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빅 피쉬

정인숙 2019. 11. 27. 20:10

 

'멀리 돌아가는 길이 더 쉬울 때가 있지. 오래 걸리지만...'

 

윌 블룸은 아버지 에드워드 블룸의 병세가 악화되자, 아버지의 허풍에 넌더리가 나서 아버지를 회피하던 지난 날을 가슴에 묻고 부모님 집을 찾아온다. 아버지의 이야기는 여전히 똑같은 레퍼터리로 반복되고... 다행히 윌의 아내 죠세핀은 아버지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들으며 관심을 보인다.

 

에드워드는 태어날 때부터 특이하여 자궁 문에서 튕겨져 나와 병원 복도로 떨어진다. 성장속도가 빨라 성장을 방해하려고 3년 동안 병원에서 기구에 갇혀 지낸다. 자라면서 다방면에서 특출하여 주목을 받다가 더 큰 모험을 하러 마을을 떠난다. 그 과정에서 거인, 유령마을 사람들, 늑대 서커스 단장, 샴쌍둥이 등 여러 사람을 만나고 특별한 사람 ㅡ 평생 연인 산드라와 결혼하기 위해 갖가지 모험을 겪는다. 에드워드가 낙하한 곳이 한국전에 지원나온 중공군 부대 위문공연장이어서 더 관심이 갔다. 화면을 정지시켜보니 은행에서 보낸 대출금 관련 '수취인외 개봉 불가'.

 

에드워드는 외판업에 뛰어들어 특유의 낙천적이고 모험심, 진솔한 성격으로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윌은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으며 허풍이라 여겼던 지난 날을 떠올리며 퍼즐을 맞추어간다. 집안 곳곳에서 관련 물건들을 발견하면서 아버지가 곆었던 팩트를 더 재미나게 환타지스럽게 만든 이야기였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것도 산드라를 위해서, 윌을 위해서. 매일이 살아내야하는 의무감으로 억지로 살아간다면, 돈벌이에 급급해 허덕인다면 얼마나 숨이 찰까. 에드워드는 이 팍팍한 삶에 윤활유를 발라 자신은 물론 주변인들을 행복하게 만든 것이다.

 

어려움을 모험으로 바꾸어 돌파해 나가고 두려움에 맞서 성장해 나가는 삶. 인간에 대한 편견없이 따스함을 지녔으니 지나온 여정마다 사람들과 진솔한 관계를 맺어온 삶... 에드워드는 바로 우리가 꿈꾸어온 삶을 살아온거다. 에드워드의 장례식에 모인 사람들이 전해준다. 그가 얼마나 따스했는지 ...

 

빅 피쉬는 윌리가 태어날 때도 에드워드가 죽을 때도 환상 속에 나타난다. 이들 부자가 지어낸 이야기일지라도 인간이 물에서 태어나 물(자연)으로 돌아간다는 뜻일까. 한 인간의 삶을 이해하는 기나긴 여정. 가족의 따뜻함이 전염되어 행복해지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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