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목련이 진들

정인숙 2010. 5. 31. 12:28

선배 언니 블러그에서 읽고 가슴이 아려졌습니다.

이제는 5월 그날이 와도 슬퍼지지 않습니다.

그렇게 스러지나 봅니다.

순간 순간 힘들게 싸워 오늘의 이 평화를 안겨주었음에도...

 

가까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고봉산 아래에 아파트를 짓지 말아달라고

고봉산 자락을 붙들고 싸우는 사람들 덕택에

고봉산 자락에 습지가 보존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무심히 지나가며 '아름답다'고 합니다.

그리고 투표는 습지를 뭉개어 아파트를 짓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합니다...

 

 

   목련이 진들 - 박 용 주             

 

   목련이 지는 것을 슬퍼하지 말자                                     

   피었다 지는 것이 목련뿐이랴                           
   기쁨으로 피어나 눈물로 지는 것이 어디 목련뿐이랴
   우리네 오월에는 목련보다
   더 희고 정갈한 순백의 영혼들이
   꽃잎처럼 떨어졌던 것을

 

   해마다 오월은 다시 오고
   겨우내 얼어붙었던 이 땅에 봄이 오면
   소리 없이 스러졌던 영혼들이
   흰 빛 꽃잎이 되어
   우리네 가슴속에 또 하나의
   목련을 피우는 것을

 

   그것은
   기쁨처럼 환한 아침을 열던
   설레임의 꽃이 아니요
    오월의 슬픈 함성으로
   한닢 한닢 떨어져
   우리들의 가슴에 아픔으로 피어나는                 
   순결한 꽃인 것을

 

   눈부신 흰 빛으로 다시 피어
   살아있는 사람을 부끄럽게 하고
   마냥 푸른 하늘도 눈물짓는
   우리들 오월의 꽃이
   아직도 애처로운 눈빛을 하는데
   한낱 목련이 진들
   무에 그리 슬프랴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개뿔! -사진, 마지막 이야기  (0) 2010.06.22
북한산   (0) 2010.06.16
[고양무지개연대] 자전거 캠페인에 참가하다  (0) 2010.05.30
[서삼릉] 비 개인 날 풍경 _사진 수업  (0) 2010.05.19
서울 성곽 길  (0) 2010.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