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전 9시. 도비가트에 가려고 택시를 기다린다.
지도를 보니 '마하라즈 촉' 역 근처인 것 같은데, 거기에서 멀다니까 택시로 갈 밖에...
나를 연장자라고 일행들이 앞자리로 배려해 주었다...
한 시간 넘게 차 안에서 더위와 강렬한 햇빛에 쪄 죽는 고생을... 헉헉 숨이 막히다.
앞 유리창으로 여과없이 반사되는 뜨거운 햇빛, 발 아래에서 올라오는 자동차 열기...
밀리면 멈추고 멈추면 지독한 매연에 숨쉬기 어렵고...
그래도 택시기사는 여유로우니 적응을 해서일까.
도비가트에 도착해보니 '마하라즈 촉'역 옆이다 !!! ???
택시를 기다리다가 ... 이발소 풍경.
인도에는 1인 이발사가 의자 하나 놓고 운영하는 집이 많다.
도비가트.
불가촉민들이 평생 이곳에서 빨래하며 살다가 죽는다고...
사람들이 다리 위에서 그들이 일하는 것을 내려다 본다.
내려다 보는 사람들, 빨래하는 사람들... 인간이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태어나면서 부터 빨래하는 신분으로 태어난다?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풍경이다.
그들이 계속 저렇게 살게끔 내버려 두고 더구나 볼거리로 제공하는 인도 정부에 화가 치민다.
사람들은 날마다 구경오고 ...
그 아래에서 날마다 빨래를 두들기고 널고 개는 사람들...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 아래서 빨래하다가 아예 물을 온 몸에 쏟아 붓는다.
한 30분 내려다 보고 있자니 더워서 견디기가 힘들다.
지금은 그나마 겨울이다.
저 사람들은 여름엔 어떻게 견딜까.
다시 기차를 탔다.
어제 나온 도심으로 다시 들어간다.
영국풍의 분수대와 건물이 즐비한 도심...
은행과 증권회사 간판이 보인다. 'mutual fund'라는 단어가 생소한다.
맞아! 아시아에서 최초로 뭄바이에 증권회사가 들어섰다고 했다.
회사원들의 점심시간에 맞추어 도시락 배달이 한참이다.
사무실 입구에 배달하면 각자 도시락을 찾아간다는...
수레에 담긴 도시락
자전거로도 배달하고...
뒷 골목, 노점마다 볶음밥이 산같이 쌓여있다.
사람들이 모여서 사 먹는다.
뒷 골목을 거닐며 점심 시간의 풍경에 눈이 머문다.
우리도 밥을 사 먹는다.
인도 경찰들.
인도 경찰들은 한결같이 배가 나왔다...
그러고보니 이 나라엔 배 나온 사람들과 비쩍 마른 사람들이 딱 구분된다.
타지마할 호텔 로비에서.
꾀죄죄한 한국 아줌마 셋이 들어섰다.
돌아다니며 산 물건들을 이곳에서 정리하고... 쇼핑 샵 구경하고... 화장실 다녀오고...
이곳 화장실에는 멋진 인도 아주머니가 써빙을 한다. 우아하게 웃는 얼굴로 비누도 건네주고 수건도 건네주고...
팁을 줘야 한다는 데... 워렌 버핏같이 생긴 노신사들이 정담을 나누는 것도 엿보고...
한 시간 가량 땀을 식히고 유유히 걸어 나왔다.
처음으로 시내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우리가 택시 잡느라 우왕좌왕하는 것을 어느 인도인이 보더니 버스를 타라고 알려준 덕택에.
이젠 인도인들의 특이한 냄새에도 거리의 먼지에도 소음에도 익숙해졌다.
빈 자리가 나자 앉으라고 서로 권하는 사람들...
# 오후 6시 30분. 네 명씩 택시를 타고 공항을 향해 출발한다.
인도인들은 업무 처리가 늦어 세 시간 전에는 들어가야 한단다.
내가 탄 택시가 쏜살같이 속도를 낸다.
인도에서 릭샤를 타든, 택시를 타든 내가 탄 차는 모두 1등으로 달리니 원~~.
깜빡 졸았다. 뒷 자리 분이 메시지를 받았다며 깜짝 놀란다.
'어디 가고 있어요? 왜 안 와요?' 엥?'
화들짝 잠이 깨어 내다보니 'Domestic'으로 들어가고 있다.
"No. International !"
그제서야 자세히 보니 할아버지 운전사다.
영어를 못하고 힌두어로 쏼라 쏼라~~.
전화가 연결되어 바꿔주고 ... 차창 밖의 인도인에게 영어로 부탁하고...
다시 차를 돌려 쌩~! 어찌나 속도를 내는 지 가슴이 졸아든다.
8시까지 공항에 도착해야 한다... 다른 차들은 십 분 걸린 거리를 우리는 한 시간이나 걸렸으니...
국제선 공항에 도착하자 다른 택시 기사들이 우리 기사에게 큰소리치며 때릴 듯이 달려든다... 어쩐담!
Vicky 안녕! 인도 안녕! 십년 후에 찾아오면 달라지려나...
그날, 11시 출발 예정이던 비행기가 연착했다... 12시 반에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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