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에 있는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나오니 세 시.
집으로 곧바로 돌인가긴 서운했다.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아직도 가버나움을 상연한다니 그리로 가자~
레바논은 도대체 왜이리 망가졌을까.
'그을린 사랑'에서도 보는 이를 힘들게 하더니 '가버나움'에서도 변한게 없다. 기본이 안되어 있는 사회에서 사림들은 그악스럽게 자신의 이익만 쫒는다. 돈을 쫒아 나 살길 챙기느라 돌볼 여력이 없는것인가.
자인은 베이루트 빈민가에서 태어나 출생기록조차 없는 아이로 어릴 때부터 돈을 벌어 가정에 보탠다 . 그의 부모는 어린 자식들에게 돈을 벌어오게 길거리로 내몰면서 언어 폭력과 신체폭력이 일상이다.11살짜리 여동생이 임신으로 죽자 삼십대인 그의 남편을 칼로 찌르고 법정에서 하는 말이 '나는 부모를 고소한다.'
열두살짜리 얼굴에 나타난 분노와 체념.. 슬픔. 그의 짧은 삶은 노동으로 허리를 펼 짬이 없다. 일보다 더 힘든 정신적인 황폐화.
여동생이 팔려 나가자 자인은 집을 나온다. 에디오피아인 라흘을 만나 그의 아기 요나슨을 돌본다. 하지만, 라흘이 불법체류자로 구속되자 자인은 어떻든 요나슨을 돌보려 애를 쓰지만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영특하고 귀여운 요나슨을 보면서도 웃음이 나오지 않는다. 자인이 이 아이를 끝까지 돌보는게 라흘의 따스함 때문이려나. 인간으로서의 기본을 잃지않고 따뜻하게 대해준 라흘. 영화속 라흘은 원하는 대로 이주하였지만, 세상의 수많은 불법 이주민 라흘은 어떡해야하는지...
도무지 헤쳐나갈 수 없는 상황 앞에서 짓는 공허한 슬픈 눈빛을 지닌 아이. 지구 저편 어딘가에서 오늘도 헤메고 다닐 아이들. 그 아이들을 그려낸 감독의 시선이 따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