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 19, 수요일
아테네 - 엘로우시스 - 이스트미아 - 코린토스 - 나프플리오
아테네를 떠나 엘로우시스로 떠난다. 아테네에서의 마지막 날에 파르테논 야경을 보고팠으나, 호텔 스카이라운지 창을 통해 저 멀리 파르테논의 야경을 보며 아쉬움을 달랬다. 여행 기간에 감기 걸릴까봐 밤 공기를 극도로 조심하게 된다. 발열 증세나 기침을 하면 입국할 때 애먹일테니. 피곤하기도 하지만... 틈날 때마다 한국의 코로나 소식을 들여다보며 심란해지니 경각심을 늦출 수 없다.
엘로우시스 신전은 데메테르와 그의 딸 페르세포네 성역이다. 대지와 곡물의 신인 데메테르를 모시며 신탁도 내리고 영험한 기운이 흐르던 곳이다. 인적이 없는 유적지에 개양귀비꽃이 막 피어나고 있다. 우리나라 절들이 험준한 산에서도 산을 감싸며 평안한 곳에 위치하 듯, 이 신전도 햇살이 좋은 아늑한 곳에 위치하고 있다.
데메테르가 지하세계로 끌려간 페르세포네를 기다리며 앉아 있던 우물가 주변에 부서진 돌과 들풀이 무성하다.
하데스가 지하세계로 오가는 통로도 남아있어 들여다본다.
신전 기둥이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다. 좀더 올라가니 너른 신전터가 펼쳐진다.
데메테르가 앉아 있던 우물터.
기둥에 받침대가 있으니 이오니아식 아니면 코린토스식 기둥 장식이리라 짐작.
마차가 지나다니던 흔적.
신전 위쪽엔 후에 교회로 사용되었다.
작은 교회 안을 들여다보니 제대가 설치되어 있다. 지금도 교회나 기도소로 사용되는 듯하다.
위쪽에 박물관은 대대적으로 정비작업을 하느라 문을 닫았다.
신전터를 거닐며 기운을 느끼고 당시 여기에 드나들던 사람들을 그려볼 수 있어 오히려 다행이다.
벌써 박물관 관람에 지친 건 아닐까. 햇살이 퍼져서 공기가 따뜻하게 변했다. 더워서 땀이 나니 옷을 하나씩 벗기 시작~.
코린토스에 들어서다.
코린토스 운하. 사진으로 보던 것과 달리 그 깊이가 아찔할 정도로 대단히 깊다. 수직으로 곧장 파내려갔으니. 여기가 번지점프로 유명한 자리라 한다. 쳐다만봐도 오금이 저리고 손에 땀이 날 정도로 위협적이다.
코린토스 운하는 코린토스 만과 에게해의 사로니코스 만을 연결하는 운하이다. 코린토스 지협을 따라 1881년부터 1883년까지 6.3km의 길이로 건설. 펠레폰네소스 반도를 돌아가는 것보다 700km 정도 운항거리가 줄어들지만, 운하의 폭이 24km, 길이가 8m로 규모가 작아 대부분 관광용 여객선이 이용한다.-위키백과
코린토스 이스트미아 박물관. 이 지역도 아크로 코린토스가 지어져 있어서 유물이 꽤 나왔다. 여기는 특이하게도 색유리 돌로 모자이크를 만들었다. 이 지역의 특산물이란다. 유리판으로 만든 모자이크를 둘러보고 나오니 운동경기장이 보인다.
이스트미아 포세이돈 신전터.
달리기 출발대가 여기도 설치되어 있다. 체험할 수 있어서 찾아오는 이들에게 웃음을 선사해준다.
우리도 출발선에 서서 스타트 해보고...
아몬드 꽃. 이월 중순부터 시작하여 그리스 전역에 활짝 피는 꽃. 이 예쁜 꽃이 가는 곳마다 활짝 피어 유적지를 빛낸준다.
