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이탈리아 여행 21일) 보르게세 미술관

정인숙 2019. 10. 22. 20:46

보르게세 미술관  ㅡ 떼르미니역에서 티볼리행 티켓 끊고 근처에서 점심 ㅡ  베네치아광장 ㅡ 도리아 팜필로니 미술관 ㅡ 산타마리아 델 포폴로 성당 ㅡ 로마 야경투어 


보르게세 미술관에 가려고 일찍 서둘렀다. 보르게세 미술관은 시피오네 보르게세 추기경의 영빈관으로 사용되던 곳으로 보르게세 공원내에 있다.  9시에 입장하여 두 시간 보고 퇴장하여야한다. 이곳에 가려고 이니샘이 일찌감치 예약해두었다. 8시 50분에 도착했음에도 줄이 길게 서있다. 다들 일찍 들어가려고 일찍 나섰나보다. 하긴, 바우처를 티켓으로 바꾸고 가방 맡기고 하다보니 20분이 후딱 지나갔다.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가 있어서 빙긋!  안에 들어서니 눈이 휘둥그레~.


베르니니의 페르세포네의 납치. 대리석인지 찰흙인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정교한 작품이라 감탄만 나올뿐이다. 페르세포내의 절망적이면서 안간힘을 다해 빠져 나오려는 얼굴 표정과 눈물, 손으로 밀쳐내어 눈꼬리가 올라간 하데스.  하데스가 움켜 쥐어 움푹 들어간 엉덩이 피부,  힘을 쥐어 생긴 근육,  버팀목인 케르베르스 (머리가 세 개 달린 지옥의 문을 지키는 개)까지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베르니니. 아이네이아스, 안키세스, 아스카니우스.

 안키세스는 과거(어깨 위 남자), 아이네아스(안키세스를 받치고 있는 남자)는 현재,

아스카니우스(뒤쪽 어린이)는 미래를 나타낸다.





보르게세 공원 내에 위치하는 건물이라 창밖 풍경이 푸르르다. 저 건물은 동물원 건물이었다지.



카라바조, 과일 바구니를 든 소년. 싱싱한 과일, 특히 포도에서 감탄을 금할 수가 없다. 그윽히 쳐다보는 소년과 눈이 마주치다. '안녕~?'



카라바조,  다윗이 골리앗의 목을 쳐 들고 있다. 골리앗의 얼굴이 바로 카라바조 자신의 얼굴.


카라바조(1571~1609). 이탈리아 바로크 회화의 창시자로 미켈란젤로 메리시 디 카라바조가 본명이나, 워낙 유명한 미켈란젤로가 있어서 고향인 카라바조로 불렸다. 종교화를 그리면서 주인공에게서 신비스러운 겉치레를 완전히 벗겨내어 인간적인 흠결을 지닌 평범한 인물들을 내세웠다. 대담하고 극적인 순간을 잘 포착함. 로마에서 술에 만취하여 거칠게 살면서 한 남자를 죽이고 나폴리로 달아난다. 체포되어 시칠리아로 추방당함. 가는 곳마다 싸우며 사고를 저질러서 로마로 못돌아가게 되자, 교황에게 용서를 구하기 위해 밀항하는 배를 타려고 해변을 달리다가 쓰러져 열병으로 죽었다.




카라바조 자화상

 

카라바조, 성 제롬



안토니오 카노바의 비너스로 분장한 폴린 보르게세. 폴린 보르게세는 나폴레옹의 여동생으로 보르게세 가문에 시집을 가게된다. 맨질맨질한 피부, 베게와 침대커버의 주름이 진짜인 듯 부피감이 있어 신기했다.




베르니니의 다비드. 입을 꽉 다물고 온 몸에 힘을 주어 근육이 단단하게 튀어 나왔다.

돌팔매질까지 대리석으로 만들었다는게 믿어지지 않고.





베르니니의 아폴로와 다프네. 조각을 어떻게 저렇게 매끄럽게 만들었는지 베르니니란 사람이 궁금해진다.


태양신 아폴로가 님프인 다프네를 보고 첫눈에 반해 도망가는 다프네를 뒤쫓아 껴안으려는 순간 다프네가 월계수 나무로 변하는 순간을 조각으로 표현했다. 다프네의 표정은 말할 것도 없고 나뭇잎사귀가 바스락 소리가 날 듯 앏아 놀라고 로마식 샌달까지 감탄사만 나올뿐이다.

 조각에 생명을 불어넣었구나...













베르니니의 자화상. 1623년작.


빌라 보르게세는 시피오네 보르게세 추기경이 1608년에 건축하여 베르니니 작품을 대거 구입하여 전시하였다. 이후 1891년 가문의 파산하여 1901년 국가가 사들여 미술관으로 공개함.


시피오네 보르게세 추기경. 이 저택을 만들고 미술품을 전시한 주인이었던 분


조반니 바사리, 아기 예수의 탄생.




티치아노, 성스러움과 속세의 사랑.







