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가슴아픈 사연이 없는 사람이 누구던가.
나를 들여다볼수록 끝없는 공허와 삶의 무의미, 외로움, 쓸쓸함...
사람이 살아가는데 기본적인 요건을 충족하면 스멀스멀 기어나오는 우울감. 그런 면에 흠뻑 공감이 가서 그런가 어느 순간 가슴이 내려앉으며 눈물을 쏟아냈다. 한 발자국만 내딛으면 되련만 하는 안타까움에 손을 내밀고싶었던 영화.
덴마크가 고향인 토마스는 특유의 저음으로 호소력 짙은 노래를 부르는 가수이다. 덴마크에서 공연과 방송 일정이 있어 돌아왔으나 영 내키지않는 모습이다. 특유의 자존심과 도도함으로 사람들과 가까이 교류하는걸 극도로 싫어하여 혼자만의 삶을 즐긴다. 덴마크에서 술과 이혼, 약물중독으로 힘들어하다가 가까스로 이겨내고 로스앤젤레스에 정착한 뮤지션.
토마스가 공연을 끝내고 집에 돌아오자 딸 '줄리'가 찾아왔다. 5년간 연락을 끊고 살아왔기에 손자 '노아'가 무척 궁금했을텐데도 전혀 그리움을 내색하지 않는 할아버지 토마스와 딸. 딸도 마찬가지로 마음을 표현못하고 엇나간다. 그녀가 필요한 것은 그리움과 사랑이었을텐데 아버지에게 돈을 요구하고 아버지 토마스는 돈으로 의무를 다한걸로 무마하고 딸이 돌아가자 편안해한다.
어딘가 불안한 두 사람, 이들의 관계를 살피는 노아의 시선.
딸은 약물중독으로 6개월간 치료소에 들어간다며 아이를 맡아달라고 다시 아버지를 찾아온다. 그러나, 그녀는 재활치료소 생활을 못견디고 결국 목숨을 잃는다. 게다가 엄마가 죽은 그 모습을 하필이면 손자가 발견한다. 토마스는 딸의 죽음을 담담히 받아들일거라 여기지만, 토마스의 가슴에선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급기야 노래를 하다 숨을 못쉬는 상황에 까지 이른다. 얼마나 아팠으면 숨이 쉬어지지 않을까. 이성과 달리 토마스의 감성은 딸의 아픔을, 슬픔을 온몸으로 오열하며 고통스러워한다.
토마스는 노아를 기숙학교에 넣고 LA로 떠나려고 했으나, 기숙학교에 도저히 남겨둘 수 없어 함께 살자고 청하고 로스앤젤레스로 돌아와 한결 걸러낸 감정으로 딸에 대한 사랑을 담담히 부른다.
무대 뒤에서 노아가 그를 지켜보며 힘을 실어준다. 인간이 결국 일어설 수 있는건 서로 내미는 손. 서로에게 기대며 살아가야한다는....
토마스역의 미카엘 페르스브란트의 표정 하나하나가 깊은 울림을 주는 영화
원제 Someone Who Loves You
감독 페르닐레 피세르 크리스텐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