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어머니생신

정인숙 2014. 8. 2. 22:30

오늘은 칠월 칠석날, 견우가 직녀가 오작교에서 만나는 날이다.

나에겐 어머니 생신날... 예전보다 부담이 많이 줄었다. 칠월 둘째날이 아버님 생신이라 음식 준비하느라 벅석이었는데 ... 그것도 다 한 때인가보다. 순간순간 정성을 다했다고 생각하니 그나마 다행이지.

 

오전에 부석면에 있는 방앗가에 가서 떡을 찾아왔다.

이번에는 우리가 농사지어 수확한 서리태와 강낭콩, 완두콩을 넣어 백설기 콩무리를 했다.

반 말은 요양원에 가져가고 반 말은 동네분들과 나눠먹을 예정이다.

빈집이 많아 다섯 집만 떡을 돌렸다.

날씨가 덥고 휴가철이라 다들 어디론가 떠난 모양이다.

이곳으로 이사오고 첫 해 여름, 휴가철이라고 다들 떠나고 텅 빈 마을을 지키던 스산함이 생각난다.

혼자 어디 갈 요량도 없고 두문불출인 남편은 꽉 막힌 벽과 같던 답답함... 그러다 병이 났었지...

지금은 마음이 많이 단단해졌다.  세월탓일까?

 

11시 경 요양원에 가서 어머니를 모시고 나왔다.

냉면집에 가서 고기를 굽고 냉면을 먹었다.

어머니는 그닥 좋아하시지 않는다.

가만히 살펴보니 젓가락질이 힘드셔서 국수를 잘 드시지 못한다..

 

집에 모셔와서 셋이 하릴없이 앉아있다.

말동무하던 남편이 코를 곤다. 몹시 피곤한 모양이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명량' 보다   (0) 2014.08.13
기지포 해수욕장서 놀다  (0) 2014.08.09
나는 읽는다  (0) 2014.07.23
이글거리는 태양  (0) 2014.07.21
용유..가슴 깊이 묻어둔 그곳  (0) 2014.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