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옥경이가 제주에 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교래 자연휴양림이 꽤나 특이하다고 꼭 보라고 추천했다.
오늘은 교래자연휴양림 보고 산굼부리 들려 용눈이오름에 올랐다가 숙소로 가자~~.
아홉시 경 숙소에서 나왔다. 오늘 숙소는 성산 일출봉 아래다. 짐을 챙겨 출발!
차를 중산간 지역으로 몰았다. 거의 제주시 근처까지 달려 휴양림에 주차시켰다. 에구구~~ 개스가 다 떨어져간다.
오름길로 접어드니 '와우! 이 괴기스러움은 뭐지?' 소리가 절로 나온다. 원시림, 환타지 영화의 배경 같다.
마치 영화 아바타의 분위기를 닮았다. 이런 곳이 있다니...
바닥엔 이끼낀 돌과 고사리류의 원시 식물이 가득차 있다.
나무는 겨울이라 모두 헐벗어 속살을 그대로 내보인다. 곳곳에 숯가마와 산전을 일구던 움막터도 나온다.
산책로 바닥엔 화산재 돌이 깔려있다. 한 시간 정도 걸으니 초지가 나온다. 그 앞으로 오름이 솟아있다.
입구부터 큰지그리오름까지가 3300m다. 이제 거의 다 왔다. 잠시 쉬면서 차와 간식을 먹는다. 하늘은 맑고 상쾌하다. 돌길을 걸어서 무릎이 살짝 걱정된다. 괜찮겠지...
다시 힘을 얻어 걷는다. 오름 아래는 편백나무(삼나무?)가 빽빽히 들어서있다.
이십 분쯤 오르자 전망대에 도착했다. 사방이 시원하게 뚫려있다.
제주도에 오니 하늘을 매번 올려보게 된다.
김영갑 사진을 보아서 그런지 하늘을 자꾸 찍게된다. 앞으로 사진을 찍으면서 계속 그니를 떠올릴 것 같다.
햇살이 구름 사이로 비춘다. 하늘이 연출해 내는 웅장함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오름을 내려와 다시 원시림 사이를 걷는다.
여름엔 꽤나 습하겠다싶다.
뱀도 나올테지... 그럼 이 습한 숲길을 걷기에는 겨울이 적기일까.
교래휴양림을 나와 기름을 충분히 넣고 근처 식당으로 갔다.
해락원에서 토종닭과 꽃게, 전복이 함께 끓여 나온 전골을 맛있게 먹었다.
국물이 깔끔하고 맛깔나다.
박샘이 닭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조금 먹었다.
나는 맛있는데...어쩌나... 마음에 걸린다.
한샘이 산굼부리를 못보셨다하여 산굼부리에 들어갔다.
입장료가 일인당 6천 원이다. 왜 이리 비싼지 물어보니 사유지란다.
산굼부리는 분화구가 워낙 넓으니 사진으로 잡히지가 않는다. 억새를 배경으로 하늘 사진만 찍고 내려오다.
이번엔 미애가 추천한 용눈이오름으로 고고~~!
용눈이오름이 둥그스런 모습을 드러낸다.
입장료가 없어 의아할 정도로 멋진 풍광이다.
푸근한 둔덕이 대번에 마음을 사로잡는다.
저 위에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오르기도 쉬워 십여 분 오르니 눈 아래 저 멀리 풍력 발전기가 빙빙 돌아간다.
제주도에서만 대할 수 있는 풍경이다.
조금 더 높은 봉우리로 올라가니 저 앞에 성산일출봉이 우뚝 솟아있고, 우도가 편안히 누워있다. 몸을 조금 돌리니 다랑쉬오름이 늠름하게 자리잡고 있다.
또 몸을 조금 돌리니 저 멀리 한라산이 아스라이 눈덮인 하얀 자태를 드러낸다.
한바퀴 돌아보니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느낌이다.
저 아래 세상이 까마득하다.
이십 분 정도 올라왔는데 세상 꼭대기에 올라온 느낌이다.
일몰 무렵이라 그런지 바람이 세차게 분다. 마치 봄바람같다.
그런데, 배가 살살 아파온다. 탁 트인 벌판같은 둔덕위에 화장실이 있을리 만무이니 어쩌나...
멋진 장면을 한바퀴 휘 돌아보니 마치 파노라마 화면같다.
여기가 김영갑씨가 사랑한 장소라더니 제주가 한 눈에 들어오는 느낌이다.
가슴이 멍멍해지도록 풍경과 바람을 담고 내려왔다. 가슴이 꽉찬 느낌이다.
이젠 숙소인 초롱민박으로 가야한다. 성산 일출봉 아래로 달려 민박집에 들어갔다.
주인 아주머니가 아주 친절하시다.
정갈하고 소박한 방에 따뜻한 기운이 퍼지고 있다.
더운 물은 나오려나.... 저녁을 먹으러 근처 식당으로 갔다.
흑돼지와 전복, 새우, 한치 등이 불판 위에서 지글지글 구워지고 있다.
오늘은 바람을 너무 많이 맞았는지 머리가 아프다.
점심을 포식을 하여서인지 저녁식사를 조금밖에 못했다. 아깝지만 포기할밖에...
세 명이 자리를 펴고 누우니 방이 꽉 찼다. 열시가 채 안되어 꿈나라로 가다.
이곳에선 까마귀가 까악까악 울어댄다. 을씨년스런 분위기에 까만 새가 까악대니 더욱 괴기스럽다.
큰지그리오름에서 내려다보다.
산굼부리 분화구
옹눈이오름. 부드러운 윤곽이 평화롭다.
용눈이오름에서 바라본 다랑쉬오름. 분화구오름이네...다음엔 저기를 올라가보자...
용눈이오름 아래 무덤들
'여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목포 - 유달산에 오르다 (0) | 2014.01.28 |
---|---|
아침, 성산일출봉에 오르다 (0) | 2014.01.17 |
제주땅 밟기 둘째날 (0) | 2014.01.14 |
새해 제주땅 밟기 (0) | 2014.01.13 |
솔향기 길 완주하다 (0) | 2013.1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