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 왕궁 ㅡ 세고비아 이동 ㅡ 점심 ㅡ 수도교 ㅡ 알카사르
아침 기운이 차다. 마드리드에서 삼일 머무는 동안 제일 춥다. 왕궁에 입장하려고 줄을 섰다. 거리연주가가 왈츠 연주로 흥을 돋군다. 왕궁은 견고한 화강암 만큼이나 위압적으로 다가온다.
내부로 들어가니 왕가의 호화스러움에 눈이 부시다.
미술관에서 눈에 익힌 인물들이 등장한다. 동료들 모두 이제 펠리페 3세와 그 가족들은 금방 알아낸다.
거대한 태프스트리가 벽면을 감싸고 두꺼운 양탄자로 바닥을 깔아도 겨울 추위를 참아내기 힘들었다는 이야기에 평민들은 겨우 위안을 삼는다. 이런 호사로움을 남에게 넘기기 싫어 그들만의 성을 견고히 쌓았겠지.
왕궁에서 솔역으로 이동하는 도중 광장에서는 간단한 근위병 교대식 등 각종 퍼포먼스가 벌어진다. 거리 연주가가 들려주는 섹소폰 소리가 고혹적이다.
세고비아에 내리니 사방이 너른 들판.. 저 너머에 설산이 햇빛에 찬란히 모습을 드러내있다. 평화로운 정경이다.
세고비아에서는 아기돼지 요리인 코치니를 먹었다. 마치 삼계탕처럼 폭 삶은 듯 구워졌다. 1인분 양이 어찌나 많은지 식사 내내 남기게되어 면구스럽다. 흘끗보니 스페인 사람들은 남김없이 잘 먹는다. 육류 위주이니 우리는 아무래도 부담스럽다.
세고비아 수도교를 마주치다. 정교하게 이층으로 올린 돌 다리위 수도. 17km떨어진 수원지에서 높낮이를 이용해 물을 공급하는 시설이 2천 년 전에 세워졌다니 감탄할 뿐이다.
알카사르로 걸어간다. 골목 양 옆에 가게들이 아기자기하다. Rebaja 50%라고 다 붙어있다. 스페인 전역에서 대대적인 세일에 들어가는 첫날이다.
작은 샵 몇 군데 들어가서 아이쇼핑으로 눈요기만 한다.
저 앞에 예쁜 성이 모습을 드러낸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로고로 유명해진 곳. 15세기에 이사벨 여왕의 유세를 견고히 지켜준 곳.. 깊은 해자를 건너 성안으로 들어간다. 12세기 초부터 존재했다는데 상당히 견고하다.
왕궁의 방들을 지나 타워로 올라갔다. 저 아래 성당이 석양으로 은은히 빛난다. 마을 사이로 난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왕립 포병학교, 수도원, 작은 성당들이 보인다. 중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여 이방인으로서 고맙다.
세고비아의 거리와 성당이 조명이 켜진다. 불빛 아래 골목길을 걸어 찻집에 들어가 따끈한 차로 몸을 녹인다. AVE를 타고 마드리드로 오는 길..하루종일 웃고 떠들던 일행들 모두 곤히 잠들었다.
몸과 마음이 충만했던 하루..
이틀 동안 가이드와 함께 마드리드 근교까지 샅샅이 흩어보았다. 내일부터는 우리끼리 여유롭게 다닐 계획이다.
'여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비야 첫 날 ㅡ 플라맹고에 힘 얻다 (0) | 2017.01.10 |
---|---|
메스키타 ㅡ 꼬르도바 (0) | 2017.01.09 |
프라도의 그림과 톨레도의 야경 (0) | 2017.01.07 |
힘들게 마드리드 입성 (0) | 2017.01.06 |
[제주2015가을] 제주로 떠나다, 거문오름 (0) | 2015.10.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