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이탈리아 여행 18일) 나폴리, 누오보성

정인숙 2019. 10. 7. 05:25

2019년 10월 5일, 토요일

쏘렌토  ㅡ 나폴리  ㅡ 누오보성 ㅡ 산타루치아해변 ㅡ 델로버성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내린다. 구름이 잔뜩 끼어 앞 바다도 베스비오산도 보이지 않는다.  오늘 카프리섬에 가기로 했는데...

햇빛이 내리쬐는 발코니에 나가 아침 식사를 하고팠으나, 바로 앞에 기차역에서 소음이 심하고 바람이 불어 어제 아침도 실내에서 먹었다. 모든 것을 만족시키기는 어려운 법... 좋은 점이 있으면 나쁜 점도 있기 마련이니. 



 어제 배를 실컷 탔으니 카프리섬은 간단히 포기하고... 아마 페리도 스톱되었을거다... 한 분이 앙리 마티스전을 가보자고 제안해서 우산을 쓰고 그 곳으로 향한다. 쏘렌토 시내에 관광객이 꽤 많이 돌아다닌다. 비가 와서 배를 못타고 시내를 배회하시나보다.


예전에 개인저택이던 곳이 미술관으로 바뀐 듯, 깔끔한 외관에 예쁜 정원이 맞이해준다. 야수파의 거장으로 강렬한 색상으로 단순하게 그림을 그리는 것만으로 알았는데, 글귀도 정곡을 집어낸다. 깨달음을 얻고...프리마베라의 색감이 어찌나 예쁜지 한동안 들여다보았다.




프리마베라. 벽면 하나를 다 차지할 정도의 크기에 색감이 아름다워 넋놓고 바라보았다.






Good day's work과 Lighting...하루를 어떻게 살아갈 지 알려주는 글.


똑같은 토끼는 한 마리도 없네.  내 화두 '다름을 인정하자' 를 보여주네는 듯.



There are flowers everywhere for those who want to see.



각자의 모습대로 달라지는 꽃^^.


지하실에 내려가니 고악기를 전시하고 있다. 구멍이 뚫린 금속판에 바늘을 얹으니 아름다운 음악이 나온다. CD의 원리가 그 옛날부터 있었구나싶다. 바닥에 세운 괘종시계처럼 큰 악기부터 테이블 위 작은 악기까지 감미로운 소리로 감싸준다.  일일이 악기를 작동시켜 음악을 들려주고 안내해주신 할머니 두 분께 감사드리며...



미술관 뒤 정원에는 안드레아 보첼리의 노래가 울려퍼진다. 잘 가꾸어진 정원 곳곳스피커가 설피되어 있어 정원 가득 음악이 가득한 곳, 레몬 나무와 오렌지 나무에 열매가 달려 풍성함이 더해준다. 정원을 거닐다 벤치에 앉아 하늘을 올려본다. 내내 음악을 들으며 노닐다.



쏘렌토 시내에서 배회하다 나폴리로 돌아왔다. 나폴리에서 잠만 자고 가기에는 아까워서 몇 군데 둘러볼 요량으로. 라마다 호텔 식당에서 늦은 점심으로 스테이크를 먹었다. 파스타와 피자가 먹기 싫을 때는 스테이크를 먹는다. 기력을 보충하자는 심산으로. 한국에 비해 값도 싸고 고기 맛도 좋아 다행이다.


누오보성(카스텔 누오보)으로 향했다. 별 기대없이 왔는데 꽤 거대한 성으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1282년 프랑스의  앙주 가문의 샤를이 프랑스풍의 성을 만들었고 15세기에 스페인의 아라곤 왕국이 앙주가문을 격파하고 개선문을 세우고 개축하였다.



아치형의 천장이 있는 방에서는 오픈 컨퍼런스가 한창 열리고 있다.  일종의 학회를 열고 있는 듯.  또 다른 룸에서는 나폴리의 풍경화가 전시되어 있다. 15, 16, 17, 18, 19세기까지 풍경화를 보면서 나폴리의 생활모습을 엿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건축물과 도시 모습은 예전과 별반 다를 바가 없고 사람들 외관과 사는 모습만 변한 거 같다. 물론, 건축물 내부는 싹 바뀌었겠지...





또 다른 전시장에 들어서니 프라하의 봄을 주제로 한 사진 전시장.  어떤 방에 들어가니 이 건물 아래를 파헤쳐 유리로 덮어놨다. 무엇이 있을까 가보니 뼈가 화석처럼 놓여있다. 시멘트에 그냥 묻힌걸까...




한쪽 건물엔 이층까지 미술관이다. 전투 장면이 조각된 옛 성문에 포탄이 뚫고 나온 흔적까지 고스란히 남아있다. 그리고 그림과 조각, 프레스코화들. 나폴리에서만 볼 수 있는 나폴리에 보관중인 작품들인 듯 하다. 옛 성에 구경왔다가 그림구경을 실컷 하는 셈이네.









성 전망대에서 내다 본 나폴리 항구.

단단한 요새같이 묵직한 성안 내부에 들어서 각문마다 들어가면 전시장. 밖에서 볼 때와는 달리 안에 꽤 풍성한 볼거리가 있다.




플레비시토 광장을 지나면서 성당의 파사드만 구경하고 지나쳤다. 산타루치아 해변이 목적이니까. 산타루치아 해변에 가보니 사람들이 꽤 많다. 바다 가까이도 지저분하여 어디 앉을 곳이 마땅치 않다. 젊은이들은 아랑곳 하지않고 즐겁게 잘 노는데.. 델로보성(카스텔 델로보)까지 걸어갔다. 비긴어게인이 촬영한 자리를 찾아가고 싶었다.


좀더 걸어가니 길 건너편에 호텔들이 나오면서 해변도 깨끗하다. 석양을 받고 있는 성과 해가 지는 바다를 구경하니 오늘의 피로가 풀리는 듯 하다.  델로보성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 거기서 바라보는 해변 경치가 근사할거 같았지만, 오늘도 이만 보를 넘게 걸어 피곤하다. 어둑해져서 숙소를 향해 길을 잡아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