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이탈리아여행 11일) 피사, 피사의 사탑에 오르다

정인숙 2019. 9. 29. 13:37

2019년 9월 28일 토요일

라 스파치아 ㅡ 피사 ㅡ 피렌체 숙소 체크인 ㅡ 단테의 집

 

낮선 곳에서도 잠을 잘자니 다행이다.  7시 반부터 아침식사 시작이라 식당(다른 건물)으로 갔다.  엊저녁만 해도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꽉 차있던  식당이 아침을 맞아 정갈하게 새 단장을 하고 손님을 기다린다. 테이블에 앉아서 서빙 받으며 먹는 아침식사. 방금 구운 크로와상과 방금 짜낸 오렌지 쥬스를 서빙하는 친절한 아주머니 덕택에 맛있게 식사를 하고 출발~.


9시 20분 기차로 라 스파치아를  출발해서 잠시 후, 10시에 피사에 도착했다. 


서로마 제국이 붕괴한 후, 11~12세기에 도시국가 피사 공화국은 해안 도시답게 지중해 곳곳에 교역도시를 세워 교역으로 부를  축적하고 십자군전쟁에서도 주된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제노바에 패하면서 점차 세력을 잃어 밀라노 공국의 보호령으로 전락하다가 1406년 피렌체에 패하면서 대규모로 약탈을 당하고 대부분 건물이 파괴되었다.  


버스를 타고가다가 피사탑이 눈 앞에 보여 하차했다. 와~! 상당히 기울어진 모습이다.  5.5도 기울어졌다던데...


사탑은 1173년에 공사를 시작했는데 한쪽 지반이 매우 부드러운데다 지반을 겨우 3m밖에 파지 않아 하중을 견디지 못했다. 그 후,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면서  200년 가까이 탑을  쌓았고, 여전히 계속 기울어지는 것을 막기위해 대대적인 보수작업을  행했다. 2001년 최종 보수작업을 완료하여 조금씩 바로 서기 시작했다. 그러자 관광객이 줄어들거라 우려하여 더이상 복원작업을 하지 않는다고. 


피사의 사탑 앞에서 사람들은 모두 즐거워한다. 손으로 밀어 올리고 발로 차느라 깔깔깔~~. 나도 덩달아 재밌어진다. 종탑에 오르려면 시간 예약을 해야한다. 입장료도 상당히 비싸다. 18유로.  기다리는 시간에 화려한 두오모 대성당을 둘러본다. 안에 들어가니 상당히 넓다.   성화와 조각을 둘러본다.   예수의 생애를 담은 조각이 섬세하다. 



세례당은 다시 티켓을 끊어야한다니 포기.  사탑에는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인원만 오르게 한다. 58미터니까 아파트로 몇 층이더라 꼽으면서  단단히 마음 먹었지만,  쉽게 올라갔다.  탑 주변을 돌아보다가 아찔해졌다. 탑이 기울어져 있어서 몸이 한쪽으로 쏠린다. 앉아도 무언가를 잡아야할 정도니. 꼭대기에 앉아서 저 멀리 평원과 마을 사탑 바로 아래를 내려다보며  30분 정도 머물었다.



성당 계단에 앉아 크로와상과 과일로 요기를 하고... 3시 10분 출발이라 시간 여유가 있어서 슬슬 기차역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걷다보니 인적이 드문 길이다. 왜 이러지?  반대방향으로 걷다가 다시 길을 잡았으나 또 멀어진다...시간이 흘러가니 마음이 바빠진다. 

경찰에게,  행인에게 물어가며 부지런히 걸었다.  땀이 흐른다. 40여분 걸려서 드디어 기차역에 도착하여 기차가 출발하니 졸음이 밀려온다. 긴장이 풀어져서인가.



피렌체에 도착하여 호텔로 들어가서 다시 체크인을 했다. 이번엔 숙소를 가족룸으로 배정해주네... 5박을 하고 하루 나갔다 다시 들어오니 업그레이드 해준 것이다.  둘이 방 하나씩을 차지하고 룰루랄라 쉬고....  호텔바에서 주스와 빵을 먹고 단테의 집으로 향했다.



두오모쪽 골목 안쪽에 단테의 집에 들어섰다. 단테가 살던 시기의 지도, 전쟁시 옷들, 동전 등등 여러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이층으로 올라가니 신곡을 그림으로 그려놔서 재미있게 봤다. 신곡을 읽어봐야겠구나... 베아트리체를 그려놓은 책도 눈에 띄었다. 1시간 정도 관람하고 나왔다.

아직도 밖은 환하다. 내일 아침에 산마르코 성당에 가려 했으니 사전답사겸 그리로 발을 옮겼다. 소박한 성당 외부에 산마르코 미술관 입장시간이 적혀있다. 내일은 휴관이다.... 이런~~ 친구가 프라 안젤리코의 '수태고지'를 무척 보고싶어했는데...쩝!



성당 앞 광장에 앉아서 석양을 받아 환하게 드러난 성당을 바라보았다. 사보나롤라(1452 - 1498년)가 이 수도원에 원장으로 있던 곳이다. 부패한 카톨릭 권력에 대항하고, 찬란하지만 타락한(이교도적인) 르네상스시기 피렌체를 개혁하여 신국을 세우고 싶어한  개혁가일까, 설교로 사람들을 홀리는 요승일까.


작은 공원 벤치에 앉아 있자니 옆자리의 아담이라 불리는 아이와 아이 아버지가 어찌나 재미있게 노는지 그쪽으로 시선이 돌려진다. 아담의 웃음소리가 높이 공중으로 흩어지니 채원이가 그리워진다.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 여동생과 아담... 그들 가족의 여유로운 한 때를 엿보며  마음이 따뜻해졌다.  더불어 멀리있는 내 가족의 얼굴이 하나하나 떠오른다. 그래... 저렇게 가볍게 따뜻하게 살아야겠지.




피사 두오모 성당과 사탑. 사진으로는 기울임을 표현하기가 어렵네.



피사 세례당


두오모 내부








































단테의 집 앞 길바닥에 드러난 단테의 얼굴.


산마르코 성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