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북유럽가기 25일차> 암스테르담에서 우당탕탕 귀국하기(2023. 6. 4)

정인숙 2023. 8. 1. 13:30

브뤼셀 ㅡ 암스테르담 ㅡ 비행기 탑승

오늘은 브뤼셀에서 암스테르담에 간다.  거기서 짐을 찾아 기차를 타고  공항으로 가야 한다.   마지막 날은  공항 소재 도시에 머물며 시간을 보내는 게 내 스타일인데 동료들 의견을 좇아 오늘 암스테르담에 들어가기로 했다. 안전 위주의 소심함이 모험심에 눌려서^^.
 
기차가 브뤼셀역에서 오후 1시 20분에 출발하니 12시 30분에 역에서 만나기로 하고 역 라커룸에 배낭을 맡겼다.  브뤼셀에서 어디를 가볼까 하다가 벨기에의 화가 르네 마르그리뜨를 만나자 하고 발걸음을 떼었다.

역에서 예술의 언덕을 오르는 길. 어제와 반대편을 택했다.  시계탑을 자세히 보려고... 시곗바늘마다 기사들이 지키다 매 시에는 위에서 종을 치고 기사들이 움직인다.  시계의 미학~.

위로 계속 올라가니 왕궁이 나오고  숲 그늘이 짙은 꽤 큰 공원이 나온다. 별안간, 배가 아파온다.  엇! 큰일 났다. 화장실에 들어가려고 카페를 검색... 카페를 향해 부지런히 걸었다. 골목길에서 작은 카페를 발견하여 화장실을 물으니 친절하게 안내해 준다.  화장실에서 나와 커피를 시키려 하니 그 사이에 손님들이 줄을 섰다.  5분쯤 기다리다 미안함을 무릅쓰고 카페를 나왔다. 국립미술관 오픈 시간이 다가오니.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온 후 마음을 실감하며, 주인의 시선이 느껴져 돌아서는 등에 땀이 흐른다.  고마워요~~^^
 
국립미술관 앞. 사람들이 길거리까지 줄을 서있다. 오늘이 일요일이라 관광객이 많은데도 관람시간을 줄여 운영하니.   입장해 보니 국립미술관 안이 넓디넓다.  지하 7, 8층까지 전시관인데 르네관만 관람하기로.

내게 주어진 시간은 한 시간여.  마음이 급하니 그림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작품 수가 꽤 많으니 보는 데까지만 보자 하고 마음을 다독인다. 르네 마르그리뜨 전을 한 번 봤기에 한결 작품이 친근하게 다가온다.  사물을 보는 시선과 생각이 저렇게 다르구나 느끼며.

국립미술관 로비에 걸려있는 대형 작품들도 근사하다. 밖에서는 넓은 지 모르겠는데 안에 들어서니 구중궁궐같이  끝없이 넓구나.  내실이 탄탄한,  짜임새 있는 뮤지엄. 

국립미술관 입구.

 

다시 예술의 언덕을 내려오면서 어제의 떠들썩함에 비해 일요일 오전이 사뭇 다르구나 느끼다.
 
브뤼셀 역에 가서  전광판을 보며 암스테르담 기차를 찾는다. 어맛!  1시 20분발 암스테르담행이 안 뜨고 시간이 넘어간다. '뭔가 문제가 생겼구나' 직감하여 지나가는 여성을 붙들고 물어보니 이 티켓은 브뤼셀 남역에서 출발하는 거란다.  여기는 중앙역이고.. 큰일 났구나. 동료들은 안 오고... 전화도 안 되고... 문자를 남겼더니 헐레벌떡 도착. 
 
락카 짐을 찾고 남역으로 가는 기차 편을 알아보니 어떤 친절한 아저씨가 지름길 통로를 알려주었다. 게다가 막 도착한 기차에 먼저 올라타서 세우고 기다려준다. 고마운 분들...

헉헉 뛰어서 탑승! 혼자였으면 많이 당황했을 텐데 일행들과 기지를  발휘하여 무사히 남역으로 갔다. 남역에서 암스테르담행을 확인하여 탑승하고는 곯아떨어졌다. 특급 열차라 쾌적하고 시간도  2시간 20분.. 빠르다.  이비스버짓에 가서 짐을 찾아 다시 꾸려 호텔을 나섰다. 고마운,  가성비 최고인 호텔!
이제 트램 타고 남역에 가서 기차 타면 공항으로 간다. 휴~! 
 
암스테르담 남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는데 동료가 플랫폼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 둘 사라진다고 이상하다고 한다. 역무원도 없고 방송은 간간이 나오는데 정확히 들리지 않고... 마침 열차가 정차하여  역무원에게 물으니 기차가 다 취소되었다고 버스를 타란다. 엥!  역 사무실에서도 똑같은 말을 한다. 그럼 티켓을 환불해 달랐더니 자기네는 메트로 사무실이니 공항 가서 환불하란다.
 
부랴부랴 버스 정류장으로 가보니 인산인해... 언제 버스를 탈 지 까마득하다. 다시 길 반대편으로 돌아 나와 택시를 잡았다. 예약된 택시라 안된다 하고.   6시가 넘어간다. 역 반대편에서 어떤 기사가 호객했었다고  하여 서둘러 거기로 갔다. 마침 한 대를 발견하여 택시를 탔다.  휴우~! 어찌나 긴장하고 뛰어다녔는지 다리가 후들거린다.  오늘 비행기를  못 타면 어쩌나 하고... 소심함과 긴장감이 합쳐져서 내가 어떻게 행동했는지도 모르겠다.  느긋함과 담대함은 어디로 보냈는지 원~.

공항에서 각자 볼일보고 게이트에서 만나기로 했다.  게이트를 찾아가는 길이 멀다.    게이트 앞에 앉아서야 기차 티켓을 환불 못한 게 생각났다.  에구~!  아까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