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인도20일째]엘로라석굴 - 인간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정인숙 2010. 2. 19. 00:56

 # 오전 9시. 엘로라 석굴에 가는 길목, 다울라타바드 성에 들렀다. 

14세기 투클라크 왕조의 성이다. 

'번영의 도시'를 의미한다는 '다울라타바드'. 

 

황량한 데칸 고원에 견고하게도 지었다.

벽 둘레만 5km에 이르는 거대한 성이다.

저 앞에 미나르가 보인다. 이슬람이 이곳 성을 정벌한 표시로 1435년에 지었다고...

 

힌두 왕조는 적군에 대비하여 입구부터 교란 작전을 써서 성을 지었다.

이쪽이 문인가 하면 막혀있고 우왕좌왕하다보면  성벽 위에서 화살이 슝슝슝~~.

미나르가 저기 보이는 데 입구도 통과 못하고 전쟁놀이하기 딱 알맞은 곳이라고 웃음소리가 터진다.

이쪽으로 가도 막히고 저쪽으로 가도 막히고...

 

적군의 침입을 막기 위해 속임수와 유인으로 적을 몰아낼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지은 견고한 성이지만,

이없게도 적에게 무너졌다.

 

어떻게?

이슬람군은 성 주위를 6개월 동안 포위하였다. 식량과 물이 부족하니 항복할 수밖에...

성 위 돌더미에 앉아있자니 가슴이 탁 트이고 편안해진다.

 

 

인도에서 두번째로 높다는 미나르

 

 

 단체 관람 온 학생들이 눈에 띄어서...

 

 

 

 

 적이 성 앞까지 와도 해자에 악어들이 입을 벌리고 있다.

 

 

 

성 안으로 들어가는 동굴같은 미로.

 불빛을 따라 들어가다 보니 위에서 이상한 소리가.

'악! 박쥐가 까맣게 붙어있다.

왕도 지나다니기 힘들 미로. 어떻게 성안에 들어갔을지???

 

 

견고함을 자랑하던 성도 폐허로 변해 원숭이만 노닐고 있었다.

 땀 흘리고 올라가니 고원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다.

 

 

 현지 가이드가 심각하게 설명하는 것을 Vicky가 전달하자면 다들 웃으며 전쟁놀이하는 흉내를 내니 ...

우리와 헤어질 날이 다가오자 Vicky 머리에기름이  점점 짙게 발라진다.

 

 

 

 

 

 이렇게 사진 찍다가 나와 사진 찍을 땐 슬그머니 어깨 위에 손을 올려놓았군...

 

 

 

 

 

 밝게 웃으며 소리질러 인사하는 아이들. 우리가 어디가서 이렇게 환대를 받으랴.

인도에서 가는 곳마다 받은 선물이다.

 

 

  

 그 아이들이 자라서 이렇게 성인이 되어도 착한 눈빛은 그대로다.

우리 주변에서는 찾기 어려운 눈빛들.

 

 인도의 꽃나무

 

# 엘로라 석굴. 여기엔 불교, 힌두교, 자이나교 사원이 시대별로 사이좋게 나란히 보존되어 있다. (총 34개 석굴)

6세기 경부터 불교사원이 세워져 500년 동안 차례로 자리를 잡아갔다.

 

먼저 찾아간 곳이 자이나교 사원(30번 ~ 34번).

 사원에 들어서자 거대한 코끼리 상이  맞아준다.

 

 

 

 천정에 연꽃이 활짝 피어있다.

 

 

 

 

 

 

 입구로 들어가 건물 내부 섬세한 조각상들을 따라 가다보면 몇 개의 방을 지나 이층으로 올라가게 된다.

내려오다 보니 아래 사진과 같은 건물이... (돌 속을 다니니 시원! 시원!)

 

 

 

 노란 옷 입은 소녀가 내게 다가와 어디서 왔냐며 자기 가족과 사진을 찍고 싶단다.

 응해주자 아주 신나하며 가족들에게 자랑~. 카일라쉬사원에서 또 만나자 적극적으로 한국에 대해 묻고...

 

 

 

# 카일라쉬 사원이다.(석굴사원의 어머니라 함) 

757년~783년 조성. 한 덩어리의 바위(50m 높이)를 위에서 부터 깍아서 만들었다.

바위 위에서 구획를 잡아 정과 끌을 이용해 아래로 깍아내려가며 조각을 했다고.

 아잔타 불교 사원군을 보고 힌두교인들이 샘을 냈는 지 ...

 인간의 힘으로 이런 조형물을 만들었다는 것이 놀랍고 신기할 뿐이다. 

 

통로 내부 벽면에 다양한 힌두신들이 부조로 새겨져 있다.

 

 바위를 깍아 내려간 흔적

 

 

 

 

 힌두 사원에는 인도인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들어가면 시바신의 커다란 링가가 덩그러니 있고.

 

 

 

 

바위 위쪽에 사람이 보인다.

 올라가보자!

 밖으로 나와 올라가는 길을 찾아 올라가 보았다.

5분 정도. 의외로 오르기가 쉬었다. 우와! 내려다보니 아찔하다.

이런 거대한 바위를 파 내려가다니...!

인간의 능력은 어디까지일까?

 

 

 

사자상 있는 부분이 우주의 중심을 상징한다.

 

힌두교 석굴(13번 ~ 29번) 14번(?)

 

 # 불교 석굴(1번 ~12번).

 

 

 

 

 

 

 스님들의 3층 아파트 석굴

 

 

 

 

 

 

 

 

 

 

 

 5번 굴. 스님들의 회의장(가로 36m인 직사각형)에서 우리도 회의(?)를 하고 있다.

 석굴에 들어오니 인도인들의 까만 눈이 더욱 빛나는군요.

우리가 앉은 자리가 스님들 책상이었다고. 

 가장자리에는 방이 여러 개다.  돌 침대도 있다.

어느 한 방에 들어가 앉아본다.

천 년도 더 먼 시간을 더듬는다.

여기 앉아 정진하던 스님 모습을 그리며...

 

 덥고 다리도 아파 나머지 석굴 보기가 힘들어 다들 나가지를 않고...

 석굴 안은 무지 시원하거든요. Vicky는 여기 누워서 잠을 자고... 

 

 

 

 걸인도 풍경화의 일부. 저 집에 들어갈까 말까 하며 앉아있다가...

 

 입구만 쳐다보고 나서지 못했다. 에고~ 힘들다~.

 

 며칠 전, 일행 중 한 분이 여권을 잃어 버렸는 데 여권이 돌아왔다! 

 다들 안도의 숨과 박수로 기뻐하고 그 분이 오늘 저녁에 쏘셨다.

 저녁을 푸지게 먹고 슬슬 거리구경을 다니다 보니 현대차가 보인다.

지난 번에 못 찍었으니 찰칵!  i10, i20

 

 

우연히 발견한 시크교 예배당에 들어갔다.

노란 두건을 쓰고 신발을 벗고 그들처럼 절하자 이층으로 안내한다.

시크교 경전을 보여준다.

 

 

 시크교도 아이

 

 

 

오늘 밤은 뭄바이로 향한다. 마지막으로 타는 열차다. 바퀴벌레가 기어 다녀도 기쁘게 잘 수있다. 이틀 후면 집에 돌아가니까...