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나.. 이 영화를 보면서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이 얼마나 우스운 일인지 깨달았다. 지금까지 방식과는 전혀 다르게 다가오는 영화, 엘르.
미쉘은 똑똑하고 이지적이며 성공한 여성이다. 게다가 미모까지 우아한 중년여성. 어느 날 밤 괴한이 침입하여 성폭력을 당한다. 그런데, 이 여자는 감정을 통제하는 능력을 습득한 것인지
원래 이성이 타고났는지 아무 일도 아닌양 수습하고 범인을 찾아 나선다. 때마침 그녀가 대표인 게임회사 내부전산망에 그녀를 강간하는 비디오물이 게시된다. 직원들 앞에서도 전혀 당황하지 않고 직원들을 독려하고 살피며 주변을 면밀히 관찰한다.
그녀와 주변 사람들.. 어머니와 아버지, 전 남편과 젊은애인, 아들과 임신한 여친, 이웃집 부부, 친구 안나부부 .. 은 ㅡ우리 정서로는 예측이 안되는 ㅡ 어떻게 살아가는지 보여준다. 한 사람 한사람 등장할 때마다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이해할 수 없는 관계가 펼쳐진다.
상당히 불편하기도 하고 예측을 뛰어넘는 관계에 '어머나~!' '저런~!' '어이구~!' 소리만 터진다.
괴한이 이웃집 남자라는걸 알아내고도 계속 만나며 흐트러지지 않는다. 오히려 '유혹하는건가' 생각이 들 정도로 대담하다. 결국 아들의 손에 맞아 이 남자는 죽는다. 아들의 손을 빌어 죽이는건지도...
아들과 며느리가 백인임에도 흑인 아이를 낳고 감격하는 모습에 또 한번 '헉~!'하고는 이젠 영화스토리에 온전히 맡긴다. 내 머릿속 판단은 저멀리 버렸다.
미쉘의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옆집 남자가 다 죽고나자 겨우 평안해졌다. 미쉘은 평안을 얼마나 유지할까가 갑자기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