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북한산

정인숙 2010. 6. 16. 11:20

 

우연히 이 시를 대했다.

나에겐 북한산이 아니라 고봉산이리라.

마음이 불편할 때

몸이 고달플 때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걷는 산길이 좋다.

나무 그늘에 앉아 솔바람 맞으며 책 읽는 내가 좋다.

한가롭게 노래를 흥얼거려도 좋다.

 

두 서너시간 그 그늘에 묻혀있으면 마음이 비워진다.

몇 년을 다니다보니 네가 보고싶어 간다는 말이 실감난다.

 

    네가 보고싶어 난 너에게 간다
    네가 보고 싶다
    그래서 난 너에게 간다
    배고픈 사랑 안고 너에게 간다
    네가 없어 너를 만나지 않아도
    뿌리 내린 믿음 하나로
    너의 사랑 하나로 난 만족한다

    네가 보고 싶다
    보고 싶다는 말이 하늘을 가득 채운다
    너를 향해 간다
    길위에 난 발자국을 보아도
    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넌 은행나무 아래서 나를 기다린다
    난 너의 기다림 하나로 행복하다

    언제 어디서나
    마음속에 담아둔 네 얼굴에
    난 항상 취하고 만다
    네가 보고플 땐 언제나
    거울처럼 널 끄집어 내 볼 수가 있다

    널 기다리는 동안
    쌍계사 깊은 산자락에 얼굴 파 묻는
    슬픈 석양의 마지막 모습을 가슴에 담는다
    너를 내 맘에 담듯이

    넌 언제나 푸른 물빛으로
    황금빛의 눈부신 햇살로 나를 기다린다
    너를 만나면 난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너를 만나면 웃음이 난다
    너를 만나면 힘이 생긴다
    그래서 난 항상 네가 보고싶다
    그래서 난 너에게 간다..................



 

    -김정한의 時集 러브레터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