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아침, 성산일출봉에 오르다

정인숙 2014. 1. 17. 23:10

새벽녘, 눈을 떳으나 일어나기 싫어 게으름을 피웠다.

시간은 7시... 일출을 보려면 지금 서둘러 나가야 할텐데 ...

숙소에서 일출봉 아래까지 십분 여 걸었다.

벌써 많은 사람들이 내려온다.

'해가 벌써 떠올랐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차를 타고 나올걸' 하며 후회한다.

이럴 때 '어바웃타임'처럼 시간을 되돌릴 수 있으면 좋으련만...

한 계단, 한 계단 땀 흘려 올라가니 정상이다. 해가 떠오른 것을 보니 한 십분 정도 지난 듯싶다.

아쉽지만, 찬란하게 빛나는 태양을 보는 것만으로도 내 몸이 환해지는 기분이다.

한바퀴 몸을 돌려 눈 호강을 시킨다.

이번 여행에는 아주 작은 카메라를 들고 왔다.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찍으니 참으로 편리하다. 대신 화질이 떨어지겠지만...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은 나무계단 길이라 훨씬 다리가 편안하다.

집에 돌아오니 8시 반,

오늘 아침 식사는 민박집에서 먹기로 했다.

벌써 여러 명이 식사를 끝낸 뒤다.

부엌에 반찬이 차려져있어 덜어다 먹으면 된다고 하신다. 밥도 뜨고 국도 뜨고.

반찬은 미역무침, 모자반 무침, 배추김치, 파김치, 무김치, 무 말랭이, 멸치, 각종 장아찌류, 두부부침 등 집 반찬이다.

겨울철 여행길엔 뜨끈한 국물이 제격이란 것을 이번에 실감한다.

오늘 아침 국으로 성게 미역국이 나왔다.

미역이 부들부들한게 아주 맛있다. 식당에서 파는 국보다 훨씬 깔끔하고 맛있다.

주인 아주머니가 어제 물질하여 건져올린 미역과 모자반이란다. 미역도 싱싱한 것이 맛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침식사를 든든히 하고 짐을 챙겨 출발!

오늘은 비자림에 들러 공항으로 간다.

비자림에 가는 길이 비자림로다. 도대체 비자나무가 어떤 나무일까. 검색해보고 추측해보고... 비자림로에 나무들은 편백나무나 측백나무 같은 모양이던데...

비자림에 들어섰다. 주목과 비슷한 잎이다. 나무 둥치나 줄기는 일반 느티나무같다. 이렇게 생겼구나...

숲속에 들어가니 상큼함이 전신에 퍼진다. 어제 갔던 교래자연휴양림과는 아주 대조적이다. 겨울인데도 푸르름이 상쾌하다.

오솔길은 붉은 화산재같은 돌이 깔려있다.

한 시간 정도 숲길을 걸었다. 잠시 쉬면서 차를 마시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다.

 그동안 살아온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부담없이 편안하다. 서로 이해해 줄 수 있는 관계... 우리 사이에 오랜 시간이 흘러 이런 편안함이 생기나보다.

공항으로 오는 길에 잠시 월정리 바닷가에 멈추었다.

바다를 구경하며 걸었다. 제주 바다여~~ 안녕!

공항에서 렌트카를 반납하였다. 처음 렌트카를 몰아서 꽤나 긴장했었다. 더구나 지난 가을에 교통사고를 치러서 자신감도 잃었으니...

레이를 잘 쓰고 반납하니 운전 두려움이 다소 가셨다. 매사 마음가짐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는다.

김포에 도착했다. 세시 삼십 오분. 서산가는 버스가 이미 떠났다.

일산 샘들과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고마운 분들... 늘 건강하셔서 이렇게 함께 다니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