벚꽃이나 매화꽃과 비슷하지만, 향기는 없다.
로마시대 목욕탕에 있는 모자이크.
이스트미아 항구 옆 작은 교회당.
여기 뒷마당 담벼락에 걸터 앉아서 김밥을 먹었다. 여기서 어떻게 김밥을 이리 잘 말았을까. 바닷바람을 시원하게 맞으며 귀한 김밥을 맛있게 먹는다. 어디선가 커다란 개들이 어슬렁거리며 다가온다. 여기는 돌아다니는 개와 고양이가 꽤 많다. 사납지는 않아 그나마 다행이다.
점심을 먹고 다리 건너 저쪽으로 건너가 본다. 이 다리는 큰 배가 드나들 때는 아래로 잠긴다고 한다. 잠수교. 다리 위에 바다모래가 축축이 젖어있다. 아마 잠수할 때 밑바닥으로 가라앉으며 쌓였나보다. 우리는 다리를 들어올리는데 여기는 가라앉치다니 사고의 차이에 미소가 지어진다.
여기 운하를 파기 전, 고대 디올코스에서는 이 자리로 배를 끌어올려서 언덕을 넘어 건너편 바다로 갔다한다. 여기가 배를 끌던 길이다.
코린토스를 지나 이오니아해 해번에서의 한 때. 알렉산드로스와 디오니게스가 선사해 준 망중한이다.
알렉산드로스와 디오게네스.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디오게네스를 찾아왔을 때, 디오게네스는 양지 바른 곳에서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다.
"나는 알레산드로스 대왕이다."
"나는 디오게네스, 개다."
"매가 무섭지 않은가?"
"그대는 선한 자인가?"
"그렇다."
""그렇다면 뭣 때문에 선한 자를 두려워 하겠는가?"
알렉산드로스가 "소원이 있으면 말하라"고 하니, 디오게네스는 "햇빛을 가리지 말고 비켜달라"고 대답했다.
무례한 저 자를 당장 처형해야 한다고 나서는 부하들에게,
알렉산드로스는 "내가 만약 알렉산드로스가 아니었다면, 디오게네스가 되고 싶었을 것이다." 하며 그들을 말렸다.
코린토스 박물관을 나와 제우스 신전쪽으로 가는 길에도 아칸서스 잎들이 무성하다.
코린트 양식의 돌기둥이 그 옆에 있으니 잎새 문양이 딱 닮은꼴이다.
신전 둘레를 걷고 나오다.
아크로 코린토스. 차대표님이 저 위 성에 가보자고 강력해 주장하여 보너스로 올라간다.
아쉽게도 클로징 시간이라 성 안으로 못 들어가고 퇴장하는 사람들을 맞이하게 되었다.
위를 올려만 봐도 대단한 성이다. 어떻게 저 바위산위에 성을 지었을까.
나프플리오에 도착하여 성채에 오른다. 버스에서 하차하여 시내를 내려다보다.
나프플리오 시내로 들어와 호텔 도착. 방에 들어서자 바다가 내다 보인다. 오래된 고풍스러운 호텔에 짐을 풀고 맛있는 음식으로 배를 채운다. 소화시킬겸 산책을 나와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작은 시가지 골목을 돌아 광장으로 나오니 어디선가 반기는 소리가 들린다. 우리 팀이 노천 카페를 독차지하고 담소를 즐기고 있다. 여행지에서 친목을 도모하는 밤이다.
지도교수인 강교수님은 해박한 지식을 유쾌한 언어로 쉽게 풀어 나가는 분위기메이커. 좋은 분 옆에는 좋은 분들이 모이는가보다. 팀원들이 위트와 기지로 즐겁게 대화를 이어나간다. 그리스 오지까지 유적을 찾아다니는 열정까지 곁들였으니. 우리가 나누는 와인과 대화에 웃음소리가 가득 채워져 광장에 퍼져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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