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트리니다드, 원형 그대로 낡아가는

정인숙 2018. 1. 25. 08:39

 

 

 

 

 

2018년 1월 21일, 트리니다드

 

아침 식사 전에 잠깐 바다를 엿보다. 숙소가 리조트여서 바로 바다와 연결되어 있다. 푸른 카리브해가 드넓게 펼쳐져 잔잔하게 물결이 일렁인다. 우와~~ 아름다워라~~

 

트리니다드 시내로 출발한다.

상인들이 좌판을 벌리기 시작한다.

트리니다드는 15, 16세기에 조성되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곳.

돌을 박은 골목이 아름답다. 유럽 어느 도시의 골목길 모습이다. 가운데가 움푹 들어가 수로 역할을 하는... 보수가 안되어 허름하고 낡아 더 정겹다.

 

여행객의 도시답게 여행객들이 밀려 들어온다.

옛 저택 박물관 타워에 오르니 사방이 붉은 지붕이다. 성당 종탑이 보이고 광장도 보이고..

 

점심을 먹고 자유로이 돌아다녔다. 성당종탑에 오르려고 들어가니 박물관이다. 혁명 당시의

피델 카스트로, 체게바라 부대와 까밀로 시엔푸에고스 부대의 이동로, 사진, 물품등을 진열해 놓았다. 열정과 희망에 찬 얼굴들을 보니 나도 가슴이 뭉클해진다.

 

성당 타워에 오르니 바람이 시원하다. 저 멀리 겹겹이 포개진 산자락은 안개에 휘감기고 색바랜 붉은 지붕위로 부겐베리아 꽃 덩쿨이 뒤덮고 있다. 그 너머로는 카리브해가  햇살에 반짝인다.

 

공원에 앉아 있자니 할아버지 세 분이 계속 연주를 하신다. 남루한 행색에 까맣게 주름진 얼굴.. 이도 많이 빠지셨는데 쉬지않고 연주하고 노래를 들려준다. 어찌나 신나게 잘 하시는지...여기 사람들은 일하는거 보다 악기를 튕기며 노래하고 춤추는게 기질에 맞나 보다.  우리는 늙어서도 일을 해야 편안해하는 사람들이고...

 

호텔로 돌아와 바닷가로 나갔다. 저 멀리 해가 넘어가고 있다. 태양이 드넓은 바다를 온통 붉게 물들이고 구름사이로 사위어간다.  친구와 해변을 거닐고 잠시 쉬다가 9시 경에 다시 마요르 광장으로 갔다.


계단 중간 까사 데 라 뮤지카 앞에는 음악에 맞추어 사람들 모두가 소리지르고 웃고 온몸이 흐느적흐느적 춤판이다. 쿠바 할아버지가 살짝 취하셔서  춤을 추자고 자꾸 손을 내민다. 제가 춤을 잘 추면 이러고 있겠어요? 에구구~~

 

음악이 바뀌자 광란의 밤이 펼쳐진다. 모두들 어디선가 짝을 구해 손과 머리, 어깨, 팔, 다리, 허리, 엉덩이를 이리저리 자유자재로 꿈틀꿈틀~ 그 흥겨움에 취해 나도 다리를 흔들거려본다. 다리가 아파서 계단에 앉아있자니 선분홍색 원피스를 입은 아가씨의 실룩이는 엉덩이가 시야를 가린다. 다시 일어서서 보니 우리일행만 차렷자세 ...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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