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이 시를 대했다.
나에겐 북한산이 아니라 고봉산이리라.
마음이 불편할 때
몸이 고달플 때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걷는 산길이 좋다.
나무 그늘에 앉아 솔바람 맞으며 책 읽는 내가 좋다.
한가롭게 노래를 흥얼거려도 좋다.
두 서너시간 그 그늘에 묻혀있으면 마음이 비워진다.
몇 년을 다니다보니 네가 보고싶어 간다는 말이 실감난다.
네가 보고싶어 난 너에게 간다
네가 보고 싶다
그래서 난 너에게 간다
배고픈 사랑 안고 너에게 간다
네가 없어 너를 만나지 않아도
뿌리 내린 믿음 하나로
너의 사랑 하나로 난 만족한다
네가 보고 싶다
보고 싶다는 말이 하늘을 가득 채운다
너를 향해 간다
길위에 난 발자국을 보아도
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넌 은행나무 아래서 나를 기다린다
난 너의 기다림 하나로 행복하다
언제 어디서나
마음속에 담아둔 네 얼굴에
난 항상 취하고 만다
네가 보고플 땐 언제나
거울처럼 널 끄집어 내 볼 수가 있다
널 기다리는 동안
쌍계사 깊은 산자락에 얼굴 파 묻는
슬픈 석양의 마지막 모습을 가슴에 담는다
너를 내 맘에 담듯이
넌 언제나 푸른 물빛으로
황금빛의 눈부신 햇살로 나를 기다린다
너를 만나면 난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너를 만나면 웃음이 난다
너를 만나면 힘이 생긴다
그래서 난 항상 네가 보고싶다
그래서 난 너에게 간다..................
-김정한의 時集 러브레터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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