제우스와 레나. 제우스가 백조로 변하여 레나을 유혹한다.



라파엘로, 그리스도의 시신을 옮기다. 각 인물마다 슬퍼하는 표정이 달라서 눈길이 갔던 그림이다. 슬픔의 크기가 다 다른가.










10시 50분이 되자 퇴장하란다. 아직 10분 남았는데... 열심히 봤어도 아쉽다. 워낙 작품들이 훌륭한데다  빼곡하게 전시되어있다.  밖에 나오니 보르게세 공원이 드넓다. 눈이 편안해진다.   테르메니역에서 내일 빌라데스테에 가보자고 티켓을 끊고  근처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다. 이번엔 소고기를 얇게 펴서 구운 스테이크. 밀가루 음식보다 차라리 고기가 낫다, 내게는.  오후 시간을 각자 보내고 야경 투어 시간에 만나기로 했다.








호텔에 들어가 잠시 쉬다가 옷을 더 챙겨서 나왔다. 친구가 도리아 팜필로니 미술관에 있는 이노센트 2세의 초상화를 보고싶다하여 베네치아 광장에서 내렸다. 근처에서 젤라또를 먹으러 가게에 들어갔다가 호갱이 되었다. 젤라또를 주문하려는데 웬 남자가 다가와 친구를 가르키며 마담이 저쪽에 앉아있으니 자기한테 주문하라고 한다. 자리에 앉아 주문하며 조금 더 받겠지 했는데 웬걸 아이스크림을 유리컵에 내오고 물 한 잔도 곁들였다. 계산서를 받아보니 15유로~~. 당했군 ㅎ.



도리아 팜필로니엔 별로 들어가고 싶지 않았으나, 내 핸폰이 불통이니 같이 행동하는게 낫겠다싶어서 입장했다. 정원서부터 방도 곳곳을 막아놓고 그림만 주욱 걸어놓은 방을 둘러보고 나오는데 12유로다. 하루에 만 원주고 로밍을 할걸 ㅎㅎ 그래도 티치아노나 카라바조의 연습용 그림같은걸 많이 봤으니 만족해야지... 돈 많은 사람은 완성도가 높은 그림을 사모았고 그 다음은 이런 그림을 모았구나를 알게 해줬으니.



산타마리아 델 포폴로 광장에서 야경투어가 시작되기에 근처 포폴로 성당을 찾다가 보니 보르게세 공원의 입구가 여기에도 있다. 상당히 넓은 공원이었는데 우리는 바로 나와버렸네.  긴 여행이라 검색을 서로 미루다가 그랬나. 산타마리아 델 포폴로 성당에서 카라바조의 그림 '성 바울의 개종'을 보고 쉬었다. 시원하고 조용한 성당안에서 눈을 감고 앉아있으니 졸음이 스르르 밀려온다.



광장에서 버스킹 노래가 들려온다. 뮤지션 혼자서 이 노래, 저 노래 ...귀에 익은 팝송과 이태리 노래 등을 기타와 키보드로 연주하며 부르고 그 앞 계단에 사람들이 앉아서 듣고 있다. 나도 앉아서 가만히 음악을 듣고.



야경투어 전에 저녁으로 피자집에 갔다. 앤쵸비피자가 맛있다길래 주문했다가 기겁~. 나로서는 접근하기 힘든 음식이다 ㅎ.



포폴로 성당 앱스와 카라바조의 '성 바울의 개종'

말에서 떨어진데다 눈까지 멀은 사울이 당황해하는 모습을 참 사실적으로 그려놨다.

일찍 죽어버려 아까운, 천재적 재능을 지닌 카라바조.



포폴로 광장





학생들이 멕시코와 프라다 칼로에 관한 공연을 하려는지. 연습에 매진하고 있어 잠시 구경하고.



로마 야경투어를 따라 다니며 골목을 걷는다. '별따라 물따라'를  주제로 안내해준다. 라파엘로, 미켈란젤로의 집을 거쳐 공공수로가 나오면 짚주고 판테온, 스페인 광장, 나바나 광장, 트레비분수의 밤 풍경을 보면서 음악과 함께  설명을 들으면서 편안하게 다니다가 천사의 다리까지 왔다. 산탄젤로 다리에 꼭 와보고 싶었는데 한 밤중에 와보니 섬찟하다.  시간은 벌써 9시 20분.


오늘도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웃고....무사히 숙소에 도착해 감사하다.


거리 곳곳에 음용수로 쓸 물이 촬촬 쏟아진다.

로마시대부터 공공음용수를 중시 여겨 이렇게 뚝딱 만들어 썼다니...


이제는 영화처럼 젤라또를 먹으며 앉을 수 없는 스페인 계단.

 스페인 대사관이 있어서 스페인 계단, 스페인 광장.


1760년에 문 열은 카페 그레코






미켈란젤로가 살던 집











최근 20억원을 들여 새로 단장한 트레비 분수. 어느 유명 패션회사에서 자금을 대고 이곳에서 패션쑈를 하였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