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목포 - 남농기념관, 해양유물관을 거쳐 갓바위로

정인숙 2014. 1. 28. 19:46

어슴프레 새벽 여명이 비춘다.

여기저기서 알람이 삐리릭~~ 울린다.

다들 출근 시간에 맞추어 알람을 설정해 놓았는지 일정한 시간에 울리는 알람. 주인들은 어찌 알고 잠결에 끄고 다시 눕는지... ㅎㅎ.

우리가 묵은 마리나베이 호텔은 아주 깔끔하고 전망도 좋은데다 아침까지 제공해준다.

대충 씻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니 토스트와 바나나, 삶은 달걀, 씨리얼과 우유가 마련되어 있다.

어디서든 차려주신 음식은 맛있게 먹어야지... 냠냠 먹고 어판장 구경을 나섰다.

낙성대까지 다녀오려니 시간이 촉박하여 수협 공판장까지 걸어가서 조기와 갈치 구경을 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11시에 퇴실해야 한다. 우리가 그 틈을 이용하여 밥과 김치를 또 먹고... 과일과 커피도 마시고 퇴실하였다.

멋지고 아늑한 402호 안녕!

 

오늘 일정은 갓바위까지 걸어가기.

지도를 보니 갓바위 가는 길에 남농기념관, 문학관, 자연사박물관, 해양유물관 등이 늘어서있다.

그중에 남농기념관과 신안해저유물이 전시되어 있는 해양유물관에 들르기로.

어제 걸었던 만을 따라 걸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 길이 상큼하다. 철길을 건너고 큰길을 따라 걸어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

거의 한 시간을 걸은 거 같은데...

 

저 멀리 건축물이 보인다. 뭔가 있을 거같다. 예까지 차 타고 올 것을 오느라 기운을 다 뺐다 ㅜㅜ.

남농기념관에 들렀다. 우리가 한국화와 글씨에 관심을 보이자 관장님이 적극적으로 해설을 해 주신다.

남농, 소전, 미수 선생님의 작품들을 보노라니 한국화와 서예를 배우고픈 마음이 그득해진다.

 

해양유물관으로 향했다.

여기엔 고려시대 말 서해 뱃길을 오가던 무역선을 복원해 놓았다.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엔 유물이 주로 전시된 것에 비해 배 잔해물을 그러모아 복원을 시켜놓았다. 생각보다 규모가 상당히 크다. 당시에 자단목이라는 나무도 주요 품목으로 실어 나른 것도 흥미롭다.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도 보고 싶었는데... 목포문학관에는 이 지역 출신 문학인인 김우진, 박화성, 차범석, 김현 선생의 삶과 문학을 엿볼 수 있다던데... 시간 여유가 없어 포기한다.

 

이번엔 갓바위로 가야지...

바다를 따라 걸어가니 바다를 향한 절벽이 꼭 갓을 쓴 모양새다. 여기에도 슬픈 전설이 깃들어있다. 

아버지와 아들의...

갓바위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한참 노느라 피곤함과 배고픔도 잊었다.

시간을 세 시를 넘어 반이나 되었다.

유람선을 타려는 계획을 포기하고 시내로 나가 밥 먹고 헤어지기로 했다.

 

택시를 타고 목포역 근처 초원식당으로 갔다.

갈치조림이 먹고프대서 관광 안내서에 나온 식당으로 향한 것.

오우! 반찬이 훌륭하다. 엊저녁 횟집보다 친절하고 맛있는걸... 진정한 전라도의 맛이다.

맛있게 식사를 마치고 이제는 헤어져야 할 시간이다.

다음 여행을 기약하며 헤어졌다.

 

매년 그저 이렇게 만나 웃으며 다닐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에게 감당할 만큼의 시련만 주어지고 부족하지 않을 만큼의 건강만 주어지기만 바랄뿐.

크나큰 바램이려나....

 

목포 앞 섬엔 다음 번에 가보기로 했다. 언제 가려나...

남도 목포엔 의외로 볼거리가 많았다. 잠자리도 편안하고 음식도 맛있고...

 

어두워지기 전에 좀 더 달리자고 달린 것이 서천까지 와버렸다.

남편을 열 시에 만나기로 했으니 좀 천천히 가야겠다.

휴게소에서 차 한 잔 마시고 한 삼십 분 가량 쉬었다.

천천히 차를 몰아 서산으로 간다.

남편을 만나 늦은 밤에 집으로 돌아오다.

머릿 속은 아직도 목포 앞 바다를 헤멘다.  

 

 

남농기념관에서 몇 작품 찍다.

장날 닭 팔러 나온 할아버지의 심란한 표정이 재미있다. 닭을 못 파셨나...

 

 

 

 

‘옛것을 고찰해 현재의 것을 증명함은 산처럼 높고 바다같이 깊다(攷古證今 山海崇深)’ -추사 글씨... 한껏 멋을 내셨다. 

 

 

 

남농 기념관 정원에서. 처음 본 비파나무가 꽃을 피우려 한다.

 

난파된 무역선.

 

 

 

갓바위. 천연기념물 500호. 바다 위에 보행교가 설치되어 있어 가까이서 볼 수 있어 좋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안치하려다 관을 바다에 떨구어 그 옆에서 아들이 지킨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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