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14일.
오늘은 다카마쓰 센추리 호텔을 떠나는 날이다. 짐을 싸서 호텔을 나선다. 아직도 피곤이 묻어있는 얼굴. 서로 얼굴을 쳐다보고 웃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다카마쓰역에서 열차를 타고 점점 산중으로 들어간다. 철로 아래로 깊은 협곡이 보인다. 양쪽 산등성이엔 이제 단풍이 서서히 들기 시작한다. 11월 말경이면 이곳 단풍이 가히 절경이라 부를만하겠다.
1시간 반쯤 걸려 오보케 역에 도착했다. 산촌에 있는 작은 역이다. 역 구내 로커에 짐을 보관하고 다리를 건너 시골길을 걸었다. 탱크로리를 비롯한 물류차들이 꽤 많이 지나간다. 이 길이 저쪽 지방을 잇는 중요도로인가보다.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옛집들과 길거리, 아래 계곡을 둘러보며 이십여 분 걸으니 유람선 선착장이 나타난다. 선착장엔 어르신들이 많이 보인다. 대부분 단체로 관광 나선 듯.
유람선을 타고 요시노강을 따라 내려간다. 강물이 무척 맑아 바닥이 드러날 정도다. 배를 탄 사람들은 호기심어린 눈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새로운 무엇을 한다는 것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즐거운 일...^^ 이 강은 고치현을 거쳐 도쿠시마만으로 흘러들어간다고.
협곡 양 옆으로 판자를 쌓아 올린 것 같은 돌들이 연이어 나타난다. 결정편암... 그중 자갈을 포함한 것이 함력편암이다. 2억년 전 이 부근이 해저일 때, 해양판의 침식운동으로 높은 압력과 열로 만들어졌다 한다. 4000만 년 정도 전에 시코쿠 산지가 융기되어 지상으로 나와 강이 흘렀고 긴 세월에 걸쳐 V자 계곡이 형성되었다. 이 부근이 일본의 천연기념물이라고 한다.
아름다운 경치에 홀린 듯 한 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대리석처럼 빛나는 바위와 깊은 협곡 바위산에 자라나는 나무들...
봄이면 바위 사이사이로 철쭉꽃이 피어 환상적이라 한다. 우리는 위쪽으로 올라가 바위를 차지하고 앉았다.
커피를 마시며 맑은 물소리에 섞여 노닥거린다. 고보케계곡은 포기하고 여기서 놀다가련다.
선착장내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역으로 돌아섰다. 한적한 마을이라 오가는 이가 없다. 마을구경을 하며 흐느적흐느적 걷는다. 역에서 짐을 찾고 화장실에 가보니 시골 작은 역이어도 깔끔하고 변기마다 비데가 설치되어 있다. 어딜가나 토토변기. 독점이 심한 듯하다. 아무튼 따뜻해서 좋다 ㅎㅎ. 이제부턴 1시간 정도 기차를 타고 고치현으로 갈거다.
영화장면 같은 정겨운 역 주변.
카즈라바시의 넝쿨로 된 다리가 아름답다는데... 마침 역에 있는 모형물만 보고 돌아섰다.
고치역에 오후 세 시쯤 도착. 역 광장에 사카모토 료마의 동상이 시내를 내려다보고 있다. 이 동네 관광포인트는 료마다. 세븐데이즈 호텔을 찾아 체크인하고 가까운 기념관에 가자고 나섰다. 호텔 직원이 잘못 알려주었는지 이리저리 헤메다 한시간 여 걸어서 료마의 기념관에 도착하다.
료마 사진 옆에 지쳐 앉다. 에고~~!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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