이집트 미이라에 세계 전통 의상까지... 한 바퀴 돌아보는데 시간이 꽤 걸린다. 차 한 잔 마시고 쉬며 보며 두 시간 정도 걸렸다.
월터스콧 기념비를 거쳐 거리를 거닐다 연어와 양송이, 과일 등을 사서 집에 오다. 연어가 아주 맛있다. 싱싱하여 단 맛이 난다. 양송이도 싱싱하여 맛있다. 가격이 싸서 풍성하게 먹는다. 오늘 본 캐슬의 야경이 궁금하여 소화시킬 겸 밖으로 나가 걸어 올라갔다. 화려하지 않고 소박한 야경. 이 멋진 곳을 화려하게 빛내지 않는 건 자원 절약일까. 스코틀랜드 정신일지도..
내일은 일찍 나가야 하니 따뜻하게 푹 자자~.
책을 읽고 있는 월터 스콧 동상. 그의 작품 아이반 호가 영화로 나왔다.
세인트 마가렛 채플. 12세기 초 건축물. 단순하고 소박하여 기도에만 몰두할 수 있을 듯.
감옥. 죄수들이 해먹에서 잤다니.
전세계어로 '한 조각'을 써달라니 많은 이들이 호응한다. '한 조각'이라고 한가운데에 적었네^^
병뚜껑인 알루미늄 조각을 펼쳐서 만든 작품. 가나의 엘 아나추이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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