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일, 솔꽃모루 식구들이 간척지를 찾아 나섰습니다.
트럭 뒤에 타고 가을 바람을 맞으며 너른 들판을 달립니다.
아직 황금벌판은 조금 이른 듯, 초록 빛이 건듯건듯 합니다.
부석면은 원래 바닷가 마을이었는데, 30여년 전 바다를 메꾸어 논으로 만들었답니다.
이쪽은 서산간척지 B지구입니다.
흑미 벼입니다. 까매서 병이 들었나 했지요.
비포장 길을 천천히 나아갑니다. 오른쪽엔 갈대밭이 왼쪽으론 드넓은 논이 펼쳐집니다.
가을이 다가오자 철새들이 무리를 지어 날아 오릅니다.
처음 이사 왔을 때, 하늘에서 원무를 그리던 철새들이 다시 날아왔나 봅니다.
바닷물입니다.
낚시하는 사람들도 보이고 햇살에 반짝이는 바닷물 위에 배도 띄워져 있습니다.
검은여입니다.
빛깔이 검은 바위입니다. 현무암은 아닌데...
바다 한 가운데 떠있던 바위이지요.
옛날, 의상대사가 당나라 유학 후 돌아올 때,
그를 사랑하던 선묘낭자가 따라 나서자 불자로서 데려갈 수 없다고 합니다.
의상대사는 배를 타고 선묘낭자는 상심한 마음으로 바다에 뛰어듭니다.
의상대사가 선묘의 넋을 기리려 부석사 자리에 절을 지으려 하자
마을 주민들이 불을 지르는 등 반대가 심했습니다.
용으로 변한 선묘낭자가 큰 돌을 떨어뜨려 마을을 없애겠다며 호통을 칩니다.
마을주민들이 잘못했다고 빌자 그 돌이 바다에 떨어져 뜬 돌로 보인다는 전설....
정말 부석사를 지키는 것인지 저 앞 직선 거리에 부석사가 보입니다.
검은여 정자에서 흑마늘과 막걸리로 건배를 하고...
아이들은 메뚜기 잡느라 열심입니다.
우리동네 닭 특별식이거든요.
복사꽃 댁에서 음식을 준비해 오셨습니다.
김치볶음도 맛있고...
무엇보다 고추부각이 대인기였습니다.
며칠 동안 열심히 말리시더니 장만해 오셨네요...
고추부각 잘 먹는 아이, 남편.... 그 집 엄마 부지런히 부각 만들어야겠어요 ㅎㅎ.
그날, 시월 생일잔치를 열었습니다.
합동으로 생일 축하해주는 날이지요...
촛불 불고, 샴페인 터뜨리고, 케익 자르고...
시월에 생일 맞으신 분들... 생일 축하드려요.
이곳에서 건강하게 행복하게 즐겁게 사시길...
일주일 후, 다시 간척지를 찾아 나섰습니다.
들어가는 길을 못찾아 헤메고 헤메어.. 헉헉...
비슷한 작물들이 심어진 밭, 비슷한 집들, 비슷한 길들...
아들과 이길 저길 들어갔다 나갔다 하다가 간척지 한 가운데로 들어갔습니다.
개천 반대쪽에선 추수가 한창입니다.
휴일이라 낚시꾼도 상당하고요.
끝없이 이어진 갈대밭, 조금 더 누렇게 변한 들판, 조금 더 많이 찾아 온 철새들...
다음 주말엔 황금들판이 넘실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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