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e Aisles. '아일'은 비행기 좌석 요청할 때 사용하는 말이다. 아일 사이드, 플리즈~,. 영화 첫 장면에서 아일이 나온다. 대형마트의 진열대 사이 사이 공간이 바로 아일이네. 영화는 요한스트라우스의 왈츠로 시작된다. 삭막한 대형마트에 왈츠라니...
대형마트를 찍은 한 씬, 한 씬이 몬드리안의 추상화를 연상시키고 원근법을 잘 이용한 사진 한 컷이다. 여기 이 공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주인공이다. 어디서나 삶은 흘러가고 그 안에 이야기가 생성된다.
예전에 동독 영역이었던 드레스덴에서 멀지않은 마을에 대형마트가 있다. 동독시절엔 국영트럭회사가 있던 곳에 마트가 세워진거다. 당연히 트럭을 몰던 마을사람들이 다시 마트에서 일한다. 그들의 젊음과 국가에서 통제하던 그 시절은 가버리고 자유와 가난한 삶이 그들 앞에 던져졌다. 그래봐야 마트에서 하루를 다 보내고 퇴근하고 나서면 깜깜한 밤. 쓸쓸한 혼자만의 시간을 잠으로 잠깐 보내고 다시 일터로 나온다.
신입사원 크리스티안은 어린 시절 거친 삶을 살았어도 성실하게 열심히 일을 배워 신뢰를 쌓아간다. 음료와주류 담당인 선임 브루노에게 지게차 운전을 배우며 진열대 사이 통로를 춤추 듯 옮겨 다닌다.
진열대 사이로 한 여자, 마리온에게 마음을 빼앗긴 크리스티안. 마리온과 사랑하는 사이로 진전되는가 하였더니 아니다. 마리온은 결혼한 여자. 남편이 폭력을 행한다하여 걱정이 되어 꽃 한 다발을 들고 그집을 찾아간다. 이런~비로소내가 생각하는 독일 가정의 모습이 보이는군. 크리스티안이나 브루노의 집과는 다른. 마리온에게 꽃다발을 건네주려 갔다가 안온한 그녀의 삶을 엿보고는 돌아서는 크리스티안. 동료로 마음을 굳힌걸까.
잘 짜여진 루틴처럼 반복되는 일상을 흔드는 사건이 일어난다. 브루노가 자살했다. 성실하고 따뜻하고 누구보다 포용력이 컸던 브루노는 마트 생활이 답답했던가. 예전 동독시절의 트럭운전사 생활이 마음이 더 편했는가. 삶이 단순하여 의미가 없었나.
그들 모두는 파도소리 들리는 바다를 꿈꾼다.
휴게실 벽면에 야자나무 드리워진 해변으로 그려져 있다 마리온이 맞취가는 퍼즐도 그 바닷가다. 너른 세상을 꿈꾸며 일상을 영위하는 삶. 그 속에서 소소한 의미를 찾고 재미를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는 여기나 머나먼 독일 한 마을의 사람들이나 다를바가 없군.
독일 토머스 스티버 감독이 만들었다. 2018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