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1일, 화요일
8시 집합 ㅡ 오후에 교황 미사로 성당문을 닫으므로 성당 먼저 방문 ㅡ 성당 발키다오, 피에타, 기도, 두오모 ㅡ 시스타나 천정화 설명 듣고 ㅡ 점심, 수제버거 ㅡ 뮤지엄 투어 시스타나 천정화 ㅡ 집
오늘은 바티칸 투어를 하는 날이다. 바티칸에는 사람도 많고 찾아 다니기도 힘들다하여 유로자전거나라 전일 프로그램에 신청했다. 메트로 치프로에서 8시에 만나기로 했다. 가이드가 오늘 오후에 교황 미사 관계로 베드로 대성당이 문을 닫는다고 대성당 먼저 간다한다. 우리끼리 왔으면 못볼뻔.
베드로 성당에 도착하니 줄이 그리 길지 않다. 다행~. 성당에 들어서니 '와~!'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넓은데다 높고높은 층고로 한층 더 넓어보인다. 층고가 70미터에 쿠폴라까지는 133미터라니. 브라만테, 라파엘로에 이어 미켈란젤로가 무보수로 일하며 마지막으로 이뤄낸 작품 안에 들어와 있다. 화려하고 웅장한 건물 안 천정에서 금이 번쩍번쩍한다. 호화롭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저 발다키오를 만들려고 판타온 청동 장식을 떼어냈다지. 금으로 뒤덮힌 천정은 포로로마노에 있는 신전에서 떼어내고. 베드로 성당에 들어서니 부자집 구경하느라 입이 벌어진다. .
카펠라 한 곳에서 미사를 집전중이다. 신자들이 어찌나 경건한지 조용히 앉아서 함께 미사를 드렸다. 마음에 평안을, 여행내내 안녕을 구하는 기도.
성 베드로의 무덤 위에 대성당을 건립하기 시작한 게 1506년. 1626년에 완공하였으니 백년을 넘게 지은 성당이다. 부산한 대성당안에서 기도할 사람만 들어간다는 카펠라 한 곳에 들어가 조용히 앉아있다 나왔다. 다들 경건하게 기도를 드리니 내 마음도 차분히 가라앉는다. 그리고 '피에타' 앞에 섰다. 좀전의 경건함 때문일까. 성모마리아의 명상에 잠긴 얼굴을 바라보노라니 엄마 얼굴이 떠올라 가슴이 벅차 오른다. 평생 자식과 가족을 위해 헌신하시다 가신 분이라서 겹쳐 그려지나... 눈물 한 줄기 훔쳐내고 피에타 앞을 떠났다. 쿠폴라에 오르며 생각하니 미켈란젤로가 조각에 생명을 불어넣은게 맞다싶다. 감정이 북받치는 사람이 여기 있으니.
쿠폴라에 오르기 전 앱스 부분을 위에서 내려다보았다. 이 높은 벽에도 모자이크화가 빙 둘러 그려져있다. 눈을 어디에 둬야할 지...
쿠폴라에는 발 디딜 틈조차 없이 사람들로 꽉 찼다. 열쇠 모양의 베드로 광장부터 산탄젤로 다리까지 내려다보고 바로 내려왔다.
점심은 수제버거를 먹으러 갔다. Tommi's ... 패티가 촉촉하니 불맛이 나네. 꽤 맛있게 먹고 다시 일행들을 만났다. 이니샘이 '올드브릿지'에서 젤라토를 사와서 맛나게 맛보고..나는 줄서기 싫어서 포기했는데..
바티칸 미술관으로 향한다. 제발 사람이 적기를 바라면서. 사람에 밀려 들어가지 않으니 다행이다. 중세그림부터 시작하여 그림이 쏟아진다. 가이드가 중요작품마다 설명해주니 더 효율적이다. 솔방울 정원을 지나 조각상이 있는 정원에 가니 미남인 아폴론상도 있고 라오콘도 또 있다. 우피치에서 본거와 무엇이 다를까. 어느 통로에는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상 카피본이 있다. 가짜라고 생각해서 그럴까. 생동감이 느껴지지가 않네...
