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론다 ㅡ 안달루시아 올리브 나무 사잇길

정인숙 2017. 1. 11. 22:35

 

 

 

 

 

 

 

 

 

 

 

 

 

 

 

 

 

 

론다 첫째 날, 1월 11일

누에보 다리 ㅡ 마을 길 북쪽 ㅡ 누에보 다리 아래쪽 농로 걷기

 

버스로 론다 도착(12시) -

아침 열 시에 론다행 버스에 올랐다. 한국인 전용 버스인 듯, 한국인들로 만원이다. 잠깐 눈을 붙인 후, 차창 밖을 내다보니 안달루시아 평원과 언덕이 이어져 있다. 끝없는 올리브 나무와 하얀 집들.. 올리브를 수확하는 풍경도 들어온다. 매실 따는 거와 같으네..

 

버스 안이 찜질방이다. 어찌나 히터를 가동시키는지 게다가 길은 구불구불.. 멀미나려할 즈음 론다에 도착. 5분 정도 걸어가니 호텔이 나온다. 잠시 로비에서 쉬다가 호텔 체크인.

흑백 칼라의 세련된 호텔. 지금껏 최고의 호텔이라며 다들 대만족이다. 다행~~^^

 

다시 길에 나서다. 잘 정돈된 깨끗한 도시. 하얀 집들이 언덕 위에 옹기종기 모여있고 너른 들판에는 올리브 나무들이 즐비하다. 밀밭은 수확을 끝내고 푸르게 이어져 있고 그 위를 까마귀 떼가 날아다닌다. 누에보 다리는 운치있게 아치형으로 끝없는 절벽 낭떠러지에 잇닿아 있다. 다리가 후들후들~ .

 

아랍식 목욕탕도 둘러보고 조그만 예배당도 기웃거리며 작은 마을길을 한국 여인네들이 마치 제 동네인냥 어슬렁거린다.

 

누에보 다리 아래에 가보자고 의견 일치하여 내려갔다. 왜냐면 구불구불 이어진 길이 어서오라고 손짓하니 안달루시아 들판을 어찌 그냥 지나치랴 하여.

 

시간은 6시, 석양은 마지막 빛을 발하며 누에보 다리를 비춘다. 우리는 길바닥에 떨어진 올리브 열매를 손짓하며 나무 사잇길을 씩씩하게 걸어 내려갔다. 어느새 한 시간이 흘러 마을 맨 아래로 내려왔다. 어둠이 짙게 내려 사위 분간이 어렵다. 다행히 레스토랑을 발견. 길을 못 찾으면 여기로 다시 오자 생각하고 다시 고고~.

 

아무도 없는 시골길. 구글앱도 소용없는 시골길을 어림잡아 나아갔다. 저 위 불빛을 방향 잡아. 길은 이어지지만 어느 농가 창고에서 뚝 끊어진다. 다들 두려움이 엄습하지만 내색도 못하고 산길을 오른다. 다행히 이곳은 길이 어슴프레 드러난다. 올리브 나무 사잇길이니까.

 

선두에 선 분이 어릴적 산촌에 살아서 그런가 씩씩하게 길을 잘 찾아나선다. 돌이 밟히는 오르막 길을 숨소리 하나 안내고 오르다가 드디어 농로로 접아 들었다. 다들 안도하며 땀을 훔친다. 8시 반. 휴우~~!

 

서쪽이라 여겼던 곳에 보름달이 둥그렇게 떠올라 있다. 론다 시내로 들어와 삼십여 분 걸어 숙소인 호텔에 들어오니 안도감이 밀려온다.

 

오늘의 모험담을 반주로 건배! 호텔 식당에서 메뉴판을 보며 난감해 하다가 돼지고기, 생선, 토끼고기, 닭고기등 골고루 주문. 근사하고 맛있는 요리에 감탄하며 시끌 시끌. 와인도 듬뿍 마시고..론다의 밤이 깊어간다.

 

한국 여행객 중에 최초일 한밤중 안달루시아 들판을 쏘다닌 여인들이여 ~~ 용감무쌍한 그대들 앞에 빛이 비출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