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16일,
오늘은 여행 마지막 날이다. 오후 5시 반경에 비행기가 이륙하니 두시 반까지만 공항에 들어가면 된다.
마쓰야마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공항으로 가기로.
나쓰메 소세키(1867-1916) 소설 '도련님'의 배경이 된 도시, 마쓰야마에는 봇짱 열차가 다닌다. 백년 전, 마쓰야마에 갓 부임해온 '도련님'이 타던 열차가 시간을 거슬러 짱~하고 나타나 도심을 누빈다.
봇짱열차를 탄 승객들은 다들 웃고있다. 시간을 거슬러 가는 여행에 몸을 실은 기분이랄까.
천정문고리?
승무원이 어찌나 쾌활하고 씩씩하게 안내를 하는지... 보기만해도 에너지가 솟는다.
무엇을 하든 이렇게 신나게 일을 하면 그 자체가 사람들에게 덕을 베푸는거란걸 깨닫게 해준다.
원조 타르트 빵가게. 백년이라든가 몇십 년 되었다고. 팥소에 감귤을 넣어 상큼하다.
'도련님'에 나오는 인물들. 너구리, 빨간셔츠, 끝물호박, 알랑쇠 등 별명으로 불렀기에 게임하듯 맞추어본다.
도쿄 출신인 작가는 마쓰야마의 한 학교에 부임하면서 일어난 일을 소설로 썼다. 솔직하고 담백한 성격으로 첫날부터 학생들에게 당하고 교직원들간의 이상한 음모와 술수를 알아채고 ... 그러면서도 여러 군상들의 성격을 시니컬하고 재미있게 마치 현재 우리 주변에서 만나는 사람들인 듯 묘사했다. 인간의 기본 성향을 다 파헤쳐놓았다고나 할까.
30여년 전, 나도 섬학교에 근무하면서 자기 잇속을 챙기는 사람들을 보며 얼마나 넌더리를 쳤는지 새삼 기억나게 해준 책이다..
마쓰야마성에 가다. 1627년에 완성. 성벽이 조선의 성곽과 다르다. 메주돌이 아니라 여러모양으로 더 견고하게 사선으로 쌓았다.
여기 천수는 현존하는 전국 12성의 하나.
천수각 창에서 내려다본다.
단풍이 들기 시작하다. 바람도 없고 날씨도 상당히 온후하다. 고치나 다카마쓰와는 완연히 다른 날씨.
일본 무사의 옷을 입고 즐거워하는 아이들.
마쓰야마성내 식당에서 카레우동을 먹었다. 사누끼우동의 본고장에 가서도 먹지 못해 아쉬운 우동. 확실히 우동이 쫄깃쫄깃하다. 시내에서 타르트를 사고 공항으로 갔다. 작은 공항이라 아주 한적하다. 너무 일찍 왔나? 수속을 마치고 혜린이가 아이스크림을 샀다. 감귤고장답게 귤푸딩과 유자청이 함께 들어간 아이스크림이 상당히 산뜻하고 개운하다. 6일간의 경비를 정산했다. 정확히 맞아 머리속도 개운하다.
피로가 몰려오면서 허리가 몹시 아프다. 할수없이 공항의자에 누웠다. 에구구~~! 비행기가 가뿐히 날아 오른다. 샌드위치와 맥주를 먹고 나니 벌써 인천공항이다. 7시 10분 도착! 서산행 막차가 7시 30분이다. 수속을 마치고 가방을 찾고 빛의 속도로 뛰었다. 땀범벅이 되어 탑승! 무사히 여행을 마쳐 기쁘고 친구들과 추억을 한아름 안고 돌아가 충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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