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9일
크루즈 유람선 유람 ㅡ 점심 ㅡ 알카사르 ㅡ 플라멩고 관람 ㅡ 저녁식사 ㅡ 골목길 산책
여행 닷새 째, 오늘은 9시 늦은 아침을 먹고 10시 반에 숙소를 나섰다. 호텔 직원의 안내로 크루즈를 타고 세비야 과달키비르 강변을 구경하기로 했다. 건들건들 걸으며 길가에 가게들도 들여다보고 사람들도 보고 느긋하게 강변으로 나갔다.
배를 타고 주변을 보니 특이한 건축물들이 곳곳에서 눈길을 잡는다. 건축의 나라답게 현대식과 천 년 전 건물들이 인간과 사이좋게 사는 느낌을 준다. 위압적이지도 않고 추레하지도 않게.
유람선 옆으로 카누를 타는 물살이 아름답게 갈라진다.
열심히 혼연일체로 노 젓는 젊음이 힘차다. 한 시간 배를 타고 내려와 노천 카페에서 점심을 먹고 알카사르로 고~~. 지도도 구글앱도 못 따라가는게 질문. 모두들 친절하게 길을 안내해준다.
세비야 알카사르. 사자의 문을 들어서자 갑자기 나타나는 안뜰 파티오. 여기서 마젤란과 콜롬버스가 출항하기 전에 알현했다고. 이어지는 방에 들어서자마자 '와아~!' 소리가 터진다.
섬세한 세공으로 작은 타일을 끝없이 붙여나갔다. 기하학적인 문양, 아라베스크 문양 .. 새삼 인간의 능력 끝이 어딜까 의문이 든다. 로마시대부터 사용하던 궁전을 14세기 후반에 개축. 당시 페드로 1세가 이슬람 문화에 심취하여 전국의 이슬람 장인을 불러 모아 알함브라 궁전의 축소판으로 만들었다.
천정을 올려다보며 감탄, 사방 벽을 꼼꼼히 살피며 복잡하고도 섬세한 세공에 입을 다물지 못한다. 정원은 어찌 그리 넓은지.. 높고 긴 회랑을 만들어놓아 슬슬 걸어가며 양쪽 정원을 감상할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어딜가나 오렌지 향이 날리며 여행객을 맞이한다. 길찾기 리더가 모레 론다행 버스 티켓을 예매한다고 과제를 남기고 가버렸다. 플라멩코 박물관에 찾아가라고.
지도를 보고 의논하다가 지나는 사람에게 묻자 하는 순간, 한국인 처자 두 명이 지나간다. 그들도 플라멩코 박물관에 갈거라고. '앗싸~!' 골목길을 이리저리 바꾸며 10분도 안되어 도착했다.
플라멩코 공연이 시작되었다. 남녀 댄서 두 명이 춤을 춘다. 강열한 눈빛과 춤동작에 사로잡혀 그들이 이끄는 대로 빨려 들어간다. 기타리스트의 연주, 싱어의 노래. 모두 인간의 혼을 뒤흔든다. 스페인을 왜 정열의 나라 부르는지 비로서 이해되는 시간. 한 시간 동안 눈과 귀, 마음까지 훔쳐갔다.
저녁으로 빠에야를 먹고 골목길 배회한다. 쇼핑 구경하며 사람들에 휩쓸려 지나간다. 밤하늘에 보름달로 향하느라 부푼 달이 빛나고 달무리가 몽환적이다. 깨끗한 공기가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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