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 동안의 병원 생활을 청산하고 드디어 집에 왔다. 공기도 달고 편안하다.
오전에 시누이에게 문자가 왔다. 오늘 엄마보러 서산가니까 점심같이 하자고...
오케이! 차가 없어 은근 걱정하던 참에 잘되었다싶어 퇴원 준비를 서둘렀다. 오후 물리치료를 생략하고 오전에 도수치료 물리치료 파라핀치료를 받았다. 왼손 타박상이 의외로 오래간다. 아직도 만지면 시큰거리니...
진단서와 입퇴원확인서를 떼어 양쪽 보험사로 보내고 짐을 싸고... 점심 시간이 되기 전에 일을 끝내야하니 마음이 바빠진다. 언제든지 서두르면 실수가 생긴다. 항상 챙기고 시간은 여유롭게.
아가씨네와 샤브홀리에서 식사를 하고 집으로 오다. 바깥 마당을 둘러보고 가지와 피망, 방울토마토를 따고 들어오니 사과와 배 상자가 현관에 보인다. 시누이가 재혼을 하고 안정되고 밝아진거 같아 한결 마음이 놓인다 정말 감사한 일이다. 남은 인생 서로 마음 맞춰가며 고마와하며 재미있게 살기만 바랄뿐이다. 우리같은 소시민이 할 일이란 그저 건강하고 남에게 폐 끼치지 않고 즐겁게 살면 무엇을 더 바랄까나.
저녁 어스름이 깔리자 살이 차오르는 한가위 달이 휘영청 빛을 발한다. 오~~ 우리집 맞구나싶다. 내가 사는 집은 단지 집만이 아니라, 구름과 바람과 새와 나비와 달이 어우러져야 집이 된다. 아! 별도 빼놓으면 서운하지...
남편이 태윤아빠가 추천해준 기네스 맥주를 준비해놨네. 한모금 들이키니 쌉쌀한 맛이 입안에 확 퍼진다. 아이들과 마을분들 친구들에게 퇴원 소식을 알린다. 올 한해 애땜을 내가 다 하고 왔으니 좋은 일만 앞으로 쭉 있을거란 농담겸 덕담도 곁들여서...
나를 돌봐준 병원 분들과 한 가족처럼 지내던 병실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오랫만에 집에서 잠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