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 24 쿠바 7일째 아침, 칸쿤으로 떠나다
아바나 ㅡ 칸쿤
아침 일찍 아바나 호세 마르띠 공항으로 떠난다. 다시 못올 쿠바이리라 생각하니 창밖 풍경이 예사롭지 않다. 어린아이들이 어머니와 함께 바삐 걷는다. 서두르는 어머니와 뒤쫓아가는 아이..저들은 무슨 이야기를 나눌까.. 우리네와 비슷하겠지.
도로에는 쓰레기가 나뒹군다. 칠이 벗겨져 쇠락한 저 집들이 처음에는 어땠을까 상상해본다.
열정적인 국민성만큼이나 컬러플했을 거리였으리라 짐작해본다.
학교임직한 건물에는 교복입은 아이들이 몰려들면서 재잘거린다. 결혼 빈도가 낮아진다니
출생율도 급격히 떨어질텐데 이 나라는 어떤 대책을 세울지도 궁금하고.
한 해 한 해 시간이 지날수록 더 퇴색해져가는 집, 거리, 물자부족 ...
혁명을 일으켜 사회체제를 바꿨다는 것만으로 가슴이 벅찼던 날들은 지나가고 가난이 일상화되어 살아가는 사람들...
이들에게 혁명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물질문명을 누리고 살았을까. 빈부격차와 부정부패가 만연한 사회가 되었을까. 이 나라가 경제적으로 좀더 나아져 사람들이 더 큰 꿈을 펼치고 더 멀리 더 격정적으로 살아가길 빌뿐이다.
공항가는 도로 한 켠에 자동차가 세워져있다. 어김없이 나타나는 쿠바의 풍경 한 컷... 자동차 밑을 들여다보고 뭔가를 만지는 운전사...이들은 운전기사이면서 수리기사인가보다. 몇 년 후면 쿠바의 그림이 바뀔까.
비행기가 활주로를 구른다. 다시 또 밟을지 기약할 수 없는... 쿠바여 안녕~~! 유쾌한 알도씨와 버스에서 내릴 때마다 손잡아주던 친절한 버스 기사의 나라...
쿠바가 지금의 정취를 잃지 않으며 경제적으로 발전하길 빌며..
치첸잇샤에 대한 자료를 읽다보니 어느새 칸쿤에 도착하였다. 1시간 정도 비행한 듯. 바닥에 물기가 있고 차창에 빗방울이 흐른다. 좀 전에 비가 쏟아졌나보다.
창밖 풍경은 전형적인 휴양도시다. 리조트와 호텔이 해안가에 늘어서 있다. 저 숙소를 이용해야만 바다를 즐길 수 있겠거니 생각하니 조금은 씁쓸해진다.
함께 탑승한 이곳 가이드가 이 지역에 대해 유창하게 설명해준다.
유카탄반도는 바다밑바닥에서 융기한 석회석 지대로 빗물이 바로 땅속으로 흡수되어 지하에 웅덩이를 만든다 한다.
1517년 스페인 정복자들이 유카탄반도에 도착하여 땅을 파봤으나 아무것도 나오지않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후, 유럽부호가 칸쿤을 지나 벨리즈 콰테말라 쪽으로 내려가면서 산호초 지역을 발견하고 휴양지를 세우고자 하였다.
실제로 1980년대중반에서야 관심을 가져 90년대부터 개발되었다. 인구도 함께 늘어나 그 전에 100여 명이던 주민이 지금은 백만 명이 거주하는 큰도시가 되었다.
멕시코는 제조업이 거의 없고 부가세가 16프로나 붙는다는데 길가에 명품샵이 즐비하다.
칸쿤 호텔에 들어왔다. 손님이 한꺼번에 도착했는지 로비가 상당히 번잡하다, 규모도 상당히 크다. 쿠바 시골쥐가 칸쿤 서울쥐를 방문한 형색이다.
소박하고 간단한 시설이 이용하기엔 편리한데..
실외풀을 지나 숙소로 들어가니 햇빛이 쏟아져 내린다. 여장을 풀고 바다로 나갔다.
흰 모래가 마치 하얀팥을 거피낸 듯 곱다. 파도가 밀려온다. 그 파도에 몸을 실어 두둥실 떠다니다 모래밭에 내동댕이 쳐져도 물빛이 신비로와 상쾌하다.
해안선이 어찌나 길은지 눈으로 가늠하려 해도 끝이 없다. 이렇게 아름다운 바다가 내 앞에 펼쳐져 있다니...
뜨거운 물로 샤워. 맛있는 음식. 각종 음료와 주류, 간식도 원하는대로 . 그야말로 올 인클루시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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