미켈란젤로가 극찬했다는 토르소. 근육이 살아 있다.
네로 황제의 욕조. 이렇게 크나큰 욕조에 들러가려고 인간 계단을 밟고 올라갔다는군.
여기서도 만나는 아르테미스 신.
드디어 '아테네 학당'이 있는 방에 들어섰다. 사면의 벽을 철학, 문학, 종교, 법학의 테마로 그렸다. 아테네 학당은 물론, 철학이 테마다. 라파엘로는 다 빈치의 원근법과 인체비례, 미켈란젤로의 인물표현등을 철저히 배워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거기에 부드러운 색감으로 인물의 특징을 나타내고 미남에다가 온화한 성격으로 로마인들의 사랑을 받은 화가의 그림.
중앙에 플라톤이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고 아리스토텔레스는 땅을 가리키며 현실의 세계를 가리키며 토론하고 있다. 플라톤은 다 빈치의 모습으로 미켈란젤로는 맨 앞 헤라클레이토스로 묘사해서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오른쪽 구석에서 낮익은 얼굴이 우리를 쳐다보고 있다. 바로 라파에로.
미술관이 끝나갈 무렵에 앙리마티스의 방이 나온다. 커다란 그림이 벽면에 두어 군데 있다. 가운데는 의자. 여기는 사람들이 쉬어가는 곳. 시스티나 예배당에 들어가기 전 숨을 고르는 장소라 할까. 그 방에서 충분히 쉬고 나오는 통로에 현대화가들의 그림이 걸려있다. 달리, 피카소, 몬드리안, 칸딘스키 등 유명화가들의 그림이건만, 사람들의 눈길도 끌지 못하고 있다. 시스티나로 시스티나로 하듯이 스윽 흩어보거나 그냥 지나간다.
시스티나 예배당에 들어갔다. 여기는 'NO PHOTO'. 위를 올려다보고는 발걸음을 뗄 수가 없다. 내 앞에 사람들이 모두 정지 상태다. 화려한 색의 향연이 펼쳐지고 인물들이 살아 숨쉬고 있다. 눈을 어디에 둬야한담...천지창조 줄거리를 생각하기도 전에 인물들이 춤추 듯이 다가온다.
벽면 한쪽에 간신히 비집고 앉아 찬찬히 살펴본다. 천지창조 그림이 순차적으로 눈에 들어온다. 엄청난 크기의 사람들이 살아 숨쉬는 듯 생생하다. 도대체 몇 명이나 있는걸까.
뿐만 아니라, 그림을 구분해 놓은 기둥이 진짜 기둥인 냥 입체적이라 혼돈이 온다. 그림인지 진짜 기둥인지. 저 위에 매달려서 4년 동안 그린 사람을 생각해본다.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미켈란젤로에게 작업을 맡긴 교황 율리오 2세의 파워가 이런 예술품을 남기게 한 원동력일까. 천지창조가 장엄하다면 최후의 심판은 흥미로웠다. 어느 한사람 소홀히 하지 않았다. 근육이나 뒤틀린 자세나 살아있는 사람보다 더 감정 표현이 생생하니. 미켈란젤로의 얼굴까지 찾아보고 방을 나왔다.
미켈란젤로가 그토록 하기 싫어했다는데 율리오2세가 거의 강압적으로 시켜서 최대의 명작을 탄생시켰으니 둘의 관계는 어떤걸까 궁금해졌다.
원수가 은인이 된걸까. 앞에 본 모든 그림이 내 머릿속에서 사라지고 천정화로 가득찼다. 고마워요, 미켈란젤로...
" 저 천정에서 얼마나 열심히 일을 해야 했는지 알게 된다면 그 누구도 놀라운 천재의 작품이라 부르기 어려울 것이다." -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미술관을 나오니 6시 반. 천천히 숙소를 향해 갔다. 미술책에서 보던 그림을 실컷 보고 나니 허기를 채운 느낌이다. 밥을 안먹어도 배부른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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