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고심끝에 감행한 제주도 여행이다.
솔꽃엄마들이 아이들도 냅두고 직장도 하루 휴가내고 남편들 일하는 것도 모른채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비가 내린다했는데... 제발 기상예보가 맞지 않기를 내심 바랬으나, 아침식사 하고 나오니 벌써 한 차례 뿌리고 지나갔다.
옥돔 미역국을 먹고 바닷가보다는 산간지방이 나으리라는 판단하에 교래자연휴양림으로 향했다.
원시림인 곶자왈길을 해설사가 열심히 설명한다.
씩씩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해설사를 보며 숲해설사를 꿈꾸던 시절이 머릿속에 맴돈다.
진한 더덕향이 상선나무 냄새라는 것,,
사두화라 불리는 꽃의 신비로움도 살펴보고...
양치식물도 여러 종류가 있다는 것을 알게되고... 우비를 쓰고 있어 카메라를 아에 차에 놓고 들어왔다.
한 시간 가량 곶자왈을 걸으니 초지가 나온다. 초지에서 다시 큰지그리오름까지 600여 m.
삼나무 숲을 지나 오름에 오르니 앞을 가리는 비바람.
비바람에 쫓겨 다시 숲으로 내려왔다.
숲을 나오자 앞에서 옆에서 사방에서 비바람이 몰아친다.
등산화는 흠뻑 젖고 모자를 잡은 소매로 비가 들이쳐 옷도 젖었다.
오늘 행선지가 우도였는데 밤부터 폭우가 쏟아진대서 숲으로 들어왔건만,... 이곳이 제주에서 가장 비가 많이 내리는 지역이란다.
에구~~. 뒤에 오는 사람들에게 미안해서 어쩌누~~!!
다들 흠뻑 젖어서 추위에 파래졌다.
그래도 서로 쳐다보고 깔깔 웃고
은경씨가 이왕 젖은 김에 한 군데 더 들르고 숙소 근처로 가잰다.
성산으로 가는 길에 있는 검은 오름은 이미 마감되었다하고
비자림으로 향했다.
비오는 비자림 숲속을 한 시간 가량 걸었다.
일회용 비옷은 다 찢어지고 벗겨지고...
잘 자란 비자나무와 잘 가꾼 오솔길을 걸으며 감탄하고 부러워하다. ^^
시간은 다섯 시를 넘어선다.
다섯 명이 머리를 맞대고 다음 일정을 어찌할 것인가 의논.
성산 하나로 마트에 가서 슬리퍼를 사 신고 먹을거리를 샀다.
그리곤 이리저리 목욕탕을 찾아가 따뜻한 물에 몸을 풀고 젖은 옷도 갈아 입고 빨래방으로 고고~~.
옷과 신발이 한 시간여 후에 말끔히 말려 나온다.
제주도 빨래방은 인기가 많을 듯...
성산포 일출봉 동네 숙소인 쏠레민박에 들어가니 깔끔하고 널직하여 기분이 좋다.
근처 고등어조림 집에 가서 고등어 회를 맛보고 고등어조림으로 저녁을 든든히 먹다.
숙소에 들어와 시간을 잊은 채 수다 삼매경에 빠져들다.
늘 쾌활한 동반자들 덕에 밤새 깔깔거리다 잠이 들다.
그리운 바다 성산포. 이 생진 살면서 고독했던 사람 그 빈 자리가 차갑다 아무리 동백꽃이 불을 피워도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그 빈 자리가 차갑다. 나는 떼어 놓을수없는 고독과 함께 배에서 내리자마자 방파제에 앉아 술을 마셨다 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 잔. 이 죽일 놈의 고독은 취하지 않고 나만 등대 밑에서 코를 골았다. 술에 취한 섬.물을 베고 잔자 파도가 흔들어도 그대로 잔다. 저 섬에서 한 달만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뜬 눈으로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그리움이 없어질 때까지. 성산포에서는 바다를 그릇에 담을순 없지만 뚫어진 구멍마다 바다가 생긴다 성산포에서는 뚫어진 그 사람의 허구에도 천연스럽게 바다가 생긴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은 슬픔을 만들고 바다는 슬픔을 삼킨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이 슬픔을 노래하고 바다가 그 슬픔을 듣는다. 성산포에서는 한 사람도 죽는 일을 봇 보겠다 온종일 바다를 바라보던 그 자세만이 아랫목에 눕고 성산포에서는 한 사람도 더 태어나는 일을 못 보겠다 있는 것으로 족한 존재. 모두 바다만을 보고있는 고립. 바다는 마을 아이들의 손을 잡고 한 나절을 정신없이 놀았다 아이들이 손을 놓고 돌아간뒤 바다는 멍하니 마을을 보고 있었다 마을엔 빨래가 마르고. 빈 집 개는 하품이 잦았다 밀감 나무엔 게으른 윤기가 흐르고 저기 여인과 함께 탄 버스에는 덜컹덜컹 세월이 흘렀다.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죽어서 실컷 먹으라고 보리밭에 묻었다 살아서 술을 좋아했던 사람, 죽어서 바다에 취하라고 섬 꼭대기에 묻었다. 살아서 그리웠던 사람, 죽어서 찾아 가라고 짚신 한 짝 놓아주었다 365일 두고두고 보아도 성산포 하나 다 보지 못하는 눈 60평생 두고두고 사랑해도 다 사랑하지 못하고 또 기다리는 사람 내 영혼의 깊은 곳에서 ...............이렇게 비오는 아침이면 내 마음은 성산포로 달려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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