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다가오니 마을이 바빠집니다.
마을 전체 조경을 위해 큰 느티나무, 이팝나무, 벚나무 등을 심느라고요.
저희 남편은 잔 심부름과 돈 계산하느라 이리저리 뛰어 다니고 있습니다.
나무를 다 심고나니 맨 앞에 위치한 저희집 앞에만 나무가 없는거예요.
'으이구~, 내 그럴줄 알았지'
작년부터 마을 전체적인 일을 하면 저희집쪽으론 혜택을 보지 못하게끔 일하니까요...
마음에서 슬슬 끓어 오릅니다.
우리집쪽을 더 좋게 하는 것도 아니고 남들 하는 만큼만 하면 좋으련만...
그렇게 일을 해놓고 본인은 엄청 흐뭇해하지만, 아내인 전 이런모습이 싫습니다.
자신을 억압하고 사는 것 같아서요...
집주변에 울타리겸 나무를 심자니까 그것도 마다합니다.
시골선 시골스럽게 살아야한다나 뭐나... 고집탱이...
저는 남편이 이런 사람이려니 하고 마음먹다가도 사소한 일이 터지면 열받아 끙끙대지요.
지난 늦가을 위집에서 튜울립 알뿌리를 나눠 주셨습니다.
그집 화단에선 튜울립이 뾰족하니 고개를 내밉니다.
어찌나 예쁘고 신기하던지요...
그런데 우리집 마당에선 아직도 감감 무소식...
마당을 헤집다가 문득 떠올라 남편에게 " 당신 이거 거꾸로 심은 거 아냐?" 하며 땅을 파보니
알뿌리가 거꾸로 묻혀서 싹이 뒤틀려 나오고 있더군요.
헉!
주변을 혜쳐보니 하나같이 뒤집어 심어져있습니다.
웃을밖에 도리가 있나요... 온 동네 사람들이 깔깔거리고 한바탕 웃었답니다.
나중에 남편에게 해명을 들어보니
알뿌리를 받아들고 둥근쪽과 뾰족한 쪽이 있어 한참 궁리하다가 뾰족한 쪽이 열려있어 뿌리가 뻗어나기가 편할거 같아 그리했다 하네요.
저는 부재중이라 물어볼 수도 없고...
원래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것을 싫어하니 위집에 물어볼 생각도 안했겠지요.
튜울립을 파내어 다시 정성껏 심었습니다.
잘 올라올지....
'서산 솔꽃모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꿀따기 사진] 벌꿀 맛 어떠셨나요? (0) | 2012.06.25 |
---|---|
[스크랩] 행복한 서산, 향기로운 부석사 사찰음식 잔치 (0) | 2012.06.10 |
어설픈 농사꾼 사고치다... (0) | 2012.03.05 |
[스크랩] 박종만 선생님 고희연 (0) | 2012.02.21 |
[스크랩] 2월 저녁무렵 저수지 풍경 (0) | 2012.0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