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이탈리아 여행 15일) 나폴리로 가다, 나폴리 고고학 박물관

정인숙 2019. 10. 3. 13:43

2019년 10월 2일, 수요일


로마 산타마리아 마조레성당 -  나폴리 ㅡ  고고학 박물관

 

잠시 나폴리로 중간 나들이를 가는 날이다. 12시 20분에 기차가 출발하니까 오전에는 산타마리아 마조레 성당을 보러 나섰다.  마조레 성당을 앞에 두고 노천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다. 이제 일상화된 카페에서 커피 마시기. 날씨도 좋고 바람도 선선하다. 지나는 이탈리아인들이 눈에 들어온다.  얼굴 생김새도 옷차림도 멋진 사람들... 거기에 문화재까지... 이들은 복을 타고 났구나싶다.



352년 8월 한여름에 에스퀼리노 언덕 꼭대기에 눈이 하얗게 내렸다. 당시 교황 리베리우스는  꿈 속에서 이 자리에 성당을 지으라고 계시를 받았기에 성당을 짓기로 하고 실제 축성은 431년에 시작하였다. 예전에 교황의 임시 관저이기도 했던 마조레 성당은 로마 4대 성당 중 하나이다.



앞쪽에 미켈란젤로가 만든 예배당을 다시 돌아보고 천정화에 사용한 금은 콜롬버스가 신대륙에서 가져온 것이라니 유심히 올려다보고. 말구유 유물이 진짜일까 의구심도 들고. 조각상과 성화도 꽤 많다.  한 예배당에서 미사를 올리기에 미사에도 참여하였다. 베드로 성당의 발다키오를 제작한 베르니니 묘지도 여기 있네...  



고해실에 신부님들이 들어가 계시고 방문객들도 고해를 하고 있어 나도 다가갔다. 여행중인데 불쑥 불쑥 불편한 마음이 올라온다고 말하니 동료들에게 불편한 점을 솔직하게 말하라고 하시네. God bless you! 하시며.  사람마다 다 다르니 그러려니하고 그냥 지나쳐야는데 분별심이 자꾸 생기니 마음이 불편한거다. 아무튼, 신부님께 말씀을 드렸더니 마음이 후련해진다.

 


교회 밖으로 나오니 오벨리스크가 하늘로 솟아있다. 위를 쳐다보는 순간, 아찔해진다. 구름이 흘러가는 모양새가 마치 오벨리스크가 흔들리는거 같았다. 착시현상... 동료들에게 탑이 흔들거린다고 장난치면서 한바탕 웃음을 터뜨렸다. 이 오벨리스크는  포로 로마노의 콘스탄티누스 바실리카에서 가져온 것이라니  '도둑질하지 말라'는 십계명을 어긴 것 아닌가. 또 분별심이 일어났군 ㅋ. 




나폴리로 떠난다. 이탈리아는 기차로 다닐 수 있어 매우 편안하다. 일찍 예매하였기에 저렴한 가격으로 1등석에 앉아서 서비스를 받아가며 여행을 즐긴다. 나폴리역 근처 라마다 호텔에 방을 잡았다. 나폴리는 치안이 불안하다하여 오후에 고고학 박물관에만 갈양으로 오후에 출발한 것이나 막상 이곳에 와보니 여느 도시와 다를바가 없다. 사람들은 바삐 오가고 북적거리고 ... 한때 나폴리공국으로 큰 도시국가였으니. 로마보다 사람들 차림새가 덜 세련되고 도시 모습이 낙후된 것처럼 보일뿐.  점심을 먹으로 역 앞 식당들 중 인테리어가 깔끔한 한 곳에 앉았다.

해산물 파스타를 시켰는데 기름이 너무 많고 짜고... 다 먹지도 못했다.




메트로를 타고 고고학 박물관에 갔다. 폼페이 유물이 이곳에 있다고 하여. 고대 로마의 휴양지였던 폼페이가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AD79)하면서 하루아침에 사라진 것. 천년 가까이 화산재 속에 묻혀있다가 1500년 경에야 발굴이 시작되었다. 대리석 두상이 끝없이 늘어서 있다. 방에서 방으로 이어지면서 엄청난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각종 조각상이 '나 여기 있다'고 뽐내고 있다. 죽음 속에서 살아난 조각상들이다. 유물들만 보아도 폼페이가 얼마나 화려한 도시였는지 가늠된다.



이층을 둘러보는데 사방이 컴컴해지면서 천둥 소리가 요란하다. 곧 이어 번개가 치고 비가 세차게 쏟아진다. 사람도 많지 않은 박물관 안이 괴괴하다. 걸음을 재촉하여 3층까지 둘러보고 내려오니 벌써 세 시간이 지났다. 밖으로 나오니 벌써 깜깜해지고 폭우가 쏟아진다. 친구가 다행스럽게도 우산을 지니고 있었다. 나는 우비만 가져왔는데... 작은 우산을 받치고 메트로에 가서 가리발디역으로 간다. 역에 내리니 비가 더 강하게 쏟아진다. 결국 옷이며 운동화며 다 젖어서 돌아왔다.  뜨거운 물을 얻어와 라면으로 속을 풀다. 내일은 비가 그치기를 ....





















베르니니 무덤







































알렉산더 대왕의 전투장면을 모자이크화로 그렸다.



저울.  정확하게 무게를 재려고 정교하게 만들고 사람얼굴을 장식으로 사용한 것이 인상적.

박물관 내부









화산재와 불길에 녹은 구멍에 석고를 부으니 사람 형체가 나타났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