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파도키야에서도 가장 동굴이 잘 보존된 괴레메에 숙소를 잡았다.
그야말로 동굴펜션에서 잤다. 자고 일어나니 하늘 위에 열기구가 떠다닌다.
방 안에 하얀 석회가루가 떨어져 있고...
터키는 한반도의 약 4배 크기다. 면적이 넓어서일까. 가는 곳마다 색다른 지형과 날씨로 인해 설레인다.
오늘부턴 넴룻산 투어에 합류한다. 일단 찾아 다닐 필요가 없어 안심이다.
그런데 투어 차량이 상당히 불편하다.
맨 앞쪽서 부터 런던서 온 아줌마 두 분, 호주 부부, 인도 친구 둘, 홍콩 커플 둘, 캐나다 할머니, 미국 처자 그리고 코리언 넷이 맨 뒷자리.
15인승 차량을 꽉 채워 달린다. 앞으로 여섯시간을 달릴 생각을 하니 불평이 저절로 나온다. 간격이 좁아 다리도 아프고 썬루프에선 햇빛이 들어오고... 뒷자리라 설명도 잘 안들린다. 일찌감치 모든 것을 포기한 남편은 제일 구석에 앉아 중국 드라마 보느라 삼매경...
게다가 일정을 알려주는 설명서도 나눠주지 않는다...! 뭘 보러 가는거지?? 어쩐담...
캐러반세라이. 낙타에 물건을 싣고 다니던 상인들이 쉬던 숙소.
아나톨리아 반도는 실크로드를 잇는 동서 교역의 중심지로 대상들의 왕래가 잦았다.
셀주크 제국(오스만 제국 이전)은 대상 숙소와 보험 제도 등 여러면에서 지원했다.
캐러반세라이 내부. 기도소, 목욕탕, 낙타우리등 시설도 갖추었다.
설산이 손에 잡힐 듯 보이고 ... 휴게소에 도착. 돈두르마를 한 접시씩 먹었다.
쫀득쫀득 아이스크림을 식사처럼 대접받으며... 수준 높은 터키 상술.
산르우르파에 도착하여 숙소에 들었다. 깨끗하고 정갈한 숙소. 넴룻산 일출을 보기 위해 다음날 새벽 세시 반에 출발.
한 시간 정도 달려 넴룻산에 도착. 해가 뜨려고 한다.
위에는 유적지, 앞에는 일출... 어느 것을 찍어야하나...
해가 뜨니 세상이 환해졌다.
넴룻산은 높이가 해발 2150m. 1881년 오스만 제국이 도로 건설을 앞두고 독일인 엔지니어에게 사전 조사를 시켰더니 일하던 중 이곳 산 정상에서 조각상을 발견했다. 본격적인 연구는 1953년부터 시작.
꼼마게네 왕국의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 (재임 BC64~38) 는 로마와의 불가침 조약으로 왕국의 안전을 지향했다. 파르티아와 로마와의 싸움에서 완충제 역할을 하면서 부유해진 왕은 산 정상에 거대한 돌 선반을 만들어 그 위에 자신과 신들의 조각상을 세웠고 그 뒤에 50m 높이 인공 돌산을 쌓아 신전과 돌무덤을 세웠다.
이후 지진이 일어나 조각상들의 머리가 떨어졌다.
그리하여 몸은 뒤쪽에 머리는 앞쪽에... 아침 햇살을 받아 근사한 풍경을 연출해낸다.
신들을 자신의 친구나 친척으로 치부한 왕의 업적이 후세에 빛나는 걸까.
죽어서도 신들과 함께 남아 있으니 그의 꿈이 이루어진걸까.
아폴론, 티케, 제우스, 헤라클레스, 안티오쿠스... 신들을 중얼거리며...
사람들이 많으니 가이드가 산 뒤쪽(서쪽)으로 인솔한다. 아직 눈이 쌓여있다.
뒤쪽에서 만난 조각상들.
다시 앞쪽으로 돌아왔다.
독수리
아폴론
티케
제우스
안티오코네스
헤라클레스
해발 2천미터나 되니 큰 나무들은 서식을 못하고 작은 들꽃들이 지천이다. 아침 햇빛에 반갑다고 방긋~~^^.
동행한 호주 부부. 업무차 한국에 다녀갔다고 .... 젠틀하다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분.
홍콩 의사, 나 (세수도 하지 않고... 쯧), 호주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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