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년, 82년 젊은 날, 용유중에서 아이들을 의지하며 살았다.
개인적으로도 힘들고 어려웠던 그시절에 전기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던, 인천연안부두에서 배를 타고 두 시간여 달려 닿을 수 있는 용유도에서 꼬맹이들 선생이랍시고 교단에 섰다.
그 아이들이 내가 보고싶다기에 다시 그 자리에서 만났다.
관이, 정석이, 성규, 제일, 현봉, 정렬, 지용, 봉규, 난영, 경애, 경옥, 현경, 명란, 미선, 화미, 송희, 연이, 영희, 명자, 영옥, 연희, 혜정...
오래된 사진을 꺼내보고 관이가 보내준 명단으로 맞춰봤다. 삼십삼 년이 훌쩍 뛰어넘어 생생히 되살아난다.
까까머리에 까만 교복 입고 뛰어 다니던 남학생들은 늠름하고 멋지게 변해 말 놓으려니 가슴이 떨려온다.
여학생들은 자신감 넘치고 야무진 중년으로 들어서고 있다.
와! 정말 세월이 무상하다...
그 당시 교육이 무엇인지 선생이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도 모른채 아이들 앞에 서서 떠들어댔겠지.
티칭을 배운적도 없는 어리버리 선생으로...
그래도 그 옛날 풋내기 선생에게 좋은 추억만 전해준다. 차별하지 않았다... 때리지 않았다... 집에 데려가 밥해 주었다....
지금도 똘똘 뭉쳐 어려운 친구들을 서로 돕고 친구들을 통해 활력소를 찾고 살아가는 이들이 순간 부러웠다. 내게도 이런 허물없는 친구들이 있던가. 소중한 내 친구들에게 앞으로 더 잘하며 남은 생애를 보내야겠지... 이젠 나의 선생이 되어 삶을 깨우쳐 주는 나의 옛 아이들...
삼 년을 함께 하지 못하고 도망치 듯 떠나와 미안하고 잘 살고 있어 고맙고 고맙다~~.
행여 그때 잘못한 일 있어도 미숙해서 그러려니 넓은 마음으로 용서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