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북유럽가기 15일차> 오슬로 비그되이 지구(2023. 5. 25)

정인숙 2023. 7. 18. 15:09

비그되이지구 ㅡ민속박물관 ㅡ 프람호 박물관 ㅡ 콘티키 박물관 ㅡ  국립미술관 ㅡ 뭉크 미술관

어젯밤 페리 예약건으로 분위기가 미묘해졌다.  잠을 제대로 못 자 머리가 맑지 않다.  다리가 휘청거린다.  
일단 예약건을  해결하는 게 관건이다..  페리를 예약한 회사의 간판을 페리 정박한 항에서 본 듯해 찾아 나섰다.

노르웨이는 한국보다 문화나 복지, 생활수준, 시민의식등 모든 게 앞선 듯한데 인터넷 활용은 영 아닌 거 같다.   플롬에서 베르겐 예약건을 날짜만 바꾸기가 쉽지 않다.  직원이 인터넷이 아닌 전화로 통화를 시도하지만  연결이 안 된다.. 한참만에 통화연결 후 하는 말이 우리가 예약을  취소하고 다시 예약하란다.  
일행 중 둘이 예약을 취소하고 다시 예약하고... 휴우~! 다행이다.  28일로 예약 성공!

가벼운 마음으로 비그되이 지구로 가는 페리를 탔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며
멋진 섬에 다다른다. 우와~~~!  여기 사람들은 먼지라는  개념조차 모를 거 같다.  오슬로시내에서도 깨끗한 공기가 바다로 나오니  청량감이 온몸을 감싼다.   이렇게 좋은 곳에 왔으니 마음껏 누리고  가자.  뭔 일이 터져도 책임 따지며  시시비비 가리지 말고... 그럴 수도 있겠거니 받아들이자고 마음을 토닥인다.  내가 불편하면 상대방도 불편한 법이니 최대한 편안하게 다니자고 마음먹어본다.  

부자들이 사는 섬답게 집들이 근사하다.  골목을  거슬러 올라가 민속박물관에 도착.  옛 풍속을 전시해 놓은 작은 실내박물관을 거쳐 야외로 나간다.  일종의 노르웨이 민속촌...  

목조주택 지붕에 풀이 나있고.. 오래된 목조 교회가 높이 솟아 있다.  17, 18세기 건축물이다. 민속촌이니 직원들이 그 시대 옷을 입고 환대해 준다.  가가호호 방문하며 마을을 둘러본다.  지도를 보며 다녀도 길을 잃기 십상이다.  단체방문객들이 지나가면 얼른 뒤쫓아가며 길 찾기..



페리를 타고 10분 정도 가면 저 앞에 비그되이 지구가 나타난다.  오른쪽에 프람호박물관과 콘티키박물관이 나란히 모습을 드러낸다.

민속박물관 내 주택들.

목조교회.

교회내부

1738년에 지어진 집.

주택내부

교회 옆모습

학교

마을 길을 따라 밖으로 나왔다.  


프람호 박물관 앞에서.

프람호.. 1893년부터 1896년까지 노르웨이의 탐험가 난센이 북극을 탐험하는 데 사용했던 배다. 1890년에 북극해 탐험을 목적으로 설계하여 만들어 최초로 북위 86도 14분까지 나아갔다.

이곳에서는 프람호를 내부까지 관람할 수있다. 바사호는 밖에서만 봤는데..친절한 박물관... 직접 들어가보니 현장감이 몸에 와닿는다. 난센, 아문센, 한센... 이들은 왜 그 거친 바다로 나아가는 모험을 감행한걸까. 북극에 이어 남극까지 생사를 무릅쓰고 갔으니.

선원들 방.

식당

개인 식기에 이름과 사진이..

난센의 방

식재료 포대들.

