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부부가 처음 만나는 사람인냥 사랑을 카피한 것인가,
처음 만난 두 사람이 부부역할을 하며 부부 카피한 것인가.
피렌체 시뇨리아광장에 다비드상이 서있다. 아이가 넋을 놓고 올려다본다. 엄마는 진품이 아카데미아 미술관에 있다고 아이에게 시선을 거두라고 보챈다. '이건 복제품이야'하면서.
하지만, 아이의 눈에는 이미 다비드 조각상의 섬세함과 불끈 쥔 주먹의 기세에 압도 당하면서 다비드의 시선을 쫒는다. 저 아이의 뇌리에 진품과 복제품 중 어느 것이 더 깊이, 더 오래 박히며 그의 삶에 영향을 줄까.
나는 예술품을 잘 모르면서 시류를 쫒는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을 살면서 삶이 주는 의미만 쫒느라 일상을 소홀히 하는 건 아닐까. 내 삶의 오리지널과 카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오랜만에 보는 쥴리엣 비노쉬는 여전히 매혹적이다. 쓱쓱 헝크러진 매무새도 이리 이쁘다니. 포스터를 보고 사랑이 잔뜩 묻어나는 영화겠거니 했더니 영화내내 유일하게 가까이 있는 포즈였다 ㅎ
감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주연 줄리엣 비노쉬, 윌리엄 쉬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