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솔꽃모루

세배하러 온 아이들

정인숙 2012. 1. 24. 21:41

 

 

 

 

 "설날 아침에"
                             - 김종길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미나리 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그것만으로도 푸지고
고마운 것이라 생각하라.

세상은 험난(險難)하고 각박(刻薄)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좀 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한 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어린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명절을 맞아 마을 아이들이 세배하러 왔습니다.

해울이 예지가 아직 도착하지 못해 일곱명이네요.

올해 중학교에 진학하는 성경이, 6학년 올라가는 인서, 태윤, 학교로 돌아갈 서경, 새로 입학할 인서, 경빈, 경혁이 입니다.

어두워지는 밤길을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집집마다 세배를 다닙니다.

아이들보다 어른들 입이 먼저 벌어집니다.

게다가 퍼퍼먼스도 준비했네요.

웃음이 배로 번집니다.

아이들 세배하는 등짝이 한결 듬직해 보이고요.

지금처럼 예쁘게 자라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