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 17 멕시코 3일째
소칼로광장 ㅡ 대성당 ㅡ 대통령궁ㅡ프리다칼로 박물관
날씨가 쾌청하다. 오늘은 쿠바로 떠나는 날.. 유럽풍의 '예술의 전당'이 아침햇살에 아름답게 빛나고 있다. 공원들머리에는 베니또 후아레스 대통령의 동상이 지나는 시민들을 굽어본다.
멕시코는 1521년 코르테스에게 정복되고 정확히 300년이 지난 1821년 독립을 성취한다. 이후, 불안정한 정국과 1846년 미국과의 전쟁에서 대패하여 국토의 1/3을 잃는다.
이틈을 타서 처음으로 인디언 출신의 베니토 후아레스 대통령이 선출되어 정교분리, 노예제도 폐지등 입법, 사법개혁정치를 단행한다. 이나라를 한발자국 더 앞서나가게 한 존경하는 대통령이다 . 아하~! 후아레스 공항...
십여분 건물 사잇길로 걸어가자니 여기가 멕시코라는 생각을 깜박 잊는다.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의 어느 골목길을 걷는거 같다. 스페인에 의한 정복이 끝나고 1570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시 계획이 수립되어 재탄생하였다니.
가이드가 소깔로 광장 옆 대성당을 지나간다. 어디로 가는걸까.. 그가 이끈 곳에 아즈텍 인들이 신전을 세웠던 흔적이 남아있다.
아즈텍인들은 주변 400여 국가를 속국으로 삼은 강대한 나라를 세웠다. 그들은 테스코코 호반에 나무기둥을 세워 도시국가 테노치티틀란을 세우고 배로 이동하였다.
스페인 정복자들은 이 도시를 깡그리 부수고 그 위에 흙을 덮어 도시를 새롭게 세웠다.
가만히 살펴보니 신전의 돌과 대성당의 돌이 같은 종류다. 신전을 뜯어내 성당을 만들은게다.
대성당을 둘러보고 광장을 한 바퀴 돌았다. 바쁘게 걷는 사람들 무리에 끼어서. 도시의 과거와 현재를 찍은 사진들을 들여다보고 .. 유적지를 다시 한 번 둘러보고..이 도시의 아픔이 전달되는 듯 가슴이 아릿해진다. 햇살이 점점 두터워진다.
대통령궁에 들어갔다. 오늘따라 늦게 문을 여니 시간이 급하다. 계단을 오르자 디에고 리베라의 벽화가 시야에 확 다가온다. 강열하면서도 섬세한 터치에 감동이 밀려온다.
인디오 선주민들의 평화로운 생활, 아즈텍인들의 삶, 그들을 불행으로 몰아넣은 금을 채취하고 제련하는 모습, 스페인 정복자들의 무자비한 약탈, 독립선언, 혁명과정, 미국과의 전쟁 그리고 패배, 프랑스와의 전쟁에서 승리, 혁명과정을 섬세하면서도 힘차게 그렸다.
뚱뚱하게 살찐 탐욕스런 신부.. 코르테스의 얼굴은 아예 사람의 얼굴이 아니었다. 추악하고 탐욕 그 자체다. 시간이 충분하다면 역사적인 인물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할텐데..
이달고 신부, 판쵸비야, 사파타 등이 힘차게 멕시코의 독립과 혁명을 이끌고 있다.
프리다 칼로도 눈에 띈다.
시간이 촉박하여 가이드의 설명을 쫒아 눈길을 두느라 바쁘다. 삼십 분이 순식간에 흘러
아쉽게 발길을 돌렸다.
프리다 칼로의 집. 디에고 리베라가 국가에 헌납하여 미술관으로 거듭난 파란 집에 왔다. 시간 예약을 했슴에도 관람객이 길게 늘어서있다.
프리다 칼로의 집에서 그의 작품을 대하니 숙연해진다. 18세에 교통사고를 당해 평생 누워서 살아야하는 절망감. 그런 딸에게 그림을 권한 부모님.
어머니는 딸이 누워서
그릴 수있도록 천장 아래에 특수 거울을 제작했다. 거울 속 자신을 그리면서 사색하며 버틴 삶. 그에게 삶은 디에고 리베라와 그림, 그리고 고양된 사상이 버팀목이었다. 트로츠키가 이 집에 잠시 살면서 교분을 쌓았다니 아프면서도 평등세상을 꿈꾼 그녀의 사상을 가늠해본다.
철제 코르셋과 의족 등에 의지하여 세상으로 나아간 사람. 고통이 눈앞에 펼쳐지니 가슴이 먹먹해진다.
광장 옆 노천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었다. 멕시코의 한낮 햇빛에 따뜻해졌다. 패딩류를 벗고 한결 가벼운 몸으로 식사를 즐긴다.
또띠아에 소고기, 선인장잎, 아보카도를 갈은 과카몰리 소스를 얹어 싸먹었다. 지금껏 제일 맛있게 먹었다. 옆 테이블에서 건너온 고춧잎 장아찌를 더하니 한층 맛났다.
쿠바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옆자리에 일본인 학생 두 명과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기억속 필름을 되돌려본다. 후딱 지나간 멕시코시티에서의 삼일을.
쿠바에 도착. 한랭기온이 여기도 몰려와 쿠바사람들 얼어죽을판이라네 에구~.
호텔에 도착하니 환전하랴, 와이파이 카드사랴 복잡하다. 와이파이가 한 시간에 2달러 조금 넘는다. 어려운 나라에서 돈 좀 쓰지 뭐 ~ 하니 마음이 편해진다.
내일부터는 쿠바다. 몸과 마음이 따뜻해지리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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