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체 게바라의 도시, 산타클라라

정인숙 2018. 1. 21. 14:13

 

 

 

 

 

 

 

2018년 1월 20일, 쿠바 3일째

 

아바나 ㅡ 산타클라라 ㅡ 트리니다드

 

산타클라라로 간다. 체게바라가 1958년 마지막으로 승리하면서 패색이 짙어진 바띠스타는 패배를 직감한다. 그는 후에 코스타리카를 거쳐 미국으로 망명했다. 산타크라라는 일명 체게베라 도시라 불려진다고 한다.  이곳에서 정부군이 군수물자와 군인들을 싣고 가는 열차를 기지를 발휘하여 양쪽의 손상없이 그대로 몰수한 곳.  체의 시체는 볼리비아에서 사후 30년 지나 가져와 이곳에 안장되었다. 35명의 전우와 함께.

 

쿠바에서는 가이드가 쿠바 현지인이다. 90년대 초기에 평양에 4년동안 유학하여 한국말을 배웠다한다. 북한에서 공부해서 남한 사람들을 위해 일하는 아이러니..

 

아바나 말레콘 해변에 낚시꾼들이 많이 나와 있다. 헤밍웨이가 여기 와서 낚시가 일이었 듯 쿠바인들은 낚시를 좋아하나보다. 허긴 그닥 놀거리가 많지 않으니..낚시가 큰 즐거움이겠지. 게다가 잡아서 먹을 수 있고.

 

도로 안쪽으로 직사각형의 건물들이 우뚝 우뚝 아무렇게나 세워져 시야를 가린다. 혁명 후, 집을 나눠주려고 아파트를 건설했는데 엘리베이터 없이 10층 건물을 오르내려야 한다고. 이제 노인이 된 주민들은 어떻하든 그곳을 벗어나려고한다고 전해준다.

 

트리니다드로 가는 길. 고속도로임에도 도로 사정이 좋지 않다. 덜커덩~쿵!  간간히 히치하이킹하는 사람틀이 손을 흔든다. 간혹 자동차가 지나갈뿐 한가로운 풍경이다. 나대지로 변한 경작지가 안타깝다.

 

휴게소에서 코코넛과 파인애플을 갈은 쥬스를 맛있게 마시고 다시 달린다.

 

오로지 눈앞에는 드넓은 하늘에 뭉게구름이 떠가고 초록의 수목과 빛바랜 들판이 이어진다. 매가 원을 그리며 비상하는 풍경을 선사한다.

 

산타클라라 도착.

체게베라 기념관이 정전 사태로 관람을 못한다네. 토요일이라 기사도 올 수 없다니...본의아니게 사회주의의 실상을 확인.

이런~~

체는 1956년에 쿠바에 들어와 2년만에 혁명을 완수하고 59년 1월 1일 아바나에 입성한다.

남쪽 시에라마에스트라산에서 부터 부대를 이끌고 오면서 작전에 능하고, 현지 농민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하고 항상 앞장서서 전투에 임하는 모습에 감동받아 수많은 쿠바인들이 뒤따랐던 체. 지금은 높은 곳에 동상으로 살아나 쿠바를 지켜보고 있다.

 

체는 지금의 쿠바에 있다면 어떤 생각을 할까.

경제적 궁핍을 해결하려고 고민하겠지. . 당시 외국인으로서 한계를 절감하고 볼리비아로 떠났을까 .. 이리저리 궁리를 해본다.

 

'시티오뮤세오'에 들렀다. 체가 처음으로 승리한 곳. 군수물자를 싣고가는 정부군 기차를 탈선시켜 항복을 받아냈다. 그 당시, 철로를 들어낸 불도저, 열차 차량 세 개가 놓여있다.

산타클로라 도심지를 지난다. 낡은 집들, 어두운 실내, 퇴색한 빨래..가난한 살림살이를 여지없이 드러낸다.

기나긴 미국의 경제봉쇄 끝에 다시 외교관계를 시작했으나, 트럼프 집권으로 다시 잿빛... 미국의 지배를 벗어나기가 이리도 어렵구나 새삼 실감한다.

 

비달광장에서 시민들은 주말을 즐기고 있다. 아이들은 자전거를 타고 어른들은  와이파이 존인 이곳에서 핸드폰 보느라 여념이 없다. 와이파이 카드가 상당히 비싼데도 어떻하든 사용한다는 주민들...

체가 머문 호텔에는 총탄자국이 선명하고 마르따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헌납한 극장, 도서관 등 옛 건물이 광장을 둘러싸고 있다.

 

6시가 넘어가니 그야말로 불빛 하나 없는 깜깜한 길을 달린다. 7시경에 드디어 트리니다드에 도착.

 

트리니다드는 어떤 모습일까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