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북유럽가기 16일차 > 플램에 가다(2023. 5. 26)

정인숙 2023. 7. 20. 16:19

오슬로 -뮈르달 - 플램
 
오늘은 플램으로 이동하는 날이다. 이동하는 날엔 아침부터 긴장된다.  시간을 다시 확인하고 티켓도 확인한다. 이번 기차행은 4월 초에 인터넷으로 예매해 놓고...  5월 초에  취소하고 다시 예매하라는 메일을 늦게 확인해서 자동으로 취소가 되었다.  환율이 내려가 그런가 요금이 인하되어서  차액을 고스란히 손해 보았다.   뭐든 예약해 놓은 후에는 메일을 수시로 확인할 것!  결국  다른 분이 재예매하였다. 
 
이른 아침에 숙소를 나와 역으로 간다.  청정하고 현대적인 도시, 오슬로 안녕!  역에서 커피 마시며 점심으로 빵을 사서 챙겨 넣는다.  8시 25분에 출발하여 뮈르달에 두 시 도착.  다시 한 시간가량 산악열차를 타고 오후 3시 반에 플램에 도착할 예정이다.
과일과 당근, 달걀, 감자, 빵 등 점심을 넉넉히 챙겼으니 졸다 깨다 가야지...
 

오슬로 주택가 앞 공원 한 귀퉁이에 텃밭이 있다. 사람들이 나와서 땀 흘리며 채소를 가꾼다.  흩트러진 머리칼에 땀에 젖고 옷은 흙투성이... 웃음소리와 이야기 소리가 어우러진 텃밭 풍경. 건강하고 씩씩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행복을 빌어본다.

오슬로 역에서 플램 행 기차를 확인한다. 전광판에 기차 번호가 뜨면 플랫폼을 확인해서 바로 이동한다. 방심은 금물^^

뮈르달로 가는 기차가  점점 산악지대로 들어선다.  눈이다~! 5월 말에 설산을 보다니... 멋진 풍광에 마음이 들뜨다.

플램으로 가는 산악열차 내부. 오른쪽이 경치가 멋지다. 출발방향을 몰라서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사람들이 좋은 자리를 다 점거해 버렸다.  아직 비수기라 내부가 한적하니 반대편도 충분히 구경할 수 있어 좋다.

폭포 구역에서 열차가 선다.  호스포센 폭포구나.  밖으로 나오니  폭포소리를 압도하는 음악소리. 갑자기 붉은 옷의 요정이 나와서 춤을 춘다.  훌드라 요정이 사라지더니 아래쪽에서 다시 나온다. 요정이 한 명일까 두 명일까?  5분 이벤트에 열차 안의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지고...

창밖 풍경에 마음을 빼앗겨  1시간이 훌쩍 지나 플램에 도착했다.  오슬로보다 기온이 많이 내려간다.  섭씨 10도..
숙소가 역에서 1분. 구글은 멈추고 숙소는 찾을 수 없고... 눈앞의 가게에 들어가 물으니 거기가 숙소의 인포다. 위층이 숙소.  젊은 직원이 짐을 번쩍 들어서 방에 올려주고 일일이 설명을 다 해준다.  환대와 친절함에 플램이 더 좋아진다.  싱글베드가 세 개씩 들어앉은   방 두 개에  거실도 넓다. 창밖으로는 호수가 보이고 페리가 정박해 있다.  따뜻하고 편안한 숙소에 들어오니 다들 안온해진다.  여행 중반이 넘어가니 여기서 이틀 밤을 보내며 푹 쉬는 거야...
 
우선 visiter center에 들러 내일 페리여행이 가능한 곳을 알아봤다.  마침 구드방겐 가는 티켓이 있다...  오우~! 내뢰 피요르를 갈 수 있구나...  예약을 못해서 다른 곳으로 대체하려 했는데 .. 쾌재를 부르고.

호수 건너편 언덕에 오르니 평원이 펼쳐지고... 좀 더 걸어가니 그림에 나오는 빨간 집들이 드문드문... 다시 더 걸으니 마을이 보인다. 공기가 얼마나 좋은 지 가슴속이 시원해진다. 속이 뻥 뚫리는 듯하다. 숙소와 페리 예약 문제로 예민해진 마음을 터놓고 쉬었다 가자....  서로 이끌어주면서  잘 마무리하는 게 우선이니. 
 
플램에 딱 한 곳인 쿱에 가서  저녁 먹을거리를 샀다.  산골임에도 채소나 고깃값이 비싸지 않다.  아웃도어 옷값은 오슬로보다 오히려 싸다.  신용이 지켜지는 나라구나 싶다.  소고기를 굽고 샐러드를 곁들이고... 오랜만에 맛있게 먹고 편안한 잠자리에 누웠다.  몸은 무거워도 마음이 가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