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세비야 둘째 날 ㅡ 대성당의 호사스러움, 스페인 광장

정인숙 2017. 1. 11. 07:56

 

 

 

 

 

 

 

 

 

 

 

 

 

 

 

 

1월 10일,

세비야 대성당 ㅡ 점심 ㅡ 스페인 광장 ㅡ 파라솔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10시 반쯤 거리로 나섰다. 대성당에 가니 긴 줄이 늘어서 있다. 이게 웬일이람? 하고 기다렸다가 잠시 입장하니 단체 입장 출입구라네.

 

대성당은 고딕으로 하늘로 높이 솟아 있다. 1400 년대부터 1500년대까지 100년에 걸쳐 지어진 성당. 세상에서 가장 크고 위대한 성당을 짓겠노라는 포부로 시작한 성당.

 

내부에 들어가니 바로크 양식으로 화려하다. 주제실은 80년에 걸쳐 완공했다고. 성당을 다니다보니 고개가 계속 위로 젖혀진다. 하늘에 계신 신께 우러러 경배를 드리라는 의미일까.

 

그리스도는 죽어서도 성당마다 처절히 매달려 있으니 얼마나 힘들겠냐고 우려하며 보물실에 보관된 금은보화로 만든 각종 예배도구들을 둘러보았다. 금 성배잔과 금과 진귀한 큰 보석이 박힌 홀 등으로 미사를 드리며 당시 성직자들은 부끄럽지 않았을까.

 

성화들을 올려다보며 고야의 그림을 찾았다. 눈물 흘리는 성모의 얼굴이 얼마나 애잔하던지.

 

여기 타워는 계단형이 아닌 슬로프 형태라 오르내리기가 몹시 쉽다. 히랄다 탑에 올라 지붕을 내려다보니 빗물이 빠지기 쉽게 굴곡이 있다. 건축가의 지혜가 엿보인다. 오렌지뜰로 내려오니 주렁주렁 매달린 오렌지 나무가 줄 맞추어 서있다.

 

성당 앞 식당에서 깔끔하고 세련된 음식을 맛있게 먹고 스페인 광장을 찾아가노라 시가지를 걷는다. 공원 한 귀퉁이에서 플라멩고 춤을 추며 흥을 돋군다. 춤보다 댄서의 얼굴 표정에 시선이 머문다. 어쩜 저리 멋지게 생겼을까 참.

 

스페인 광장은 광장의 개념을 무색하게 허물어 뜨린다. 1929년에 박람회를 개최하면서 지었다고. 긴 회랑을 따라 걷고 돌아나와 아래 타일그림을 들여다보았다. 레콩키스타로 이슬람을 굴북시키는 장면이 지역별로 나와있다.

 

그라나다에서는 이슬람 왕이 열쇠를 건네준다. 말탄 왕 아래 신하들이 고개를 푹 떨구고 절망적인 표정을 짓는다. 승자인 상대는 의기양양하다. 알함브라 궁전을 파괴시키지 말라. 백성들을 죽이지말라를 조건으로 내세우며 항복했다지.

 

다시 구시가지로 들어와 파라솔에 오르다. 지은지 얼마안된 현대적 구조물. 희한하게도 꼭대기에 올라도 감흥이 솟질 않는다. 저멀리 해가 뉘엿뉘엿 모습을 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