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시코쿠 - 네고로지 根香寺, 가을빛에 물들다

정인숙 2014. 11. 28. 11:54

 

울창한 숲속에 절이 나타난다. 88개의 순례코스중 82번인 근향사. 가을빛에 울긋불긋 물들어 화려하다. 여기에 오니 비로서 순례객을 여럿 만난다. 연세드신 분들이 대부분이고 차로 이곳까지 오시는가보다.

 

 

 

 

 

 

 

 

 

 

 

 

이곳에서 손을 씻고 본당에 들어간다.

 

 

 

 

햇살이 투명하게 비춰 온몸을 단풍빛으로 물들인다. 디카로는  단풍 빛깔을 표현하기 부족하여 아쉽다.

 

 

이 종을 치고...

 

순례자. 이런 복장과 삿갓, 지팡이를 들고 순례한다. 종을 두 번 치고 기도문을 읊는다.  정숙한 분위기라 가만히 둘러본다.

 

 

 

 

 

 

본당 모습. 가만히 들여다보았으나, 불상을 찾지 못했다. 없나??

 

 

본당으로 들어가고 나오는 통로.

 

 

 

이 아저씨는 단풍나무에 커다란 카메라를 계속 들이대고 빛의 향연을 기다리고 계셨다. 사진 찍는 동료를 만나자 기쁘게 정담을 나누시다 한국인이란 얘기에 더 친절하게 소개해주신다. 이 분이 나중에 리쓰린공원까지 꽤 먼거리를 픽업해주셨다. 고마우신 분... 

 

 

일본의 절은 한국과 많이 다르다. 우리는 절에 들어가면 너른 마당이 먼저 눈을 시원하게 하는데, 여기는 좁은 공간에 잘 가꾸어진 커다란 수목들이 방문객을 반긴다. 당연히 절내가 어둡고.. 분위기는 일본 절이 훨씬 더 엄숙한 편이다. 한국절에는 관광객들이 소란스러운 반면 여기선 모두 소근소근... 조심스럽다. 해가 지면 약간 괴기스럽기도 하겠다싶다 .

 

 

본당에 들어가기 전, 향을 피우고 잠시 기도하시네...

 

 

네고로지에서 한 시간가량 머물렀다. 어디 앉아 쉴 곳을 찾았으나, 그럴만한 공간이 없다. 우리가 못찾은 것인지... 아픈 다리를 끌고 내려온다. 결국 원래 계획했던 시로미네지는 포기하기로 했다. 포장도로를 내려오다 길가에 앉아 주린 배를 채웠다. 미애가 다시 히치하이키을 시도하지만 여의치가 않다.

 

그때 아까 그 카메라맨 아저씨가 차를 멈추신다. 미애가 부탁하니 오케이!  살았다. 우리는 날름 그 차에 올라타 아저씨의 이야기를 들었다. 퇴직 후, 사진을 취미삼아 다니신다고...  차 안에 새 사진 파일이 가득이다. 미애의 유창한 일본어 덕택에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편안하게 산을 내려왔다. 언어가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아저씨는 이리저리 삼심여 분을 달려 다음 여정지인 리쓰린 공원 앞에 내려주신다. 아리가또고자이마쓰!!

 

오늘은 시코쿠 분들의 도움을 참 많이 받는다. 순례길에 나서서일까. 1200여 년전 부터 이어진 순례자들이 우리를 도와주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