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에 탑승해보니 가운데 자리가 비었다. 기분이 좋아진다. 클로징 멘트 나오고.. 어랏! 저 앞에 좌석 세 개가 나란히 비었네. 자리를 옮겼다. 갈 때도 세 개를 차지하고 편안히 갔는데 이게 웬 횡재람!
오랜만에 한식을 맛있게 먹고... 길게 누워 곯아 떨어졌다. 귀국 비행기를 타면 시간이 순식간에 흘러간다. 잠에서 깨어보니 여섯 시간을 내리 잤다. 마침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를 상영한다.
이민자들이 사는게 참 힘들구나 하며 주인공 캐릭터에 몰입한다. 영화대사처럼 다정함을 잃지말 것!!
아침이 나온다. 냠냠~ 맛있어라! 남이 차려주는 식사가, 내 입맛에 맞는 식사가 무척 감사한 시간이다.
오후 세 시 .. 드디어 비행기가 착륙한다. 무사히 귀국했으니 얼마나 다행이고 감사한지 모르겠다. '수고했어 정인숙~ 애썼다. 장하다..토닥토닥~^^'
핸드폰을 연결해보니 남편이 인천공항으로 오고 있다네. 엄청 막혀서 낑낑대며. 고맙습니다~
집으로 돌아왔다. 뜰 앞 화단에 풀이 무성하게 자라났다. 집안에 들어서니 편안함에 온몸을 내맡긴다. 캐리어를 대충 정리하고 씻고 누웠다.
페리를 타고 피요르로 나아가는 게 머리에 떠오르니 이번 여행중 가장 강력한 체험이었나보다. 페리를 타고 설산과 협곡을 바라보면서 나의 치졸함과 짜증과 옹졸함이 스르륵 녹아내려 속이 시원해지고 마음이 평안해지던 경험.
광활하고 경이로운 자연을 대하면서 겸손함이 저절로 스며들던 경험.
기회가 닿으면 노르웨이의 더 북쪽 스타방에르와 트롬쇠까지 가보고싶다고 희망해 보며.
함께 한 동료들이 있어 머나먼 거기까지 다녀왔구나 .. 먹고사는 일에서 벗어나 여행 다녀올 수 있어 감사하구나.. 내 오랜 소원을 이뤘구나 ...
앞으로의 내 삶은 좀더 풍요로워지겠구나. 감사하며 집의 포근함을 만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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