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어묵잡채

정인숙 2012. 9. 6. 20:31

 

서산종합복지관 요리강좌를 신청했다.

앞으로 매주 수요일에 요리를 배울 예정이다.

첫날 다녀온 소감, '신난다!'.

 

결혼하고 어설프게 반찬을 하던 시절을 떠올리니 웃음이 절로 난다.

반찬을 만들어 놓으면 남편이 "어우! 맛있다."하며 혼자 먹었다.

시부모님은 어이없어하며 쳐다보고 시누이는 웃어 죽겠다며 팅팅거리던 밥상.

 

아이가 크면서 무엇을 만들어주고 싶어 요리책을 펼쳐놓고 궁리하고

기껏 만들어주던 게 학교때 배운 유과, 꽈배기, 감자 크로켓...

아이는 씽크대가 높아 뒷꿈치를 잔뜩 치켜들며 엄마를 도와 열심히 반죽을 밀고, 튀기고, 맛있다고 사방으로 들고 다니며 조잘거리던 풍경이 스쳐간다.

 

'이제 본격적으로 요리를 배워보자' 하면서도 미뤄오던 일을 드디어 시작하였다.

내 머리속에서 생각한 요리가 아니라 전문가의 코치를 받아

더 맛있고 더 효율적으로 더 즐겁게 해보자.

 

첫 요리가 '어묵잡채'다.

잡채에 어묵을 넣은 것인디... 어디보자, 무엇이 들어가는고?

 

재료(큰 접시로 두개나옴) : 당면 200g, 네모 어묵 4장, 당근 2/1개, 양파 2/1개, 피망 1개, 마늘, 진간장, 물엿, 참기름, 통깨, 후추가루

 

어떻게 만드나?

 

1. 당면을 찬물에 1시간 정도 담궈 놓는다.

   (선생님이 모든 요리는 순서가 있다고 하신다. 그래야 우왕좌왕 하지않고  쉽게 끝내다고. 그래야 즐겁고.)

2. 냉장고에서 위 재료를 한 번에 모두 꺼낸다.

3. 냄비에 물을 올린다.

4. 어묵을 반으로 접어 길고 얇게 썬다.

5. 썬 어묵을 자루 달린 체에 담아 3번 물 일부를 끼얹어 기름을 뺀다.

6. 당면을 끓는 물에 삶는다. (충분히 익도록 10분간 팔팔)

7. 어묵에 양념한다. (간장 2 숟가락, 설탕 1/2, 물엿 1, 참기름, 통깨, 마늘로)

8. 당면을 꺼내 찬물에 헹궈 양념한다. (간장 3, 설탕 1과1/2,  참기름)

9. 당근, 양파, 피망은 가늘게 채썰어 소금을 솔솔 뿌려놓는다.

     (5cm정도, 꼬리 부분이나 부스러기는 다져서 냉동보관하여 볶음밥에 이용)

10.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채소 → 어묵 → 당면 순으로 볶는다.

     (프라이팬 한쪽으로 밀어놓고 다음 것을 볶는 식으로)

11. 볶아진 어무잡채에 진간장1, 참기를, 설탕 1/2, 통깨로 마무리한다.

 

 오늘 저녁에 만들면서 시간을 쟀다. 양은 위 것의 반. 피망 대신에 밭에서 기른 오이고추를 사용했고...

 

시간? 정확히 25분!

맛은? 성공!

부엌 상태? 깔끔!

 

남편과 둘이 맛있게 먹으면서 회사밥 먹고 있을 아들 생각을 했다.

'민제야, 집에 오면 더 맛있게 만들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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