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세상을 바꾼 변호인

정인숙 2019. 11. 19. 19:01

 

긴즈버그: 100년 전 마이라 브래드웰은 변호사가 되고 싶었습미자. 그는 일리노이주에서 변호사 자격을 획득했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실무를 볼 수 없었죠. 그는 연방대법원에 항소했습니다. 일리노이주는 승리를 자신했고 변론할 변호인조차 보내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생각대로 브래드웰이 졌죠. 규정된 성역할에 반기를 들고 법정을 찾았던 최초의 사건입니다. 무려 100년 전... 급격한 사회적 변화죠. 65년 전 오리건의 여성들은 남성들처럼 초과근무로 돈을 더 벌고자 했지만 법정이 브래드웰의 선례를 보고 거부했죠. 그렇게 선례가 두 개가 됐습니다. 그리고 셋, 넷 계속 이어지다 마이라 브래드웰부터 그췐돌린 호이트까지 이어져 10년 전 여성 한 명 없는 배심원단에게 평결 받았죠. 이것이 정부가 지켜달라 요구하는 유산입니다. 법정은 진작 사라진 문화와 전통과 윤리를 지키라고 강요받고 있는 겁니다. 1세기 전이면 제 학생들은 외설죄로 체포되었을 겁니다. 요즘 입고 있는 옷을 입고 있었다면 65년 전이었으면 제 딸이 어떤 직업을 꿈꾸는 것조차 상상하기 힘들었죠. 그리고 100년 전이면 제가 판사님들 앞에 서지도 못 했습니다. 성별에 근거한 차별법이 178개 조항입니다. 고맙게도 정부에서 정리해주셨죠. 우리 자녀들의 열망을 가로막는 장애물들입니다.


판사: 1세기에 걸친 선례들을 뒤집으라는 겁니까?


긴즈버그: 새로운 선례를 만들어 달라는 겁니다. 법정에서 낡은 법을 다루셨을 때처럼.


판사: 그런 것들은 명백한 합법적 명분이 있었죠. '여성'이란 단어는 미합중국 헌법에 한 번도 나오지 않습니다.


긴즈버그: '자유'란 단어도 마찬가지입니다. 판사님.

-----------------------------------------------

긴즈버그: 조세법 214조의 목적은 여성 보호나 남성 차별이 아니라 보육자의 사회 활동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레비 대 루이지애나'판례와 같이 입법 취지에 부합하도록 법을 수정해야 합니다. 미혼 남성에게도 세금 공제를 확대하셔서 모든 보육자를 동등하게 도와주십시오. 찰스 모리츠씨는 모두의 귀감이 될 훌륭한 아들로 성장하셨습니다. 우리의 존경을 받아 마땅한 분입니다. 그 누구도 기대하지 않을 때 어머니를 돌보는 부담을 떠안았고 그러는 와중에도 한께을 넘어 우리와 우리 법에 맞서 싸웠습니다. 이 나라를 바꿔달라는 말이 아닙니다. 그건 법정의 허락 없이도 이미 시작됐으니까요. 이 나라가 바뀔 권리를 지켜달라는 겁니다. 우리의 아들 딸들은 법에 가로막혀 편견을 근거로 기회를 박탈당하는데 214조 같은 법이 있다면 그런 편견이 틀렸음을 어떻게 입증할까요? 우린 이런 법들을 하나씩 고쳐가야 합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아이들을 위해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가 최초로 싸워 이긴 재판과정이다. 여성을 가로막는 벽은 우리의 아이들을 위해서 강변하고 조세법을 따질 때는 그 법의 원칙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싸움은 큰소리를 내어 이길 때도 있지만, 법리를 따져서 하나씩 하나씩 바꾸어 낼 때 진정한 힘을 갖기에.

주인공은 우수한 수재에다 같은 길을 가는 든든한  남편, 게다가 미모까지 갖춘  여성 대법관이다.  살면서 어려움을 겪지만, 모든 일이 그녀의 꿈대로  순조롭게  이뤄내어 어찌보면 위인전같은 영화일 수도 있지만, 마지막에 긴즈버그의 실제 얼굴을 보면서 숨을 훅 들이마셨다.

수없이 많은 난관을 헤쳐나온 투사의 얼굴, 강인함과 단단함이 온몸에서 뿜어나왔다. 그녀는 아직도 할 일이 많으니 '동지들이여, 함께 나아가자'고 온몸으로 말한다. 세월이 흘러도 늙을 수 없는 고독한 투사의 얼굴을 스크린에 내민다.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복한 라짜로  (0) 2019.12.18
빅 피쉬  (0) 2019.11.27
헤어드레서  (0) 2019.11.06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0) 2019.10.17
남아있는 나날  (0) 2019.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