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여수여행

정인숙 2019. 3. 18. 15:56

 

 

 

 

 

 

 

 

 

 

 

 

 

 

 

 

 

 

수원 ㅡ 여수 ㅡ 오동도 ㅡ 벽화마을 (2019. 3. 13)

 

여수행 기차를 탔다. 꽃샘추위로 많이 추워져서 내의를 입고 패딩조끼도 입고 패딩 아우터를 걸치고 길을 나섰다. 남쪽엔 봄이 얼마큼 와 있으려나 잔뜩 기대하면서..

 

가을에 이탈리아를 함께 여행할 옛 동료를 만나고 친구도 만나고 여수에서 활동하는 양샘도 볼겸 떠난 여행이다. 이탈리아여행 사전 모임이랄까. 새마을호 열차를 타보니 KTX보다 한결 편안하다. 좌석도 넓고 속도도 우리 몸에 잘 맞는지 차창밖 풍경도 더 잘 보인다.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하얗고 분홍빛 꽃이 산등성이마다, 양지바른 언덕바지마다 환하게 피어 빛나고 있다. 수원서 네 시간 좀 넘어 여수 도착. 그 길 끝머리에 겨자빛 코트를 입고 활짝 웃으며 맞이해주는 여인이 바로 양샘.

 

양샘의 안내로 바다가 보이는 식당에서 갈치조림을 맛나게 먹었다. 바닷물이 햇빛에 반짝이며 일렁인다. 양샘은 도시재생사업 프리젠테이션 일정이 생겨 우리끼리 오동도로 슬렁슬렁 걸어갔다. 바람이 부드럽게 뺨에 와닿는다. 물결이 찰랑이는 바다를 오른편에 끼고 걸어가니 오동도에 맞닿는다.

 

오동도 안쪽으로 들어가니 동백꽃이 조금씩 풍성해진다. 동백꽃도 해갈이를 하느라 올해는 덜 만개했다한다. 전망대에 오르니 바다 반대쪽엔 빨간 꽃들이 보석처럼 박혀있다. 동백나무가 저렇게 고목으로 자라려면 몇 년이 걸려야할까. 우리집 동백나무를 떠올려보니 백년도 넘었을터. 특히 재래종 외꽃잎 동백은 성장이 아주 더디더만.

 

동백꽃차를 마시며 잠시 쉬었다. 떨어진 꽃송이를 모아 꽃바구니를 만들어놓았네..이것도 리싸이클링?

 

양샘을 만나 벽화마을을 걸었다. 꼬불꼬불 골목길을 걸으면 새로운 길이 나온다. 양샘은 오래된 벽화를 새롭게 재탄생시키는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 동네의 역사를 품은 벽화를 그리고싶어하는 열정적인 작가. 산동네 꼭대기에 오르니 여수 바닷가 풍경도 시내 풍경도 한 눈에 들어온다. 이 길을 잘 살려 문화와 역사가 어우러지는 동네로 살려내기를 바래본다.

 

양샘집도 벽화마을 중턱에 자리잡고 있다. 열평 남짓한 방에 있을건 다 있다. 손수 갈아 내린 고급진 커피를 왕실 찻잔에 담아 마신다. 오랜만에 맛보는 커피 '아! 맛있다~'. 밤에 잠 안올까 걱정하면서도 커피 유혹에 넘어갔다. 눈앞에 펼쳐진 바다와 어우러진 그윽한 커피향을 어찌 참을 수 있으랴.

 

저녁식사는 여수 돌게장. 현지인이 이끄는 식당이 '청정 게장'.

게장은 말할 것도 없고 나물도 밥도 달디달다. 눈깜짝할새에 뚝딱 밥을 먹어버렸다. 수북히 쌓인 게껍데기. 과식에 커피에 살짝 걱정이 인다.

 

양샘 집에서 밤늦도록 이야기를 나누고 앞 숙소로 건너와 잠자리에 들다. 하루가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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