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19일, 쿠바
아바나 ㅡ비날레스 ㅡ 아바나
비날레스 가는 길.
아바나 시내를 지나자 전원풍경이 펼쳐진다. 소나 말이 한가로이 풀을 뜯어 먹고 야자나무가 높이 하늘을 향하고 도로변에는 방품림이 늘어서 있다. 콜로버스가 도착했을 때 섬 전체가 푸른 숲으로 가득 차 천국이라고 한만큼 청정지역이었다. 그들이 사탕수수를 들여와 플랜테이션으로 개간하느라 전 국토가 황폐하였다지.
혁명 후, 조림사업 덕택에 많이 회복하였고 도로변 방풍림도 그때 심었다고.
저기 노니는 소나 말은 국가 재산이란다.. 국민들이 골고루 우유를 먹으려면 함부로 잡아 먹을 수 없단다. 대신 닭이나 돼지 등은 사유재산이 인정된다.
좀더 달리니 반대편 차선에 지나는 차량이 없다.
경작지는 나대지로 변해 풀이 무성하다. 농작물이 자라고 있을 땅이 왜 저렇게 버려졌을까. 농기계가 보이지 않는 경작지..소 두마리가 땅을 갈고 있다. 농부가 손으로 무언가를 심고 있다. 저렇게나 넓은 땅을 어떻게 손으로...에구~
젊은이들이 농사 짓는걸 싫어할만하다. 누가 저렇게 힘들여 일하고싶을까. 혁명세대는 희망에 벅차서 일했다지만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는걸.
차량이 드문 고속도로임에도 차가 정차한다. 버스 앞에 누런소 흰소 검은소들이 유유히 무단횡단하시고 있다. 파란 하늘에는 매가 날개를 쭉 펴고 하늘에서 유영한다.
비날레스 지역은 여행객들이 필수코스인 듯. 예쁘게 단장한 까사 마당에 빨래들이 하얗게 펄럭인다. 울창한 산림에 동그란 산봉우리인 모고떼가 봉긋 모습을 드러낸다.
이 지역은 관광업으로 생활이 좀 낫겠지..
서산에서 늘 봐온 붉은 황토이다. 낮익은 땅에 농산물도 비슷하다. 고구마, 마등이 주요 산물이라네 ..
인디언 동굴. 석회암 동굴에서 보트 타기. 이런~ 10분 채 안되어 하선. 안으로 1킬로라는데 미개봉지역이라 못간다네...
선사시대 벽화를 보고 다들 웃었다. 원색으로 공룡과 원시인 그려놓아 귀여울정도다. 61년 카스트로가 그리라고 했다한다. 어이없는 벽화를 중심으로 휴게소와 식당이 들어섰으니 그나마 제 몫을 하는건가.
돼지고기 구이와 감자, 콩밥을 맥주 한 잔과 맛있게 냠냠. 방목하는 돼지라 그런가 냄새도 없고 기름기가 없이 담백하다.
풀밭위에 닭과 개, 소, 말, 돼지가 한가로이 돌아다닌다. 동물들도 경제적 타격을 받는가 비쩍 말랐다. 포식 대신 자유를 택했으니 행복하리라 자위하겠지...
구름이 한가롭고 맑은 공기에 마당에는 부겐베리아꽃이 활짝 피어있다. 담배건조장에서 시가를 어떻게 만드는지 보았다. 일행중 한 분이 까만 썬글래스를 끼고 시거를 물어보신다. 그분의 여유로움이 일행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건조장 노동자들의 자녀들인 듯 남루한 형색의 아이들이 까만 눈망울을 굴리며 쳐다본다. 모두들 볼펜을 들고 서있는데 한 아이만 갖지 못했네... 얼른 볼펜 한 자루 건내주며 잠깐 눈빛이 마주쳤다. 스치는 눈빛에서 부러움이 느껴졌다. 무상교육과 무상의료가 전국민에게 실시되건만 기나긴 경제 봉쇄와 의욕저하로 소득이 보장 안되는 사회...어떻게 풀어야할까 잠시 혼란에 빠진다.
비날레스 시내에서 마을을 돌아본다. 다시 버스를 타고 전망대에 올랐다. 여성 밴드가 춤과 음악으로 맞이한다. 그들의 스텝에 맞춰본다. 딴따라따 딴따라따 우측으로 두 번, 좌측으로 두번... 흥겨운 살사리듬. 이곳은 술과 춤과 노래가 필수.
눈 앞에 모고떼가 병풍처럼 둘러쳐있다. 열대밀림의 무성한 숲 너머 저쪽으로 산봉우리를 깍아 다듬은 듯 둥그런 봉우리가 다시 봐도 신기하다.
저녁을 먹고 호텔로비에 들어서자 살사공연이 한창 절정이다. 베사메무쵸, 키샤스키샤스, 관따라메라는 이곳의 애창곡이군. 식사때마다 옆에 붙어 연주하고 곳곳에서 들려온다. 춤과 노래, 악기에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열정적인 사람들.
밤에 부에노비스타 소셜클럽에 갔다. 무용수들의 현란한 몸짓, 봉고와 통가를 두드리는 손놀림, 트럼펫을 불면서 연신 흔들어대는 흑인 뮤지션..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 연주를 기대하고 갔으나, 그냥 상업적인 쑈여서 살짝 실망. 그래도 매일 밤 공연하면서도 저렇게 신이 날까 궁금해진다.
흥이 많은 사람들의 공연을 모히또 한 잔과 즐기노라니 아바나에서의 밤이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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