탐험가들 생활을 맛보며 재미있었지만, 내부 공기가 몹시 나빴다. 오래된 배를 보존하느라 약품처리를 해서인지.. 밖으로 나오니 시원하다. 박물관 옆 공원에 난센, 아문센 등이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이들에게 수고했다고 인사를 하고 바로 앞 카페테리아에서 식사.  여기 샌드위치는 참 단순하다.  소스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담백하게 내놓는다.

기운을 차렸으니 이번엔 그 옆 콘티키 박물관으로 갔다.  영화 '콘티키'를 보면서  개인의 안위는 물론, 가족의 만류도 뿌리치고 모험을 나서는 주인공이 이해하기 어려웠다.   왜 저 어려운 탐험을 떠나야 하나...  헤이에르달 부부는 결국 서로의 길을 찾아 헤어진다.

남들의 시선이나 가족보다도 내가 하고픈 걸 하며 산다는 이들의 인생관을 엿볼 수 있는 다큐 영화.

여기 박물관에  토르 헤이에르달의 손때 묻은 배 콘티키가 보관되어 있다.

이렇게 6인이 모험을 떠났다.

이스터섬의 모아이석상이?  

토르 헤이에르달(1914~2002)은 폴리네시아 섬에서 남미 페루의 생활습성과 물건, 언어등을 살펴 폴리네시아인이 페루에서 이주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를  입증하려고 실제로 남미의 발사나무를 주재료로 잉카시대의 배를 만들어 콘티키라 명명하였다. 1947년 4월, 페루에서 이스터섬까지 가는 대장정을 6명이 떠난다.  오로지 해류와 바람만으로,  빗물과 낚시한 물고기를 먹으며  항해 102일 만에 타이티 동쪽에 도착하였다. 이로써 폴리네시아 남미기원설을 입증하였다.

헤이에르달과 5인이 탓던 배, 콘티키.

예술과 미술에 덧붙여 탐험가들이 오슬로를 풍성하게 해 준다.  곳곳에 위대한 인물들의 발자취를  풍부한 자료와 함께 배치해 놓아 지루할 틈이 없는 오슬로.   헤이에르달을 비롯한 탐험가들의 행로를  살펴보고  나와 배를 탔다.  어디로 갈까.  

잠시 바다 구경을 하고..
국립미술관에 갔다.  그림 하나가 자꾸 맴돌아 다시 보고싶어져서.

국립미술관에서 눈여겨본 그림.
노동으로 단련된 북구인들의 강인함과 건강함이 좋아서.
작가를 모르겠다...

크리스티안 크롱의 그림도 다시 찾아보았다.  아프고 가난한 어린아이들에게 보내는 따뜻함,  아기 돌보느라 지친 애엄마에게서 동지애를 느끼며.

노르웨이의 장엄함을 그림으로 접하고.

노르웨이 국립미술관은  대단히 넓어 다시 돌아보니 노르웨이 작가들의 작품뿐 아니라...복식,  도자기,  현대 작품들,  20세기 세계적인 아티스트 작품들을 다 망라하고 있다.  카페테리아도 넓고 바다가 시원하게 보이게끔 자리잡았다.  
3층 높이에 깔끔한 외관..  부러운 문화공간이다.  인구 70만인 오슬로에  이렇게 규모가 큰 미술관이 들어서서 많은 사람들이 관람한다는게 부러울뿐.

다시 보아도 멋진 뭉크미술관.  여기도 들어가서 건물내부와 그림들을  다시 보다. 오슬로 패스로 연일 사용해도 무관하니 머릿속에 남은 그림들을 다시 보러 갔다.


오슬로는  바다에 접해 있으면서 도시 곳곳이 조각상과 꽃,  수목으로 잘 조성되어 있다.  건물들도  도시의 품격과 어울리는지 심사한 듯 격조 있고.   이 도시를 이끄는 사람들의 안목과 시민들 의식이 만들어 낸거겠지.  오슬로에서 돌아다니는  내내 사람이 살기 좋은 도시가 이런 거다 보여주는 듯.. 부러운 마음이 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