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솔꽃모루

벼 베는 날, 흥겨운 잔치날...

정인숙 2011. 10. 15. 21:38

가사2리 작목반에서 운영하는 친환경 우렁농법 논에 벼를 베는 날입니다.

어제 밤부터 집집마다 낫을 갈며 만반의 준비를 했고요.

아침 8시 반부터 서둘러 가보니 아귀탕이 펄펄 끓고 있네요.

일하기 전에 한 그릇씩 드시고...

서경이는 벼를 구워 맛 보라고 권합니다. 아주 맛있게 익었습니다.

 

각자 낫으로 벼를 베기 시작합니다.

아직 물이 다 빠지지 않아 철퍼덕 빠지는 논입니다.

작물이 끝까지 싱싱하도록 일부러 물을 빼지 않으셨다는군요.

이장님과 작목반원님들은 낫질을 척척하시는 데 비해

우리 솔꽃식구들은 아침부터 막걸리를 마신 탓에 낫질은  더 서툴어지고 장화 신은 발을 옮겨지지 않지...

결국 나무꾼님이 진흙뻘에 주저앉았습니다.

"와! 메기 잡았네요. 이따 매운탕 끓입시다~~"

우스개 소리가 오가며 땀을 훔칩니다.

 

어제 비에 젖어 있어 가장자리만 손으로 베고 콤바인이 도착합니다.

"부아앙~~!"

콤바인 기사님을 모두 우러러봅니다.

콤바인 기사님을 위하여 다시 "위하여~!"

 

탈곡이 되어 나오는 기계가 신기하기만 합니다.

솔꽃식구들은 구경하느라 일은 저만치 물러나네요.

그래도 옥수수님은 열심히 음식 심부름을 하십니다.

토종닭을 삶아 살을 발려내고

트럭 위에 상을 차려내고...

 

어느 정도 일을 마치자 점심을 드십니다.

다시 "위하여~~!"

 

오후 2시경, 대충 설거지를 해서 올라가니 벌써 일이 다 끝났네요.

다시 마지막 잔을 듭니다....

 

저녁 어둑컴컴한 시간, 솔꽃식구들이 다시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낮에 남은 닭 삶은 국물에 죽을 끓였습니다.

아예 가마솥째로 빌려왔습니다.

장작불이 한결 따스한 가을밤입니다.

아이들도 불장난에 열중입니다.

 

가마솥에 음식을 해먹으니 맛이 기가 막힙니다.

모두가 왁자하니 먹어 더 맛있겠지요.

벼 베는 날, 솔꽃 식구들 흥겨운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